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피도주 대처법은 이쪽!
- 2018/01/11 - [원활한 모터 라이프를 위한 자투리 지식들] - 물피도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물피도주 시리즈
- 2018/01/18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내 바이크는 누가 넘어뜨렸나
+ 안녕하세요,
출근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김랜덤 입니다.
저는 출근할 때 줄 서서 타는 빨간 버스를 애용하는 편인데요, 요즘
취직하거나 제 직장이 있는 쪽으로 이직하신 분이 많은 모양인지 버스 타기가 너무 힘드네요... 줄을
서도 버스에 앉아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 허리는 오늘도 작살이 나구요 아니 로동 가능인구가 줄어들었다던데
통계청이 거짓부렁을 한건가
오늘도 힘든 출근길을 예상하다가 자리에 앉으니 여유롭게 이렇게 워드 켜서 블로그 글도 쓸 수 있고 참 좋네여. 비싼 돈 주고 자리에 앉아 갈 권리를 얻는 건 당연한 건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다니, 역시 닝겐을 길들이는데는 조삼모사 만한게 없는 듯 합니다. 뭔
소리냐
각설하고, 주변에서 들어보니 물피도주 관련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얘기가 꽤 많더라구요. 지난 번에는 일반적인 경우를 소개해 드렸는데 이번에는 케이스 스터디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제 소중한 고난의 휘찌로꾸와 관련된 물피도주 경험담을 뽑아보도록 하겠습니당.
관련하여 너무나 곳통스러운 경험이었으므로 요것을 되새김질 하는 데 힘이 들어 예의를 잠시 밀어두고 음슴체로 가도록 하게씀미드...
86 물피도주 건 - 내 차를 긁고간 당신
Fucked-Up experience about my precious – Hwichiroku (86)
때는 바야흐로 2016년 11월
초. 휘찌로꾸와 만난지 1개월이 조금 지난 때이다. 양파라는 친구가 청첩장을 총각
사망진단서 배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을 하였는데, 동네 친구 중 최초로 실거주 마이홈을
장만한지라 거한 집들이를 하였다. 와 씨 진짜 개부럽다
이 눙물 음시 볼 쑤 웜는 물피도주범을 잡기 위한 오뒷쎄이야는 그 때로부터 시작된다.
1. 이게 뭐여!
양파네서 신나게 양파의 과거에 대해 입을 털며 신혼부부를 결별 직전까지 몰아붙이고 흡족해진 우리는 적당히 양파를 골려주다가 각자 귀가하였다. 그 중 쥐마구 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와 함께 다음 날 세차나 하기로 약속 하고 즐거운 귀가를 하였다.
아침에 느지막히 세차도구를 챙겨 만난 우리는 엔진이 식기를 기다리며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여기서 쥐마구가 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이야기를 꺼냈다.
쥐: 야 근데 저거 뭐냐. 여기 상했는데?
가슴 찢어지는 장면.jpg
* 휘찌로꾸의 상해 범위
상해 부위 |
상태 묘사 |
좌측 앞 범퍼 |
테프론 코팅 후라이팬 바닥을 철수세미로 광낸 상태 |
좌측 앞 휀다 |
철수세미로 전력을 다해 문지르며 누른 상태 |
사이드 리피터(마커) |
클리프 행어 |
뭣이! 앞으로의 생에서도 그 때만큼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번개같은 속도로 쥐마구가 기웃거리던 곳으로 가서 살펴보니 진짜 제가 모르는 상처가 있는 것이었다.
아는 상처도 있으면 안될 판 그것도 꽤나 심하게 긁혀 있었다.
저는 멘붕이 왔고 쥐마구는 저를 토닥해주었으나, 다들 아시잖는가. 토닥 정도로 회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안하게 됐지만 쥐마구를 집에 보내고 그는 어헣허ㅓㅎ허헣 이라는 특유의 웃음을 남기고 떠나갔다 곰곰히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저는 평소에 차를 타기 전에 둘러보는 버릇이 없다. 버르장머리도
없다 그래서 이를 일찍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제가 거주하는 동네의 지하주차장이 어둑어둑
하여 잘 몰랐던 것도 있다. 여러분은 차를 타기 전에 귀찮더라도 항상 가볍게 한 바퀴 돌며 둘러보는
습관을 가지도록 하여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일찍 발견하도록 하자.
그런데 여기서 또 제가 실수를 한 것이 뭐냐하면, 아침에 상큼한 마음으로 블랙박스를 포맷해버렸던 것이다. 요즘 블랙박스들은 용량이 다 차면 자동으로 앞의 데이터부터 순차적으로 밀어주는 기능이 있다. 저는 예전 차의 블랙박스가 오래되어 그런 기능이 없었으므로 일종의 습관처럼 되어 있었던 것인데... 여러분, 이런 쓸 데 없는 습관은 들이지 말도록 하자.... 제 절망이 어찌나 컸던지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여기서 교훈을 잠시 적어두고 다음 장으로 이동하도록 하겠다. 지금 생각해도 절망감을 떨칠 수가 없어 넘나 힘들다
l 물피도주가 발생한 경우, 이를 일찍 발견하고 증거를 보존하기 위한 좋은 습관
- 차를 타기 전에 휴대폰으로 조명을 켜고 차를 가볍게 한 바퀴 둘러보는 습관을 가지자. 겉부분에 눈에 띄는 상처가 생겼다면 금방 발견할 수 있다
-
블랙박스를 포맷하는 쓸데없는 짓은 가급적이면 하지 말자. 요즘 (2016년 이후 생산품들)
출시되는 블랙박스들은 용량이 다 차면 알아서 제거하는 기능이 거의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다
2. 등짝을 CCTV를 보자...!
뽑은지 1달여 밖에 되지 않은 차가 상한 사람의 분노는 매우 무섭다. 여러분도 행여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으니 잘 새겨두도록 하자. 그 즉시 조치해주는 것이 그나마 편하다.
여튼, 어제까지 제가 모르고 차를 탔다는 것은 아마도 최근에 발생했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추측했다. 그래서 먼저 양파에게 전화를 해 보았다.
양파는 어제의 씐나고 격렬한 집들이의 여파로 심히 피곤한 상태였으나 나의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고
기꺼이 협조해주었다. 우리는 함께 관리사무소로 가서 CCTV열람을
요청하여 눈에 불을 켜고 어제 밤의 비디오를 돌려보기 시작했다. 어~젯 밤~에 어느 새끼가~ 내~ 소~중한 신~차~를~
그런데 의외의 결과를 확인했다. 그 CCTV에는 실마리가 될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었던 것이다. 제 차는 미동 하나 없이 잘 서 있었고, 제 왼편을 들락거린 차들은 모두 프로 주차러들인 양 매우 스무드하게 주차와 출차를 거듭하셨던 것이다.
어제에 이어 아침부터 양파를 괴롭히게 되었지만. 양파는 대인배스럽게도 저에게 위로의 쭈쭈바를 하나 사 주고 심심한 위로의 말과 함께 집으로 올라왔다.
나도 절망으로 가득 찬 마음을 끌어안고 자택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어두운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3. 너를 찾아낼 것이다. 찾아내서 인실좃 시킬 것이다
는 이에 임하는 저의 각오였다. 양파네 동네가 아니라면, 그리고 어제가 아니라면 물피도주를 당한 시기가 매우 모호해 지는 것이다. 차를 받고 나서 어제 이전까지 내가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로 미루어 볼 때 거의 20여일의 공백이 있다. 내가 싸돌아다녔던 거리와 장소들을 생각하면 적발의 가능성은 더욱 절망적인 수치로 수렴한다.
일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네 지하주차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만약 어제가 아니라면 오늘, 즉 제가 차를 주차하고 집에 가서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었을 때 발생한 일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제 왼쪽 옆자리가 비어 있었다) 게다가 양파네 다녀온 시간을 차치하더라도 주말의 이른 시간이었기에 (한 오전 10시 즈음 이었다) 범인은 아직 출차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다른 주차장에 댔을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확인은 해봐야 할 것 아닌가.
저는 후면 주차를 했기 때문에 제 차의 손상 부위인 좌측 앞범퍼와 휀다를 보건대 가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앞으로 들어오다 좌측 휀다 혹은 문짝을 비빈 경우고, 두번째는 후진으로 들어오다 우측 휀다 혹은 문짝을 비빈 경우다. 상처의 깊이나 모양을 볼 때 충격이나 거동이 어느 정도 있었을테니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시나리오로 해당 부위들에 제 차의 상해 높이와 거의 비슷한 높이에 상처가 있는 차들을 찾아보니 한 4대 정도가 있었다. 묻어 있는 페인트 색이 회색으로 다른 경우도
있었지만 혹시 몰라서 해당 차량들 전부 사진을 찍어두었다. 누가 봐도 자명하게 주차장에서 긁은 듯한, 검정과 노랑의 페인트가 묻어있는 차량도 포함시켰다. 아예 초보라
차를 범퍼카처럼 타는 잘 다루지 못하는 경우라면 부딛힌 곳을 다른 곳에 또 비볐을 가능성도 없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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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차를 댄 주차장의 차량들을 살펴보고 나니 시간이 12시 가까이 됐기에 다른 주차장은 포기하기로 했다. 이미 나갈 사람들은 다 나갔을 것이다. 운 좋게 남아있다고 해도 오전부터 분노 게이지를 폭발시키느라 탈진 상태였기 때문에 더이상 움직일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저는 그렇게 시무룩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다.
4. 잡았다 요놈분!
제가 거주하는 동네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25년 전에 지어진 곳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여건에서 신축 건물인 양파네와 같은 체계적인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예컨대 인력 문제나 사건 대응 메뉴얼 같은 것 말이다.
집에서 시무룩해 있기 뭣하여 제가 할 수 있는 바를 해보고자 관리사무소에 가서 CCTV를 돌려보려 했는데 주말이라 관리사무소가 닫았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뭐 다들 일하시는 분들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냥 참고 기다리는 수 밖엔 없었다.
여튼 불타는 복수의 일념이 있었고, 제가 퇴근하면 관리사무실도 퇴근하는
고약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는 피 같은 눈물의 연차를 쓰고 관리사무소에 침투하였다. 그렇게
비디오를 돌려 보는데 어제 일자에는 아무 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제가 볼 수 있는 만큼의 비디오를 다 돌려보기로 작정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딱해 보였는지 일하시는 분이 커피도 타주시더라. 염치리스
언제 발생했는지도 모르고, 보관 기한 문제로 영상이 지워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내려 놓은
상태였다. 그렇게 거의 타임랩스 급으로 주욱 영상들을 훑다가 저는 뭔가를 발견하게 되는데....
가만히 있는 제 차를 흔드는 어떤 놈분을 발견한 것이다!
잠시 관련 영상 보시고 가시겠다.
86이 흔들흔들 움직이는게 보이는가?
핸드헬드로 찍은 거라 좀 많이 흔들리지만 식별하시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시리라 생각...은 저만 하지만 뭐 그렇다. 저렇게 흔~들흔들 하는 영상이 찍혔던 날짜는 16년의 10월 말 경. 저는 사고가 난지 거진 2주가 다 지나도록 사고가 난줄도 몰랐던 것이다. 주로 밤에만 탔다거나 평일은 주차장에 내려갈 일이 없었다거나 하는 변명을 해봐도 이건 뭐 그냥... 내 자신의 차에 대한 애정이 에 대해 좀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재밌는 사건이 하나 벌어지는데, 왜 앞서 의심가는 차량들의
사진을 찍어놨다고 했잖은가? 그
중 한 대가 범인이었다! 영상 자체가 흐려서 여러
각도로 살펴봐도 차종만 식별 가능할 뿐 번호판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흐릿한 영상 속의 차량이 어딘가 낯이 익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찾아보니 웬걸, 바로 그 차량이었던
것이다. 2주가 다 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 좋은 요행이었다
관리 사무소에 영상을 복사할 수 있는지 물어봤으나 개인정보 보호법으로 인하여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미 녹화된지 기간이 꽤나 지났기 때문에 영상이 지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혹시 녹화를 해도 되는지는 물어봤더니 그건 괜찮다 한다. 그래서 위의 영상을 휴대폰으로 녹화한 것이다. 경찰에 증거 제출용이기도 하고.
그리하여 저는 경찰서로 출두하게 된다.
번호판을 알아볼 수 없었는데 사진을 찍어둔 게 천만 다행이었다
5. 조서를 쓰려는데 문제가 생겼다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아 이게 아니다. 경찰서는 본인이 피해자라도 방문하게 되면 왠지 막 죄송하고 처량하고 뭐 그렇게 되는 특성이 있나보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력의 건물... 평소에 당당하게 살도록 하자.
여튼 경찰서에 출두하여 조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이미 증거까지 다
확보를 마친 상태이므로 저는 전혀 두려울 것이 없었다 아무도 절 막을 순 없으셈ㅋ 그렇게 그놈의 육하원칙에 따라 글자포인트 6으로 장장 한페이지 반에 육박하는 조서를 적어 내니 담당 수사관 분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이런 조서는 처음이시죠? 그 후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자신만만하게 증거자료인 영상을 들이밀기 위해 휴대폰을 켰...
휴대폰이 안켜진다.
분명히 배터리가 20% 넘게 남아있었는데...? 가까운 거리라 바이크를 타고 오기도 했고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기도 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제 폰의 충전 규격은 USB-C 타입... 통일 규격이라면서 아직도 보급이 더딘
그 것 맞다 경찰서 내부를 뒤집어 엎었는데 아무도 이 타입의 충전 케이블을 쓰는 분이 없다! 저는
그 앞에서 “아, 폰 안에 결정적인 증거가 있는데...” 라는, 뭔가 굉장히 핑계와 변명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할 만한
억울하기 그지없는 말을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점점 미심쩍음으로 변하는 수사관님의 눈초리와 함께... 더러운 USB-C 놈들
뭐 별 수 있겠나. 저는 수사관님께 양해를 구하고 집에서 충전기와 충전 케이블을 가지고 와서 영상을 보여드렸다. 경찰서가 멀지 않아 다행이다.
6. 물피도주 에필로그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 물피도주 건은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지금부터는 간략하게 그 때의 과정과 총 비용을 남겨보고자 한다.
상대방의 가해 현장 영상, 차량 번호, 피해 위치, 일자 등 모든 증거가 확보되어 있느 상황이었기에 일 처리는 정말 순식간에 끝났다. 뭐 순식간이라고 하여 다음 날 바로 연락이 오고 이런 건 아니고 가해자분의 보험사에서 연락이 오기까지 한 일주일 정도 걸렸다. 이 기간은 이전 물피도주 관련 포스팅의 공권력의 바쁨 부분을 참고하시면 제가 왜 이런 명백한 사건에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잠자코 있었는가 알게 될 것이다.
l 물피도주 관련 포스팅의 5챕터를 참고하자
2018/01/11 - [원활한 모터 라이프를 위한 자투리 지식들] - 물피도주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여튼 상대방의 보험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그 보험접수번호로 센터에
입고시켰다. 보험이라면 센터지! 다른 곳에 저렴하게 맡길 수도 있었지만 이 차는 출고한지 채 두 달이 안된 신차다. 제 심정도 좀 이해해달라...
상해 정도는 일반적인 차를 흔들고 후진하여 다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벌어질 정도의 파손이었는데, 센터로부터의 견적은 무시무시했다. 그 때 받은 견적은 이러하다.
l 센터에서 받은, 접촉사고 물피도주 건에 대한 최종 견적
손상부위 |
조치 |
비용 (공임, VAT 포함) |
비고 |
좌측 앞 범퍼 |
수리 |
1,059,300 |
복원/도색 각종 브라켓, 나사 등 모두 때려넣음 |
좌측 앞 휀다 |
수리 |
1,424,170 |
판금/도색 |
좌측 사이드 마커(리피터) |
교체 |
105,050 |
브라켓과 외형이 |
좌측 헤드 라이트 |
교체 |
2,161,830 |
손상된 휀다가 말려들어가며 헤드라이트를 건드림 |
계 |
4,750,350 |
|
이 때부터였다. 내 돈으로 센터 입고 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랬던 것이...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금액이다. 이제 조그만 파손이 생기면
그냥 놔뒀다가 누가 와서 들이박아주길 기도하는 수 밖엔 없는 건가
도중에 가해자의 보험사로부터 가해자가 사과하고 싶어 하는데 연락처를 알려줘도 되겠느냐는 자그마한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거절했다. 직접 엮여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으면 있었지 원만한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할인을 시도한다던가, 수리 업체를 진짜 요상한 곳으로 유도한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동네 사람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그걸 뭘 보험처리를 하냐고.... 여러분도 유념하자. 진짜 지인이나 평소에 안면 트고 있던 사이가 아닌 이상 웬만한 경우에는 가해자나 피해자와 직접 접촉은 시도하지 않는 편이 좋다. 특히 여성 피해자분의 경우, 젠더 이퀄리티가 보편화되지 않은 이 사회의 특성상 연배나 성별로 찍어 누르려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도록 하자.
하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긴 하다. 저도 어리디 어린 시절 뭣도 모르는
물피도주 가해자였던 때가 있었고, 나중에 적발되고 나서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여 직접 사과를 시도했던
적이 있었으니 상대방이 순수한 의도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세상은 그렇게 삭막하지만은 않다. 아니 살다보면 충분히 매드 맥스급 삭막함인 듯 한데
뭐 어찌됐든 제 차는 그냥 접촉사고인지라 가벼운 금액은 전혀 가볍지 않지만 상해여서 수리도 금방...은 아니구나. 부품 수급 문제로 일정이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무사히
수리를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휘찌로꾸의 물피도주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다.
단, 이렇게 나름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선험이 있었기 때문인데... 제 불행은 이런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불행머신
말끄미!
* 물피도주 대처법은 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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