본문 바로가기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운용기 – 오너는 탈만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1/2) ~실내/실외/외형~

반응형

* 주행성과 관련된 포스팅은 여기!
    - 
2018/01/28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운용기 – 오너는 탈만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 운동성, 유지보수 ~

* 운용 및 유지보수 심화 포스팅은 여기!
    - 2018/01/05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오너가 보는 86 구매 / 유지비용 단상


+ 안녕하세요,

출퇴근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블로그를 시작한 김랜덤 입니다.

회사가 최근에 이사하고 나서 출퇴근 시간이 도합 3시간 반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이 왔다갔다 하는 시간도 그냥 앉아있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 해서 곤혹스럽네요. 그냥 앉아 있으면 죽 가는 상황이었으면 뭐 책이라도 보고 할텐데 계속 움직이니 집중력의 문제가 생깁니다.

마침 저는 블랙베리를 쓰고 있고, 요즘 워드프로세서 같은 것들이 워낙 빼어나게 잘 나와서 드래프트 정도를 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더라구요. 블레쓔 테크놀로지!

이번에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물어봤던 것, 그 차 어때?” 에 대한 내용에 답하는 포스팅을 한 번 해볼까 합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차알못이라 상세한 기술적 스펙이 어쩌고 이 차는 어떻게 타야 한다는 둥 뭐 이런 내용을 적을 역량이 안됩니다. 그래서 보다 친근한 실생활의 사용기 정도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대부분 스펙 리뷰들이어서 실제로 이 차를 타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쉽게 찾아볼 수가 없었거든요.

따라서 매우 평온하고 비전문적인 리뷰가 될 예정입니다. 질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게 일상에서는 어떤 느낌이구나 하는 제 주관적인 시선은 느끼실 수가 있을 겁니다. 그건 별로 필요 없으실 것 같긴 하지만요 물론 저는 86의 오너이기도 하고 이 차를 매우 사랑하는 관계로 다소 편향적인 시각이 포함되었다는 점은 감안 하고 보셔야 할 듯 합니다.

그럼 휴대폰으로 타이핑을 하고 있는 관계로 좀 불편한지라 분량을 줄이기 위해 존대와 예의를 축약하고 음슴체로 가보도록 하게씀미드...

 

86 운용기 오너는 탈만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Operating 86 – NOT Pain in the Arse

~ 실내 실외 외형 편 ~

 

1. 차량에 대한 정보

이런 종류의 정보는 이제 신물이 나실 것이라 생각한다. 간단하게 차량의 정보에 대한 스펙 시트를 토요타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긁어오는 걸로 대신하도록 하겠다.

l  토요타 86 MY2017 F/L 스펙시트

<이미지 출처: 토요타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http://www.toyota.co.kr/models/models_TOYOTA86.aspx>

 

 

2. 들어가기에 앞서 저의 운용 패턴과 스타일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고 방식이 다르기 마련이다. 저 또한 한 사람으로서 저의 가치관과 생활의 행태가 있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

여기서는 본격적으로 리뷰, 그러니까 제가 이 차에 대해 제 주관을 담아 평가하기 전에 제가 생각하는 차에 대한 개념과 제 차량 운용 스타일, 그리고 선호 성향을 먼저 얘기해보고자 한다. 그래야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판단에 대한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작은 차를 좋아한다

차가 크면 당연히 거주성이 좋아 편하므로 큰 차를 싫어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가 운용한다는 가정 하에서는 그래도 작은 차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먼저, 작은 차는 제가 움직임을 예상하고 다루기가 더 쉽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힘을 받고 그 반작용은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보다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은 차는 보다 운용하기 간편하다. 골목을 다닐 때나 주차할 때 큰 차로 애먹었던 적이 꽤나 많은 편이기 때문에 거동이 편한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게 됐다.

+ 운전이 취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정말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운전 그 자체가 어떤 취미가 될 수 있으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형의 사람 중 하나다.

개중에는 운전을 고통 노동의 일종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는 게 아니다. 자동차를 운송이든 공간이든 일종의 수단으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저는 운전이라는 행위가 일종의 스포츠성을 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 또한 상당히 보편적인 관점이기도 하다. 모터 스포츠라는 스포츠의 장르가 존재한다는 부분을 생각해보자. 그 부분에서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없다면 세상에는 그런 장르가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사람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트랙 데이 같은 것도 없었을 것이다.

제가 생각하는 취미로서의 운전은 조작과 통제를 통해 원하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곳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저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긴 하지만 운전이 상당히 재미있다.

+ 거리가 조금 있다면 차를 이용한다

약속같은, 어찌 됐든 거주지에서 어느 정도 이동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가급적이면 자동차나 바이크를 이용하는 편이다. 1km 이내 이런 거리까지 차를 탄다는 것은 아니지만 3보 이상 승차 한 3-5km,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거리라도 일단은 차를 먼저 고려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제가 그동안 낸 세금과 보험료가 있는데 최대한 뽑아내야 할 것 아닌가? 기름값 나가는 건 생각하지 않는 근시안적 사고의 화신

+ 주차가 어려운 곳이나 혼잡한 시내 주행은 가급적이면 피하려 한다

저는 차가 막히는 시내 주행을 매우 싫어한다. 오죽하면 좀 빨리 움직이고 싶어서 바이크도 샀겠는가. 여기서 고백하지만 처음에 제가 바이크를 산 이유 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주차 문제와 시내 주행 문제였다.

그래서 저는 가급적이면 막히는 시간 시내 주행은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예컨대 평일 오후 6시에 강남대로에서 보자며 차 가지고 태우러 오라는 지인이 있다면, 저는 조용히 마음 속으로 Long Live and Prosper 잘 먹고 잘 살아라 를 되뇌이는 편이다. 웬만하면 그런 약속은 폐기하거나 장소를 바꾼다.

이게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르지만 제게 있어서는 시내 주행과 주차의 혼잡함이 너무 큰 스트레스다. 그래서 시내 주행을 해야 한다면 주로 사람이 없는 심야 시간대나 새벽을 애용하는 편이다. 저의 시내 진입은 대개의 경우 저녁 10시 이후 부터다.

+ 정리

대체 이 신변잡기는 뭐냐 정리해 놓고 나니 그냥 저는 일반적인 도로 주행 습관을 가진 것 같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 내용은 딱히 이런 사람들이 타면 좋아요 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냥 제 성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편함 없이 운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하...

그냥 제가 죄송하다. 별 필요 없는 내용인 듯 하니 그냥 리뷰로 후딱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 리뷰는 차에 대해 1도 모르는 일반인의 시점에서 쓴 것임을 유념하며 읽도록 하자.

 

 

3. 실외 잘못 보면 오해 받기 딱 좋은 인상

+ 볼수록 매력 있는 외형





Old Fashioned의 기준을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86의 외형은 일반적인 공기 역학을 고려한 선을 중심으로 한 모양을 띄고 있다.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역시나 대부분 차량들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전조등과 후미등이 있겠는데, 다소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차량의 전체 모습 자체는 그리 튀는 모양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니 이게 안튀면 뭐가 튀는 거지 최소한 어디 몰고 갔을 때 차알못인 분들로부터 우와라는 반응은 이끌어 낼 수 없다는 뜻이다.

공기 역학에 꽤나 충실한 모습을 하고 있기에 일반적인 드롭 다운 테일을 가진 스포츠 쿠페 차량들, 예컨대 포르쉐나 로투스의 차량들 같은 옆모습을 지니고 있다.

여기까지 들으면 오 잘 빠진 몸매의 차량이군 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특징이 뛰어나게 튀지 않는 상황이므로 사람들은 자연스레 익숙한 디자인의 유명한 차량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뭐 예를 들자면 티뷰론 이라던가, 투스카니 라던가... 아니 뭔 티뷰론에 튜닝을 이렇게 많이 했어? 사이즈도 딱 고만고만 하니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도 이해함직 하다.

정말 특징적인 것을 꼽아보자면 앞 휀다를 들 수 있을 텐데, 무슨 뿔 두꺼비 눈 마냥 불쑥 튀어나와 있다. 뭔가... 마사루의 매력 포인트 같은 느낌...? 언제적 개그 만화지 그런데 이 부분이 주는 편의성이 상당하다. 내 앞 바퀴가 어느 즈음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각적 인디케이터의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덕분에 쉽게 익숙해지기 어려운 차폭에 대한 감각을 빨리 키울 수 있다. 운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게 얼마나 큰 장점인지 체감하시리라.

전체적으로는 무난하면서 꽤나 날렵한 인상의, 하지만 적당히 근육질인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하겠다. 특히 본넷과 휀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 라인은 자세히 보면 볼수록 차체의 양감을 잘 느낄 수 있도록 강조하는 역할을 하여 은근한 매력을 강조한다.

+ 정말 작은 사이즈

저도 그러하였지만, 많은 분들이 실제로 86을 보면 그 크기에 놀라곤 한다. 왜냐고? 옆 라인은 포르쉐 카이만과 비슷한데 사이즈는 미니어쳐 사이즈이기 때문이다. 앞서 티뷰론과 투스카니를 언급했는데 딱 그 정도 사이즈라고 보시면 되겠다. 얼마나 작은지 감이 안 오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하자면, 재미있게도 스파크 옆에 세워두면 스파크가 컴팩트 SUV로 보일 지경이다. 여기에는 순정 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낮은 1,285mm의 차고가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차 폭이 좁은 것은 아니어서 일반 소형차보다 조금 더 넓은 축에 속한다. 중형과 준중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여느 세단보다는 좁은 편이지만 차 폭이 그렇게 좁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다. 그냥 착각일지도 모른다

여튼 이런 사이즈 때문에 운전 자체는 상당히 편한 축에 속한다. 과연 될까 싶은 공간에도 들어가고, 경차 전용 주차 공간에도 어느 정도 주의하여 구겨 넣으면 잘 들어가는 편이다.

제네시스 쿠페와 비교포르쉐 카이만 718과 비교

 

4. 실내 이게 과연 21세기에 출시된 차인가?

겉모습이 그럭저럭 봐줄 만 한, 그리고 디테일을 파고들며 보면 볼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형태라면, 반대로 인테리어는 그렇게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축에 속한다.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 거주성 ...좁다!

86은 작은 차다. 그런 의미에서 거주성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의견을 전달 드리고 싶다.

한가지는 좁기 때문에 안락하고 좋다는 의견이다. 손만 뻗으면 웬만한 곳에는 모두 손이 닿기 때문에 펀의성이 상당히 좋다. 대형 차량에 앉아서 뒷좌석에 둔 가방을 꺼내거나 글러브 박스를 열 때의 그 고통을 아는 분들은 어느 정도 공감할 것이다. 또한 개별의 시트가 좁지만 자기 자신만의 편안한 공간을 형성할 수 있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있거나 각자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하는 경우에는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없다.

다른 한가지는 서로 연동된 무언가를 하는 경우 그게 뭘까? 인데, 이 경우에는 모든 것들이 방해 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한다. 예컨대 옆 사람의 머리를 만지고자 할 때 왜 만지는지는 묻지 말자 어깨를 잡아주던 든든한 아군이었던 시트의 윙은 팔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허리를 옆에서 잡아주는 윙렛도 뒷좌석에서 무언가를 꺼내려 할 때 굉장히 방해되는 요소가 된다.

한 마디로 자기 할 일만 하면 별로 불편할 것이 없는 거주성 이다.

실내 공간은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하려 해도 좁다는 것을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스마트나 다이하츠 같은 초소형 차량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거의 모닝이나 스파크, 잘 봐줘야 엑센트 정도의 실내 공간 크기다. , 어쩌면 엑센트 보다 작을 지도 모른다. 86을 한 1년여 타다가 아는 분의 K3에 동승할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그 광활한 실내 공간에 감동하고 말았다. K3가 엄청나게 넓다고 느껴질 정도면 어떤지 대충 감이 오지 않는가? 천장이 낮아 더 그런 느낌을 받았을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 계기판 – 21세기를 살짝 끼얹은 아날로그 감성

다행히도 2017년 페이스 리프트 모델부터계기판에 이렇게 다양한 기능들이들어가게 됐다


일단 특징적인 요소로는 계기판에 쓰인 폰트와 패턴이 있다. 글자체는 86을 위해 개발된 것 같다는 게 저의 생각인데 아시는 분이 있다면 확인 부탁드린다. 이 글자들이 가운데 있는 RPM계에 주르륵 둘러져 있는 모습은 마치 포르쉐의 그것을 연상시키는데, 어느 정도 절도 있는 모양이 둥글둥글한 구형 포르쉐의 계기판 숫자들 보다는 훨씬 나아보였다. 더불어 계기판. 실내 매트, 센터페시아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릴 무늬를 형상화한 패턴은 차량 내부에 인테리어적 통일감을 주는 요소다. 저는 폰트와 그릴 패턴, 이 두 가지가 86의 전체적인 인테리어 코드를 관통하는 두 가지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계기판은, 전형적인 고RPM을 사용하는 차량 답게 RPM계가 가운데 오도록 디자인 되어 있다. 물리 속도계는 숫자가 너무 몰려있어 시안성이 그렇게 좋지 않은 것이 단점인데, 다행히도 RPM계 바로 안쪽에 디지털 속도계가 있어 이를 상쇄해준다.

계기판은 페이스 리프트 전과 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페이스 리프트 전 모델들은 붉은 LED가 밝혀주는, 굉장히 기계적인 면이 강하여 86의 직결감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형태라고 하면, 페이스 리프트 이후의 모델은 LCD 패널을 넣어 디지털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통일성을 잃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드디어 문명의 혜택을 받았다! 여기서는 달리는 차 답게 수동식 랩 타이머, 유온계 및 수온계를 볼 수 있고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기능인 연비 확인이나 주행거리나 시간 확인도 가능하다.

그리고 계기판 위쪽에서 조금 감동을 받을 수 있는데, 알칸타라 재질의 계기판 덮개가 자리하고 이기 때문이다. 어디서 주워 들은 이야기다만 일부러 알칸타라 재질을 적용하였는데, 그 이유가 플라스틱 내장재의 경우 빛 반사로 전방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라 한다. 과연 운전을 중시하는 설계 사상에서 나온 세심한 배려라 할 수 있겠다. 혼자 너무 튀어서 잘 어울리는지 모르겠다는 것은 함정

+ 프레임리스 룸미러

프레임리스 룸미러와 광활한 수평 대시 보드

의외로 많은 분들이 간과하시는 부분인데, 토요타 86에는 프레임리스 룸미러가 장착되어 있다. 말 그대로 주변의 프레임이 없다는 뜻인데, 이게 굉장히 유용하다.

다른 차량들을 운전할 때 좀 신경쓰였던 것 중 하나가 룸미러의 프레임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프레임이 시야를 가린다는 생각에 거추장스러웠던 적이 꽤나 있었기 때문이다. 은근히 신경 쓰인다.

86은 프레임리스 룸미러를 적용해서 그런 시야의 거추장스러움을 제거해버렸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더불어 지문도 더 잘 묻게 됐다 디밍Dimming 기능을 전자식이 아닌 기게식으로 넣은 것은 함정

+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우리 중에 스파이가 있어

센터페시아는 정말 단순하다. 오디오 헤드 유닛은 Kenwood DDX917WS 로 교체한 후의 모습

센터페시아도 13년 이후에 발매된 상위 트림의 인테리어를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서도 굳이 유지하여 예전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기능이 거의 없는 간결하고 단순한 구조로 익숙해 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다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전체적으로 통일성 있는 구성이라는 것이다. 딱 한 가지만 빼고.

이놈의 오디오는 장수만세 기록이라도 세우려는 건지, 꽤나 오랜 세월 사용됐던 것이 분명한데도 최근에 출시된 86에도 사용되고야 말았다.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것은, 차량 전체의 인테리어가 검정 바탕에 빨강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는데 지 혼자 불타는 녹색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포인트 중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 영롱한 녹빛은 밤에는 더욱 빛나 눈이 멀어버릴 정도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이런 점을 참지 못하시고 이런 오디오에 수만원의 돈을 들여 컬러 LED 튜닝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정도이니 그 흉칙함이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하실 수 있으리라.

저주스러운 오디오를 뽑아내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오디오를 제외하면, 각 부분들이 조금 따로 노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럭저럭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은색으로 마감처리 된 공조기 다이얼이 조금 불만인데, 이는 애프터 마켓을 뒤져보면 알루미늄으로 된 노브들이 있으니 그걸로 갈아 끼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형태 자체는 너트를 연상시키는 각진 모양으로 그렇게 나쁘지 않다. 도리어 아날로그 적인 감성을 강조한다고나 할까.

대시보드는 푹신한 우레탄 재질로 마무리 됐다. 개인적으로는 가죽 무늬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그냥 무광 우레탄으로 마무리 했었으면 하지만 아마 스크래치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의외로 사용성이 좋은데, 윈드 스크린의 경사도를 고려할 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지만 평평하기 때문에 잠시 물건을 올려 두거나 할 때 유용한 공간이다. 개중에는 멋을 한껏 부려 경사진 구조로 되어 있어 어떠한 물건도 올려놓을 수 없는 종류의 대시보드도 존재하는 것을 생각할 때 이 86이라는 차량에서 꽤나 마음에 드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그 외에, 페이스 리프트 이전 모델과 비교하여 달라진 점으로는 조수석과 센터페시아를 관통하는 대시보드 커버가 있는데, 예전에는 2피스로 나눠져 있었던 것이 일체형으로 변경되며 스웨이드 재질의 무언가로 감쌌다. 조수석 오른쪽 끝 아랫부분에 86 로고가 자수 놓여 있어서 뭔가 멋을 좀 부렸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스웨이드라 그런지 먼지가 오질나게 잘 붙는다

+ 시트 – 86의 상징

시트는 세미 버킷 시트로 몸을 잘 잡아준다

앞 시트는 86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세미 버킷 형태로 되어있는데 의외로 기능에 충실하여 어깨를 잡아주는 윙도 있고 착좌감이 매우 편하다. 진짜 버킷 시트 만큼은 아니겠지만 3점식 벨트임을 고려해도 꽤나 몸을 잘 잡아주며 이질감이 없다. 시트 자체의 공간은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딱 맞는 피트감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매우 만족하실 듯 하다. 대신 다른 짓을 아무것도 못한다

뒷좌석은… 2+2 쿠페 차량에게 있어서 뒷좌석은 사람이 아니라 가방을 태우는 자리일 뿐이다.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성인이라면 아니 아이라도 정상적인 포지션으로는 상당히 앉기 힘들 정도로 좁다. 일종의 팁이라면, 뒷좌석에 앉을 때 신발을 벗고 양반다리를 하면 그나마 좀 앉음직한 자세가 나온다. 센터 터널이 높기 때문에 양반다리를 하더라도 어느 정도 간섭이 생기는 부분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인 듯 하다.

대신 뒷좌석에는 회심의 기능이 있으니, 폴딩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다른 차량들처럼 6:4 폴딩 같은 시스템이 아닌 전체 폴딩 기능이지만 애초에 사람 타라고 만든 자리가 아니니 이해하자 이를 접으면 꽤나 광활한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모 인사의 말씀에 따르면 이케아 가구들도 적재할 수 있을 정도라 하니 어느 정도 짐작이 갈 것이다. 폴딩 시 공간에 대해 첨언하자면, 17인치 타이어 4본 정도는 2중 적재를 하지 않아도 조금만 조정하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휠타이어 1대 분을 더 싣고 다니라는 토요타의 안배다

조금 많이 아쉬운 부분은 통풍 시트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달리는 차에 뭘 바라는 겁니까 그래도 차 값이 있잖습니까 대신 다행히도 열선 시트는 달려 있으니 겨울에 몸을 오들오들 떨 일은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스위치는 충격적이게도 20년 전의 차량인 SM5 1세대 시리즈와 동일한 버튼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미리 알아두도록 하자.

+ 스티어링 휠 ..좋은 스티어링 입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스티어링 휠


개인적으로 시트와 함께 만족스러움 1-2위를 다투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펙 시트에 따르면 토요타 생산 차량 중 가장 작은 지름 365mm의 스티어링 휠을 사용했다고 한다. 어느 정도 두께도 있어 가죽 표면과 더불어 그립감이 매우 훌륭하다. 게다가 페이스 리프트 버전에 들어서는 리모트 컨트롤도 추가되어 몇 없는 기능이나마 이제 간단한 오디오 조작 정도는 스티어링을 통해 진행할 수 있으니 저로서는 매우 만족스럽다. 문명의 성은을 입은 부위 2

열선 기능이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디오도 80년대 것을 그대로 쓰는 마당에 공차 중량 1,200kg대의 달리기 위한 차량에서 별로 많은 편의성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잠깐, 차 값을 잊은 건가?

+ 기어봉과 파킹 브레이크 손맛을 살려준다

이 부분의 편의성이 어떻게 다를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 법 하지만 다른 차량들과 조금은 다른 부분이 있기 하다. 본격 달리는 차를 상정하고 만든 것이니 만큼 위치가 상당히 사용하기 편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체형을 고려한다면 시트의 어느 부분에 앉아도 조작하기 편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파킹 브레이크 같은 경우 요즘의 대세인 전자식이나 풋 브레이크가 아닌 구세대의 느낌이 물씬 나는 작두형으로 되어 있는데, 아마도 공도에서는 불법인 모종의 행위를 할 때의 편의성을 고려한 듯한 느낌이 든다.

여튼, 개인적으로 이 부분들은 정말 최적의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트렁크 의외로 넓다!

차 자체가 작다 보니 트렁크 공간에 큰 기대를 할 수는 없지만 의외로 쓸만한 정도의 사이즈가 나온다. 제가 차에 싣고 다니는 것이 많지 않아서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 것도 있겠다. 일반 차량의 트렁크 공간을 셀 때 하듯 하면 골프백 2개 정도, 혹은 기타 3또는 시체 3 정도는 충분히 들어가는 공간이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 했듯, 뒷좌석을 접으면 더욱 광활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트렁크의 바닥을 들어내면 대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스페어 타이어와 쟈키 등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86 오너 분들의 경우 벨로스터의 트렁크 스티로폼을 구매하여 스페어 타이어를 제거하고 이 자리를 툴박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만약 86을 소유하고 계시거나 소유할 예정이시라면 이 부분은 참고해보도록 하자. 스티로폼 값이 더럽게 비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조명 – 90년대가 궁금한가?

의외로 굉장히 아쉬웠던 부분이 조명이다. 요즘 차량들은 거의 LED 전구를 사용하지만 86은 고고하게 거의 대부분의 실내 조명에 필라멘트 전구를 사용하고 있다. 왠지 다마 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켜는 순간 은은한 주황빛 광채가 차 내부를 밝힐 것이다.

확인한 바에 의하면 여느 차주들이 다 그러하듯 실내 전구는 LED로 쉽게 바꿀 수 있으며 실제로 그렇게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은 편이다. 만약 86을 소유하고 있다면 제가 이전에 올렸던 LED 전구 DIY 포스팅을 보며 직접 교체에 도전해보도록 하자. 이걸 센터나 공업사에 돈 주고 맡긴다는 건 좀 아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론 돈이 짱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l  86 LED 전구 DIY 참고 포스팅

-  2018/01/01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전구 LED DIY - 실내등 / 도어 캐치 / 번호판 / 트렁크


+ 오디오와 방음, 사운드 크리에이터 여러분의 고막은 소중하다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알려드린다. 86의 오디오는 3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스피커 구성이 아닌, 트위터-미드 우퍼-뒷자리 스피커의 구성이다. 호주향 모델에는 달려있는 미드 레인지는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모르겠다. 그거 얼마 하지도 않을 텐데

스피커 자체는 뜯어서 들어보니 매우 가벼운, 음질은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막귀인 제가 듣기에도 98년식 SM525V 보다 음질 자체가 한참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교 대상이 나름 브랜드 기함급 차량 저는 이런 연유로 방진 작업을 진행 했었고, 지금 독일에서 배를 타고 오는 스피커 시스템을 기다리는 중이다.

공기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기본 스피커 유닛. 사진은 미드 우퍼


공기 역학적 구조의 외형 덕분인지 풍절음 자체는 그렇게 크게 들리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차종이 차종이다 보니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 등은 그렇게 많이 걸러지지는 않아 시속 100km 정도로 달리고 있자면 옆 사람과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서는 즉석에서 발성을 속성으로 익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냥 일상 대화 정도의 목소리 크기로는 대화를 이어나가기 어렵다.

이 차량에 탑재된 특이한 것 중 하나는 사운드 크리에이터가 있다. 이름만 들으면 뭔가 거창해 보이는데, 그냥 단순히 엔진 흡기 파이프에서 관 하나를 빼서 조수석 아랫부분으로 이어 놓은 것으로, 흡기음과 엔진 음을 좀 더 잘 들을 수 있는 구멍에 불과하다. 꿈을 깨뜨려서 미안하다 여기를 통해 외기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서 86 유저들 중에는 이 구멍을 막는 분들도 많다.

그런데 경악할 만한 사실은, 토요타의 레이싱 디비전인 TRD에서는 사운드 체인저라는 이름으로 거의 6-7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플라스틱 쪼가리 3개를 팔고 있다는 점이다. 장착하면 흡기음이나 엔진음이 실내에서 다르게 들린다는 증언들이 있으나 굳이 필요하나 싶다. 그냥 글러브 박스쪽 시거잭에서 분리한 시거잭 마개로 막아주도록 하자.

+ 인테리어 총평 미묘하나 나쁘진 않다

정연익 선수가 86을 운전하는 모습


한마디로 뭔가 미묘한 인테리어다. 딱히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고 도리어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흔적이 보이는데 상당한 원가 절감의 흔적도 동시에 발견할 수 있다. 있을 것 같은데 없는 기능들은 덤이다 하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듯 하다. 전체적으로 90년대 차량들에서 보던 인테리어 요소를 상당히 많이 가져왔는데, 86의 컨셉이 예전의 AE86의 정신적 계승자라는 부분을 볼 때는 이 기계적인 아날로그 방식의 인테리어가 어느 정도 용인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도 차의 취지가 가격은 아니지만 엔트리 급 본격 달리기 차 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아니다. 최소한 저는 86의 인테리어에 오디오 빼고 큰 불만을 가져본 적은 없는 듯 하다. 좋은 차를 타보지 못하여 그냥 둔감하다고 해두자

다만 천장의 부직포와 겉으로 드러나 있는 플라스틱 트림들은 조금 조치를 해줬으면 한다. 우레탄 같은 거라도 붙여줬으면 좋았으련만.

하지만 확실한 것은. 운전하기에는 정말 좋은 구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그 편하기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렇게 운전자 배려한 인테리어가 또 있을까 싶다. 


* 주행성과 관련된 포스팅은 여기!
    - 
2018/01/28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운용기 – 오너는 탈만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 운동성, 유지보수 ~

* 운용 및 유지보수 심화 포스팅은 여기!
    - 2018/01/05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오너가 보는 86 구매 / 유지비용 단상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