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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덕테일 후방 스포일러&펜더 핀 장착 DIY –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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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랜덤 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올해 소소한 목표가 생겼는데, 카카오 애드핏을 달아볼까 합니다. 자격 요건이 좀 강력하더군요. 지금 기억나는 게 3개월 내에 포스팅 20개 이상이었던가?

수익은 사실 큰 기대는 안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마이너한 주제로 글을 쓰는 이상 조회수나 방문자수를 기대하기는 무리고, 이건 구글 애널리틱스로 아주 잘 확인했기에…. 단지 목표가 생기는 것이니 좀 더 부지런하게 포스팅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시도해보겠습니다. 하하.

 

86 덕테일 후방 스포일러&펜더 핀 장착 DIY – 눌러주세요
86 Ducktail Rear Spoiler&Fender Fin Installation DIY – Bond

 

1. 갑자기 오리 주둥이가 예뻐 보인다

이 사진을 보고 난 뒤 부터였던 듯하다

이런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갑자기 오리 주둥이… 가 아니라 덕테일 스포일러가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왜 의외냐면, 이전까진 덕테일 스포일러를 보면 으으 극혐 대체 저걸 왜 하지 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

생각해보라. GT윙의 경우 넓은 체면적으로 공기 역학적 효과를 누리기 위한 물건이다. 밥상이라는 속칭으로 불릴 정도로 그 거대한 면적의 위용은 대단하며, 실제로 유명 업체들의 그것은 풍동 실험 등을 통해 효과를 입증할 만한 자료들을 다수 갖추고 있다. 그에 비해 알량한 리어 스포일러가 효과가 있어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이건 단지 패션 아이템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다. 하려면 차라리 GT 윙, 아니면 굳이 건드릴 필요 없다.

취향이란 변하기 마련이던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금은 저도 어렸을 적 혐오하던 비비빅과 아맛나를 좋아하고 찰떡 아이스도 줄곧 먹는다. 향만 맡아도 기겁하던 똠얌꿍은 없어서 못 먹고, 절대 이해 못하리라 생각했던 것들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흠, 생각해보니 그냥 나이가 든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늙었네, 김랜덤.

어쨌든, 두리뭉실 하니 매력 없다고 느끼던 덕테일이, 유선형의 미려한 곡선과 차체와의 일체감으로 말미암아 디자인의 완성과도 같이 보이기 시작했다. 참 내. 별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사야겠다.

 

2.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예뻐 보이면 해야 하기 때문에, 퍽이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찾아보게 됐다. 덕테일 유형의 리어 스포일러는 종류가 그렇게 많지 않다. 하긴, 생각해보면 덕테일이 예쁘다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본 것 같진 않다. 실제로 드레스업 목적으로 스포일러나 윙을 장착하는 사람들도 대개 GT윙을 선택하지 않던가. 마이너 취향이라 그런 듯싶다.

왼쪽 위부터 Z모양으로, 각각 TRD, Leg Sports, Seibon, Verus, GReddy(Rocket Bunny), 그리고 마지막으로 Seidoworks

일단 아무래도 선빵을 날렸던 TRD의 후방 스포일러가 있을 것이고, 바디킷과 함께 유명세를 떨친 레그 스포츠Leg Sports(혹은 레거시Legacy 스포츠) 제품이 있으며, 그에 버금가는 세이본Seibon도 있다. 더불어 제가 알아보기 시작한 시점 이후로 출시된 제품으로는 거대한 사이즈로 압도하는 세이도웍스Seidoworks의 웨일 테일, 그리고 베루스Verus Engineering의 제품도. 아, 그레디GReddy에서 나온 로켓 버니Rocket Bunny 바디킷에 포함된 스포일러도 있는데 그건 논외. 너무 사정없이 치켜 올라있다. 저는 차체와 좀 일체감 있는 형태를 원했기에.

제가 알아봤던 시점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레그 스포츠의 것이었으므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빠르게 결정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는 지금 시점에서 보면 세이도웍스의 제품이 제일 예뻐 보인다. 아마 다시 구매해야 한다면 그걸 사지 않았을까. 대체 왜 늦게 나왔냐.

 

3. 욕망은 끝이 없어 구매를 반복한다

저는 드레스업보다 성능과 실용성에 중점을 두는 성향이지만, 기왕 드레스업 하기로 한 바 공기역학 테마를 추진해보기로 했다.

86에 장착 가능한, 가시성 높은 대표적 공기역학 드레스업 3종세트가 있다. 첫번째는 전방 카나드Front Canard요, 둘째는 펜더 핀Fender Fin이며, 세번째가 GT윙GT Wing 혹은 후방 스포일러Rear Spoiler다. 물론 효과 측면에서 볼 때는 프론트 스플리터, 리어 디퓨저, 리어 글래스 루버, 언더 커버 풀셋 등을 논할 수 있겠지만, 이 3종의 선정 기준은 어디까지나 드레스업이다. 한 눈에 봐도 “했네 했어”를 알 수 있는 것.

마치 콧수염 같은 전면 카나드

전면 카나드의 경우 작업 난이도가 좀 있는 편이다. 일단 현재 시점에서는 국내법상으로 금속재질이 아닌 것에 한하여 별도의 신고가 필요하지 않은 합법적인 부착이 가능하다. 충돌 시 부서질 수 있거나 데미지를 주지 않는 소재를 사용하면 괜찮다는 말. 만약 금속 재질이었다면 몰지각한 이들이 칭하는 소위 발목 절단기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을지도. 아니, 그런데 대체 그 정도 거리까지 차 옆에 다가설 일이 있냐…. 어쨌든, 카나드는 범퍼에 구멍을 뚫어야 하고, 유통되는 제품이 전기형 적용을 전제로 한 것이라 후기형 전면 범퍼에 적용하려면 좀 머리를 써야 하는데다, 후기형 범퍼용으로 출시된 제품을 찾지 못했으며, 무엇보다도 가격이 좀 있었기에 일단 보류했다. 이건 카피 제품이 안 나오는 모양이다. 후일 구매하게 되면 해야지.

펜더 핀, 휀다 핀, 지느러미 등등

다음으로 펜더 핀. 펜더에 붙는 지느러미Fin라니, 형상을 생각해보면 아주 적절한 명칭이다. 다행히 86동에서 인자하신 한 분의 나눔으로 펜더 핀은 확보해둔 상태. 게다가 무려 카본이다. 나눔의 사유가 본체에 밀착되지 않아서(=피팅이 안 맞아서)라는 치명적인 연유이긴 한데, 뭐 제가 언제 곱게 되는 것만 가려서 했던가. 열처리를 하든 빠데를 바르든 어떻게든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간절한 자성적 발언

마지막으로 후방 스포일러. 앞서 얘기했듯 이건 정해 놨기에 어려움이 없다. 소재가 고민이긴 했는데, 기왕 펜더 핀이 카본인 거 통일감을 위해 가격을 조금 더 주도라도 카본 재질로 구매하기로 했다. 항상 궁핍한 저로서는 매우 큰 결정이었다.

이런 제품이 TRD에서 나온다

여기에 더해 조금 욕심이 생겨 추가한 것이 후방 트렁크 측면 스포일러. GT윙이 거의 차폭만큼의 영역을 커버하는데 비해 덕테일 스포일러는 트렁크의 형상 문제로 대부분 차체의 가운데에 공기역학능력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이 물건은 스포일러의 형태로 후미등의 윗면, 트렁크의 최측면에서 그 보조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TRD 덕테일 스포일러와 합을 이루는 물건이지만 어쨌든 역할은 해주지 않을까. 이것 또한 스포일러 및 펜더 핀과의 맞춤을 위해 카본으로 주문했다. 내 지갑이여….

<구매 목록과 가격>

 

4. 물건이 잘못 왔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데는 요령이 필요하다. 온라인 쇼핑할 때 느낀 적 있지 않은가? 생긴 것과 몹시 다른 것이 도착했을 때의 절망감, 다들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다행히 현 시점 중국의 전자상거래법은 판매 물품과 사진이 다르면 몹시 강력한 제제를 가하는 구조로 되어있어 제품 상세 페이지의 사진이 실물을 파악하는 실마리가 된다.

저도 감식안을 뜨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과 돈이 들었다. 그 결과 알리 다이아 등급이 됐다 이번에도 사진과, 실물과, 모티브가 된 상품과 공장까지 찾아서 면밀히 비교해서 결과에 자신이 있었는데….

왔는데요, TRD였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와서 기분 좋게 포장을 뜯었는데 주문한 물건과 다른 것이 있는데 이, 모양은 TRD 타입의 스포일러. 으레 잘못되거나 파손된 물건은 교환하곤 했기에 당연히 이의를 제기했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알리 익스프레스의 판결은 쓸 수 있는 것이니 부분환불. 뭐?

야 주문한 물건이 아닌데 이게 무슨 소리냐. 몹시 분노하여 수통의 항의메일을 보냈지만 묵묵부답. 아니 이것들이…. 빠르게 결론으로 건너뛰면, 애석하게도 환불이나 교환은 받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분노를 담은 진솔한 후기 뿐.

기왕 받은 거,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생각하고 장착해볼까 하고 차체에 대봤는데 단차가 있다. 열성형이라도 해볼까 했는데 아무래도 쉬운 작업은 아닌 것 같고….

결국 고민 끝에 레그스포츠 타입의 것을 새로 구매했다. 이번에는 현실과의 절충으로 FRP로. 그냥 어떻게든 붙여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기왕 하는 거 마음에 드는 걸 하는게 낫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 휙휙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용단이 필요했다.

 

5. 카본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번엔 제대로 왔습니다. FRP가

큰 맘 먹고 카본 재질을 구매했던 만큼 그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고민을 좀 해봤다. 색상을 바꾸는 방법에는 수전사나 랩핑, 혹은 차체에 맞춘 도색과 같은 선택지가 있다. 어느 쪽이나 돈이 든다. 솔직히 스포일러들을 구매한 것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드레스업에 더 이상 비용을 투자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직접 랩핑을 하는 것인데…. 랩핑은 엄청나게 고도화된 기술과 노하우로 진행되는 작업임을 감안하면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생각을 떠올린 이유는 마침 집에 랩핑지가 있었기 때문. 다른 일로 쓰려고 사둔 것인데 마침 카본 무늬기도 하고 하여.

일단 원리 자체는 간단하다. 랩핑지는 일종의 열가소성 합성수지 필름으로 열을 가하면 어느 정도 자유롭게 성형이 가능하며, 뒷면에는 접착제가 발라져 있어 부착도 용이하다. 다만 너무 많이 늘이면 색상이나 무늬가 어색하게 변형될 수 있어 작업에 주의를 요한다.

이런 상식적인 것 만으로는 절대 작업할 수가 없으니 여러 편의 시공 영상을 참고했다. 유튜브는 지식의 보고다. Interior Self Wrapping 정도의 키워드만으로도 수많은 시연 장면을 찾아볼 수 없다. 이게 프로의 작업인지 아마추어의 몸부림인지는 영상을 보면 대충 나오지만 제가 저 정도를 할 수 있을지는 전혀 다른 문제.

일단 램핑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이론상 이것만 있으면 가능하다

셀프 랩핑 준비물

-      당연히도 마음에 드는 랩핑지. 고가일수록 좋다고 한다
-      열처리를 위한 기기. 보통 히팅건(열풍기)를 사용하지만, 저는 그런 장비는 없어서 고출력의 헤어 드라이어를 사용했다
-      접착면을 다지고 공기방울을 빼내기 위한 헤라. 없다면 손으로 해도 무방하다. 단, 지문이 닳아 사라질 리스크를 안고 착수하자
-      접착 표면 전처리. 버Bur가 없도록 고운 사포로 표면을 정리하고, 접착이 잘 될 수 있도록 알코올 등으로 깨끗하게 닦아주도록 하자

거의 몸부림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제대로 한 게 아니라 작업 과정을 소개하긴 좀 부끄럽기도 하고 잘못된 지식을 전달할까 두렵다. 그래서 간략하게만 언급하려 한다.

일단 기반이 되는 가장 넓은 면적에 붙인 뒤 가장자리의 곡면을 커버한다. 한 장의 시트를 둥글둥글한 곡면에 붙이는 것이기에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으니, 여기서 열처리를 하며 시트지를 조금씩 늘여 붙이는 요령이 필요하다. 현업 종사자인 YK브로의 대표님과 어찌 친분이 생겨 그분의 조언을 따라 너무 늘이지 않도록 주의했지만 아무래도 초심자인지라 해괴한 무늬를 연출하고 말았다.

윗면과 꺾이는 모서리 부분까지는 어떻게든 붙였는데, 꺾인 뒤 넘어간 뒷면에는 도저히 펼쳐진 랩핑지를 맞출 수가 없었다. YK브로의 그 무시무시한 분께 여쭤보니 그런 경우에는 각이 진 부분에 맞춰 자르고 다른 면을 최대한 티나지 않게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고 하여 시도, 한 10m 후방에서 보면 티 안 날 정도로 마무리했다. 아, 힘들었다.

 

6. 스포일러를 붙이는 것은 접착제다

이제 붙일 차례. GT윙의 경우에는 볼트로 고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트렁크에 마운트에 맞춰 뽕뽕 타공 해줘야 하는데 스포일러의 경우 대부분은 그런 거 없다.

저도 굉장히 미심쩍었는데 기술자료를 보고 공업용 양면 테이프에 대한 실례라는 걸 깨달았다. 실제로 양면 테이프로만 고정되는 자동차 외부 장착품도 꽤 많은 편이고. 제대로 붙이기만 하면 떨어질 걱정은 없다고 봐야할 듯.

양면 테이프 작업을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왼쪽이 PN03609, 오른쪽이 흔히 볼 수 있는 접착 촉진제의 일종이다

사용할 제품은 당연히 녹색 표기의 자동차 외장품 부착용 초강력 양면 테이프인 3M의 PN03609. 대체품이 없진 않겠지만 신뢰의 3M 아닌가. 딱히 이게 아니라 대체 가능한, 비슷하거나 우월한 성능의 제품이 있으면 그걸 사용해도 좋을 것이다. 제가 아는 게 이것 밖에 없을 뿐.

필요한 것이 또 있는데, 일종의 프라이머라고 보면 된다. PN03609는 무슨 마법이 아니라 결국 접착제이므로 이를 붙이는 표면이 중요하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작은 먼지나 정체 불명의 입자를 제거하기 위해 깨끗이 닦는 것은 기본이고, 유막 등으로 접착력이 떨어질 수 있기에 이를 화학적으로 제거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접착 촉진제표면 처리제 등으로 검색하면 많은 제품이 나오니 구매하여 사용하도록 하자. 그럴 리는 없지만 정 구할 수 없다면 깨끗한 천에 알코올을 묻혀 사용하는 대안이 있다.

차체와 맞닿는 스포일러의 면 전처리를 마친 뒤 테이프를 촘촘하게 바르고, 차체의 접착면에도 전처리를 끝냈다면 이제 붙일 차례다. 먼지가 없을 만한 공간을 찾아 작업에 착수하도록 하자.

양면 테이프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간단한 팁이 있는데, 보호 필름을 다 떼고 붙이려 하지 말고 부착하는 부위에서부터 조금씩 떼면서 부분부분 눌러 부착하는 것이다. 대부분 외장품을 붙이는 작업은 부피도 부피려니와 접착면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의도대로 부품을 부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잘못 붙기라도 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탈모가 올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양면 테이프의 보호 필름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일단 차체와 부착물을 밀착시키고, 조금씩 보호 필름을 당겨 떼어내면서 힘을 주어 부분부분 부착해 나가는 형태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이롭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보호 필름의 끝부분을 살짝 떼고 접어두는 작업을 해 두어야 수월하다. 더불어 완전히 부착시키겠다고 냅다 힘을 가하고 있으면 보호 필름이 도중에 끊기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면 기껏 붙인 부분도 다시 뜯어내야 하니 힘의 완급조절을 잘 하도록 하자.

 

부착/탈거 작업에 필요한 것들

-      헤라: 부착된 부품을 탈거하기 위해 사용한다
-      극세사 천: 소중한 차체에 흠집이 생기면 안 될 것이다. 헤라와 차체 사이에 끼워 넣어 마찰과 부담을 최소화하는 완충의 역할이다
-      섬세한 손놀림
-      무슨 일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는 굳은 심지
-      상당한 완력 혹은 완력이 강한 대체인력

 

7. 붙인다 – 펜더 핀

86의 펜더 가니쉬는 양면 테이프와 6개의 플라스틱 클립으로 부착되어 있다. 탈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완력과 섬세한 강약조절이 필요하다.

 

펜더 가니쉬를 탈거하자

펜더 가니쉬 탈거 4컷 요약

펜더 핀의 구조를 보면 일반적인 부위에서는 헤라가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문을 열고 펜더와의 연결 부위에 시작점의 실마리가 있다. 이 부분부터 힘을 주어 뜯어내기 시작하자. 어느 정도 간극을 확보했다면 극세사 천으로 감싼 헤라를 밀어 넣어 지레의 원리를 사용하자.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하고 확보한 과학 원리를 적용하면 작업이 좀 더 수월해질 것이다. 힘을 너무 많이 주면 플라스틱 클립이 파손되거나 자유를 찾아 번지하는 장면을 볼 수 있으니 유의할 것. 탈거한 펜더 가니쉬는 표면 보호를 위해 잘 싸서 보관하도록 하자.

 

바로 붙일 수 없으니 기존 내장재를 이식하자

어디에 붙여야 한단 말인가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카본 펜더 핀을 봤을 때 조금 불안했던 것인데, 아무리 봐도 내측에서 차체와 맞닿는 부분이 너무나도 적은 것. 아무리 눌러 붙여도 부품 자체의 형상으로 인한 탄성 때문에 불가할 것 같다. 순정 카본 펜더 핀 제품을 봤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올 텐데 이건 아무리 찾아도 정보가 없다.

기존 부품을 재활용 했습니다

그래서 임기응변을 발휘했는데, 순정 펜더 가니쉬 안에 붙어있는 지지대와 비슷한 물건을 사용하기로 한 것. 순정 펜더 가니쉬는 크게 2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외판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차체의 구멍에 고정시키는 플라스틱 클립을 부착할 수 있는 내부 지지대다. 이 부품은 양면 테이프로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어 떼어 내기 위해 다분히 애를 써야 했다. 칼과 헤라와 완력과 열처리를 모두 동원해야 할 것이다. 내부 지지대를 떼어낸 뒤 양면 테이프를 제거하고, 혹시 몰라 사포로 후처리를 한 번 더 했다. 그 뒤에 접착 증진제로 탈지 작업까지 완료하고, 양면 테이프를 붙인 뒤 카본 펜더 핀에 부착. 이제서야 장착 준비가 끝났다.

 

붙이자

잘 맞춰 끼워주면 된다

붙이는 작업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플라스틱 클립을 기준으로 위치를 잘 잡고, 접착면 내부에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서 눌러 붙이면 끝. 이후 테이프가 완전히 고정되기까지 힘을 주어 누르고 있거나 마스킹 테이프를 사용하여 한동안 눌러 두면 된다.

 

8. 붙인다 – 후방 덕테일 스포일러

후방 스포일러의 경우는 더욱 간단하다. 이건 그냥 붙이면 된다.

 

순정 스포일러 윙을 탈거하자

후기형 86의 순정 스포일러 윙은 4개의 볼트와 2개의 플라스틱 클립으로 고정되어 있다. 당연히 겉면에서는 고정 부위가 보이지 않으므로 일단 트렁크를 열도록 하자. 위쪽에 돌출된 부위에 볼트가 있지 않을까 하여 이를 떼어내려고 시도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노파심에서 말하지만, 거기 아니다.

플라스틱 클립은 롱노우즈로 잡아서 뽑아주자

트렁크를 열고 윙의 다리가 붙어있는 부분께를 보면 연질의 합성수지 캡을 볼 수 있는데 한 쪽당 2개씩 총 4개가 있다. 칼이나 헤라 등을 써서 가볍게 뽑아내면 볼트와 너트를 볼 수 있다. 10mm인지 12mm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여튼 육각 렌치를 쓰면 이 넓은 자기고정식 너트를 풀어낼 수 있다. 역시 어디 굴러다니지 않도록 잘 보관하도록 하자.

너트를 탈거하더라도 한 번에 쑥 뽑히지 않아 당황스러울 것이다. 플라스틱 클립 탓도 있지만 트렁크의 구멍과 볼트의 지름이 거의 비슷해서 빡빡하게 들어가 있기도 하고, 볼트의 나사산에 걸려 나오지 않는 것이다. 조금씩 리듬에 맞춰 앞뒤로 흔들며 살살 뽑아내도록 하자. 너무 많이 흔들면 트렁크의 구멍이 확장되거나 순정 스포일러 윙의 볼트 나사산이 뭉개질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하자.

 

전처리와 기존 구멍을 막는 작업

구멍을 막아주자

전처리의 개념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앞서 이야기했으니 넘어가자. 다만 여기에 추가되는 작업이 바로 구멍 막기다. 보통 이런 종류의 스포일러는 순정 윙의 구멍을 막는 형태로 디자인 되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제가 구매한 레그스포츠의 덕테일 스포일러는 전기형 시절 출시된 물건이기도 하고 스포일러 옵션이 들어가지 않은 트렁크에 부착하는 것을 전제로 개발된 듯하다. 뒤의 2개 구멍은 막아지는데 제일 앞쪽의 플라스틱 클립이 장착되는 부분의 구멍은 커버하지 못한다.

이 구멍을 막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가장 수고스러운 방법은 퍼티로 표면을 만든 뒤 도색을 하는 것이고,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구멍 사이즈에 딱 맞는 실리콘 재질의 팁 혹은 마개를 꽂는 것이다. 임시 방편으로 테이프를 바르는 방법도 있다. 그냥 구멍을 두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데, 그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게 되면 녹이 슬 가능성도 있고, 무엇보다 전자장비들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소중한 내 트렁크를 물탱크로 용도변경 하면서 전선을 반신욕 시키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제가 주문한 실리콘 마개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단 테이프로 해당 부위를 막고 작업을 재개했다.

 

붙인다

잘 붙어 있어야 할텐데

원리는 같지만, 스포일러는 면적도 넓고 크기도 커서 펜더 핀 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일단 삐뚤어지거나 잘못된 위치에 붙게 되면 나중에 떼어 내기도 골치 아프기 때문에…. 일단 뒤쪽부터 밀착시켜 붙여 놓고, 힘을 주어 누른 상태에서 완급을 조절하며 잘 부착해보도록 하자.

특히 스포일러는 부착해야 하는 면적도 넓고 각진 부분도 많아 양면 테이프를 끊지 않고 붙이기 어렵기 때문에 시작과 끝 부분이 여러 곳 존재하는 만큼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 마무리했다면, 이제 끝이다. 고생 많았다.

 

9. 붙인다 – 후방 트렁크 측면 스포일러

한번 대보고, 양면 테이프를 바른 다음, 붙인다

이제 마무리다. 이것도 다소 각진 형태라 테이프를 끊어 붙여야 하겠지만, 난이도는 펜더 핀이나 후방 스포일러에 비할 바가 아니다. 더군다나 차체와 닿는 부분도 넓직하니 작업하기 편하다.

제가 매우 양질의 제품을 샀는지, 차체와 유격도 거의 없어 매우 간편하게 부착 가능했다.

 

10. 틈새가 보이는 경우 후처리가 필요하다

부착 끝! 해냈다!

…로 마무리 지으면 정말 좋겠다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왜 저는 행복할 수가 없어? 여기 그냥 알아서 찰떡처럼 딱 붙으면 안 되나.

메이커가 아닌 부착식 외장 부품이 차체에 딱 맞게 성형되어 도착하기를 바라는 것이 생각보다 큰 바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부착할 때 느끼긴 해서 일부러 부착력 확보를 위해 부품과 차대를 밀착시키고 있는 시간을 평균보다 길게 잡긴 했는데, 그런 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들뜨는 부분이 다소 발생했다. 환장하겠네.

바람이 새어 들어가서 그런지 이렇게 들뜨는 부분이 있다

다시 떼어내고 작업할까, 아니면 열처리를 해볼까 여러 궁리를 해봤는데 아무래도 효과가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제가 가할 수 있는 열처리라고 해봐야 고성능 헤어 드라이어가 전부고, 펜더 핀 작업할 때 시도해봤지만 크게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아예 히팅건을 사서 해볼까 생각해도 되려 부품을 녹여 모양이 뭉그러질 것 같았다.

이렇게 고민하다 떠오른 방책은 바로 실리콘. 예전에 오버 펜더 바디킷 작업하는 영상에서 본 것인데, 차체와 바디킷 사이에 실리콘을 쏴서 밀봉 구조를 만들더라. 아마 저와 비슷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걸 시도해보기로 했다.

제가 참고했던 포르쉐 911 바디킷 작업 영상. 테이프로 마스킹하고 실리콘을 쏴 넣는다

차체가 여름에 햇빛을 받으면 매우 뜨거워지니 이를 감안해서 내열 실리콘과 실리콘 총을 구매, 펜더 핀과 후방 스포일러의 틈새에 쏘고 실리콘 주걱으로 잉여 사출물을 제거했다. 설명서 상으로는 실리콘이 굳기까지 선선하고 건조한 곳에서 최소 1주일가량 양생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웬만하면 최선의 결과를 위해 비나 눈 맞히지 말고 잘 건조시키도록 하자.

실리콘 트리트먼트

이렇게 꽤나 오랜 기간에 걸쳐 펜더 핀과 후방 스포일러, 그리고 후방 트렁크 측면 스포일러 부착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도중에 문제 발생, 발견, 조치 간의 간극이 어느 정도 있었기에 더욱 길게 느껴진 것 같다.

 

11. 효과는 잘 모르겠고 결과는 마음에 든다

세차를 깜빡 했다

순정 스포일러 윙은 그 형상으로 미루어 보건대 후방을 공기로 누르는 것 보다는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여 후방 와류의 생성을 방지하는 용도인 듯하다. 그렇다면 덕테일 스포일러를 위시한 공기역학 외장품을 장착하고 접지력이나 주행성능에 대한 향상을 보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법하다.

이에 대해 답하자면, 사실 잘 모르겠다. 저는 애초에 GT윙에 대해서도 제 주행 특성상 그 성능을 체감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도입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사람이다. 서킷과 같은 특정 환경에서 이를 비교할 수 있을 상황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성능이 실존하더라도 그걸 체감할 만큼 차를 잘 타는 사람이 아니어서 단적으로 말을 못하겠다. 그런고로 성능의 향상이 있으면 좋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애초에 목적이 드레스업이라 하지 않았던가. 비록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결과는 상당히 마음에 든다. 다음에 작업할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또 한다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가끔 덕테일이 취향이 아닌 자들의 원성을 듣는 것을 제외하면 저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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