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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운용기 – 오너는 탈만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2/2) ~ 운동성, 유지보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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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8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운용기 – 오너는 탈만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실내/실외/외형~

* 운용 및 유지보수 심화 포스팅은 여기!
    - 2018/01/05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오너가 보는 86 구매 / 유지비용 단상


86 운용기 오너는 탈만한 차라고 말하고 싶다

Operating 86 – NOT Pain in the Arse

~ 운동성, 유지보수 ~


5. 구동계

운동성과 주행성능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니 갑자기 두려워진다. 제가 잘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까 하는 우려가 좀 있다. 그러므로 그냥 느낀 바를 간략하게 적어보는 정도로 하겠다. 여러분들도 이 내용은 그냥 일반인이 느낀 감상이라는 정도로 참고만 하시면 좋을 듯 하다.

+ 힘이 더 필요해


아시다시피 86의 엔진의 최대 출력은 20.9kg.m/6,500ps 로 힘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 말인 즉슨, 평소에도 여유 있는 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고회전형 엔진이므로 그만큼 RPM을 띄워줘야 힘이 나온다는 말인데

제가 막 풀 스로틀을 까고 그런 운전을 잘 하지 않는지라 사실 한 번도 못해봤다 정확한 판단이라고 말씀드리긴 애매하지만, 평소 운행 시 확실히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RPM을 높게 쓰는 편인데, 시내나 평소 주행 시에는 토크 함몰 곡선이 시작 되기 전인 3,000–3,500 RPM 정도로 운행해야 그나마 힘이 부치는 느낌이 없다. 86동에서는 이게 기본 RPM이라 카더라 아니, 사실 차가 가볍기 때문에 엔진 자체의 힘이 약한 것은 어느 정도 커버가 되므로 이 정도 RPM에서 나오는 힘이면 충분히 주행할 만하다.

하지만 고속 주행 시 가속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인데, 일례로 서킷 주행 시 140km/s 이상인 경우에는 4단은 무섭고 5단으로 쉬프트 다운을 하고 킥 다운을 해도 RPM 올라가는 속도가 어째 더디게 느껴진다. 옆에서 슝슝 지나가는 젠쿱들을 보면 그야말로 속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그래서 시장에 슈퍼 차저 킷 이라는 훌륭한 아이템이 있는 것이다 항간에 듣기로 N/A로 리터당 100마력을 뽑아낸 것 자체가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반증이라고 하던데, 기왕 할 거 조금 더 썼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어차피 세금도 2,000cc 세금인 거 좀 더 키워주지

+ 스티어링 반응 기계식인 줄 알았다

먼저 밝히자면 86의 스티어링은 전자식 스티어링인 MDPS, 그 중에서도 C-EPS. 저는 처음 이 차를 타고 조향 했을 때 유압식 파워 스티어링인 줄 알았다. 그만큼 조작감이 훌륭하다는 것인데, 이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찬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유압식 마냥 묵직한, 그렇지만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은 무게로 돌아가는 스티어링은 항시 일정한 저항을 주고, 드라이버에게 적정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그래서 저 같은 초보자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듯 하다.

+ 클러치감 적당히 묵직하고 미트 시점을 찾기 쉽다


사실 저는 클러치가 달린 차를 운전해본 경험이 일천하여 이에 대해 평가할 만한 주체는 안될 듯 하다. 제가 몰아본 클러치 달린 차량은 운전면허 시험장의 그것, 스코다의 이름 모를 소형차, 제네시스 쿠페, 그리고 86이 전부이기 때문에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장기간 자동 차량을 운전하다 면허를 취득한 지 거의 7년 만에 수동 차량을 몰았음에도 불구하고 86의 클러치 미트 시점을 찾기는 매우 쉬웠다. 익숙해 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더불어 그 답력은 적당히 묵직하여 꽤나 밟는 맛이 있었다. 지나치게 무거워 무릎이나 몸이 피곤할 정도도 아니었고, 밟는다는 느낌이 있어 어느 정도의 힘을 줘야 하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좀 더 비교하여 자세한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경험이 부족하여 클러치 관련된 내용은 이만 줄이도록 하겠다. 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차량 답게 클러치의 감이 아주 훌륭하다는 것이다.

항간에 들었던 소문으로는 86의 클러치가 받을 수 있는 힘이 그렇게 많지 않아 수퍼 차저를 올린 경우에는 쉽게 클러치가 망가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수퍼 차저를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알아두도록 하자.

+ 서스펜션 단단하지만 그렇게 엉덩이로 땅을 핥는 느낌은 아니다


이번에 페이스 리프트가 진행되며 서스펜션이 바뀌었는데, 순정 서스펜션을 공급한 곳이 어딘가 하면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삭스Sachs사 되시겠다. 이야 튜닝비 굳었다! 물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튜닝하는 그 일체형 삭스 서스펜션과는 차이가 있는, 어느 정도 공도 주행을 염두에 둔 타협적 세팅 이겠지만 그래도 삭스 아닌가. 너무나 황송할 따름이다.

기존 세단의 승차감에 익숙해져 있던 제가 처음 86에 탑승했을 때 느낀 점은 단단하다는 것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자면 쏘나타나 SM5 같은 일반 세단을 타면서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느낌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엉덩이가 땅바닥을 훑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엉덩이로 지면의 정보를 잘 느낄 수 있게 됐다고나 할까. 알아도 뭘 해야할 지 모르는 것은 함정

하지만 예전에 타봤던 지인의 일체형 서스펜션을 장착한 제네시스 쿠페 만큼은 아니었다.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은 있지만 충격을 그대로 전달하거나 하지는 않았고, 어느 정도는 충격을 받아주는 서스펜션 본연의 기능을 잘 간직하고 있으면서 스포츠 성을 높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일반적으로 익숙할 세단의 느낌과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하여 너무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정도로 정리해 보자.

 

 

6. 주행성과 운동 성능

포르쉐 카이만 718과 뒷태 비교


86에는 빈자의 포르쉐라는 별명이 있다고 한다. 물론 구동방식이 다르지만 포르쉐 카이만과 거의 비슷한 주행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비유적 표현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포르쉐를 타 보질 않아서 모른다 그만큼 좋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지 싶다.

운전 경력이 짧아 이에 대해 어떤 평을 하기에는 이르다 싶지만 차알못으로서의 감상을 적어보면, 86은 운전이 재미있어지는 차라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

저는 운전 자체를 좋아하긴 하지만 겪어본 차종이나 경험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대개 일반 세단이나 SUV, 아니면 승합차 정도다. 스포츠 카를 스포츠 성향이 없는 차들과 비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반응이나 운전 자체에서 내가 차를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차를 타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조작을 했을 때 바로 응답하는 반응성, 그리고 어디까지가 나의 한계인지를 알려주는 어떤 직관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차를 보고 있으면 절로 운전을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며 기분이 좋아진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직진할 때, 어느 때든 86은 실망을 준 적이 없다. 조금 전에 위에서 힘이 약하다고 하지 않았나

한 가지 제 개인적인 감상을 추가하자면, 86은 운전자를 만들어 나가는 차가 아니라 운전을 잘한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주는 차가 아닌가 싶다. 내가 어떤 실수를 해도 86은 그 실수를 커버할 수 있는 마진을 제공해 준다. 한계가 높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예컨대 내가 생각하는 한계보다 86은 더 많은 그립을 쓸 수 있게 해주고, 코너링에서도 나의 실력보다 더 높은 마진을 지니고 있다. 86이 드라이버를 만든다는 토요타의 캐치프레이즈는 차량의 한계까지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차가 배려해준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7. 연비와 유지 보수

이 부분은 일전에 운용기 포스팅에서 다룬 적이 있기 때문에 링크로 상세 내용을 대체하고 간략하게 감상 부분만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l  이전에 올렸었던 86의 운용기

- 2018/01/05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오너가 보는 86 구매 / 유지비용 단상


+ 연비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는 서민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운용기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막 때려 밟지 않는 이상은 시내와 고속주행을 50%씩 잡았을 때 거의 11km/l 정도의 연비를 보여준다. 2,000cc급 치고는 그렇게 높은 연비도, 낮은 연비도 아니다. 다만 차계부 어플리케이션의 동일 차종 비교 항목을 봤을 때 평균적으로 6-8km/l 정도가 찍혀 있기는 했다. 최저는 4.5km/l 아니 님들 도대체 차를 어떻게 모시는 거예요


+
유지비

생활형 스포츠 카 라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86은 상당한 경제성을 가진 스포츠 카 . 그 이유는 이렇다.

먼저 기본 휠의 사이즈가 매우 대중적인 사이즈다. 215/45R17의 스톡 휠은 일반 세단에서도 정말 많이 사용하는 사이즈이기 때문에 타이어를 고를 때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웬만한 브랜드의 웬만한 모델은 거의 다 사이즈가 있다고 보면 된다. CP672 부터 PS4 까지,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두번째는 다시 언급되는 유류비 문제인데, 스포츠카 치고 연비가 꽤나 잘나오는 편이라 일상 생활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한 정도다. 지인이 데일리로 타고 다니는 제네시스 쿠페는 평균 연비가 4.5km/l를 찍는다 카더라 다만 고급유의 압박이 상당하다

보험료가 조금 문제일 수 있는데, 86의 수리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한 번 사고가 나면 몇 백만원의 견적 정도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 86은 만 30세 이상 단독 운전으로 가입해도 신차에 첫 해라면 150만원에 육박하는, 혹은 초과하는 보험료를 볼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사고로 운행하면 점차 차의 잔존 가치와 함께 내려가는 보험료를 볼 수 있으니 안심하도록 하자.

세금은 일반 2,000cc대 차량의 세금이 부과되므로, 신차라면 연간 약 50만원 가량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이 부분은 경차를 제외하면 공통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본 자동차세 = 1,998cc X 200원 = 399,600원 + @

<이미지 출처: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중 세금/재정/계약 항목 http://finance.seoul.go.kr/archives/100>

+ 엄청나게 다양한 서드 파티 파츠들

86은 애초에 메이커에서 공인한, 커스터마이징의 다양화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차량이다. 그래서 차량 발매 전에 각 부분의 설계도를 서드 파티 제작 업체들에게 뿌렸다고 한다. 그 결과 세상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서드 파티 제품들이 춘추전국 시대를 이루고 있다. 마이너한 86 전문 브랜드 튜너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정말 유명한 브랜드들이라면 토요타 86 혹은 스바루 BRZ 전용 파츠 한둘 쯤은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 그 범위는 에어로 파츠들 부터 구동계나 전자장비 부품들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다.

이는 굳이 비싼 정품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토요타나 TRD에서 나오는 어떤 100만원 짜리 파츠가 있다면, 다른 서드 파티 브랜드에서는 그에 준하거나 더 뛰어난 성능의 제품을 60만원에 공급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체품을 찾기가 매우 수월한 것이 86이기도 하다. 더불어 금전 지출의 유혹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양날의 검이다

예를 들면 브레이크 패드, 클러치, 배기는 물론이고 바디킷, 휀다 같은 외판 부품들이나 심지어는 종감속 미션 부품까지 그 범위는 엄청나게 다양하다. 이는 자신만의 차를 만들 수 있는 제반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복도 있겠지만 2018년 1월 이베이에서 나오는 검색 결과만 9만 건이다


 

8. 총평

드디어 이 두서 없는 글의 마무리를 지을 때가 됐다. 없는 지식과 글재주로 늘어 놓으려니 너무 힘들었다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86구매가의 압박만 견뎌낸다면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 가치에 비해 매우 큰 재미를 주며, 저렴하게 유지와 보수가 가능한 차량이다. 더불어 엄청나게 활성화 되어 있는 해외 튜닝 시장을 이용한다면 그 액수는 더욱 낮게 볼 수도 있다.

스포츠카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막연한 공포심이나 두려움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86은 그런 분들이 스포츠 드라이빙에 입문하고자 할 때 정말 권해드리고 싶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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