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4.875 종감속 구매와 장착(2/2) – 무기를 선택하세요

<종감속 구매/장착 시리즈>

- 2019/08/03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4.875 종감속 구매와 장착(1/2) – 무기를 선택하세요
- 2019/09/05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4.875 종감속 구매와 장착(2/2) – 무기를 선택하세요

 

+ 안녕하세요,

분량 조절에 실패한 김랜덤 입니다. 요즘들어 조절 실패가 잦은 것 같지만 기분 탓입니다. 아니 애초에 이런 내용을 어떻게 워드 7페이지로 끊어...

시시콜콜한 신변 잡기와 진행 정황을 적는 것이 기록 차원에서의 이 블로그와 포스팅의 취지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불특정 다수를 향해 중얼거리는 것이 제 취미인지라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고뇌가 길었으면 실행은 빨라야 하는게 정상인데, 이 건은 실행조차 느리군요. 해외 벤더와의 커뮤니케이션 딜레이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고 싶지만 뭐 딱히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바로 이어 나가겠습니다. 아 망할까봐 두근거리네요

 

86 4.875 종감속 구매와 장착(2/2) – 무기를 선택하세요
Final Drive Gear 4.875 Ratio for 86(2/2) – Weapon of Choice

 

5. 누구에게서 살 것인가?

지리멸렬하고 졸렬한 저의 고민은 앞선 포스팅에서 잘 확인했을 것이다. 어려운 결정을 마쳤으니 이젠 물건을 구매하기만 하면 되는 씐나는 쇼핑시간이다.

흥분하여 신용카드를 쥔 손을 덜덜 떨며 오픈마켓에 접속한 저는 또 고민하게 되는데… 메이커가 생각보다 많다. 이들을 끌어 모아, 제게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1) 순정이 최고다: OEM 부품들

의외로 순정품이 짱먹는 경우가 많다

4.1, 4.3, 4.556, 4.67, 4.875, 5.125… 이 수많은 비율의 종감속 기어들을 애프터 마켓의 창작품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구동부의 설계는 매우 정교한 작업이며, 특히 동력 전달부일 경우에는 그 복잡함과 난해함의 정도가 더하다. 애초에 중소기업은 대부분의 경우 대기업의 막대한 인력과 자금력의 푸시를 받는 R&D를 능가할 수 없다는 것이 제 지론이다. 그런고로 애프터 마켓에 풀려있는 수많은 OEM 부품들이라는 것은, 물론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상품을 지정해서 납품 받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순정품의 데드 카피 혹은 마이너 카피로 보면 편하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비율의 종감속 부품들은, 애초에 토요타(86이니까)에서 타 차량들에 사용했던 것들이다. 제조사에서 무슨 일 나면 책임지기 싫어서 내구성과 신뢰성을 보증하는 것이 바로 순정 부품이므로, 저도 처음에는 순정품을 사용한 종감속 변경을 진행해보려 했었다. 더군다나 대량으로 납품 받는 제품들이기 때문에 단가도 많이 낮을 테고! 여기 그 내용을 정리한 표가 있다.

토요타 순정 종감속 부품들의 품번과 적용 가능 차종들을 표로 만들어보았다. 2019년 8월 현재 기준이다

뭐야, 안싼데?

단가는 제가 알아볼 당시인 2019년 7월 중에 찾았던 최저가이므로 참고만 하기 바란다. 더불어 적용 가능 차종 부분은 각 부품 판매처와 토요타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한 내용이므로, 혹시나 이 자료를 참고해서 구매하실 분은 반드시 본사에 확인 후 진행하도록 하자. 믿지 마라

위 자료를 봐서 알겠지만, 조사를 끝내놓고 나니 생각보다 많이 비쌌다. 86동이나 FT86Club에서 사람들이 얘기하는 구매 가격대를 보면 대략 $250-$300 언저리였던 것 같은데…? 이건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방향을 선회하기로 했다.

 

2) 무슨 소리냐 애프터 마켓은 돈지랄 메이커가 짱이다: 메이저 서드 파티 브랜드

순정 부품은 문제 생기면 골치 아파지니까 제조사가 보증하는 품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게 안전이나 기준의 허들을 겨우 턱걸이 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뭐 다들 알다시피 있는 대로 쥐어짜서 뽑아 먹기 위한 원가 절감 때문이다. 그러므로 형태나 외형, 혹은 강성, 다양성이 상당히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아쉬움과 허전함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서드 파티 제조사에서 출시하는 애프터 마켓 제품이다. 한 마디로 자동차 튜닝의 꽃이라 할 수 있겠다. 더불어 텅 빈 지갑을 쥐고 울부짖는 사람을 양산한다

 

뭐 하나쯤은 어디선가 봤던 로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느 분야가 그러하듯, 이쪽에도 분야에 따라 소위 명품이나 대형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자동차 튜닝 하면 으레 떠올리는 쿠스코Cusco, 크로포드Crawford, 그리디GReddy, BBS, 엔케이Enkei, 빌스테인Bilstein, 올린즈Öhlins, KW, 베일사이드VeilSide, 로켓버니RocketBunny, 아크라포빅Akrapovič 등등. 유명한 브랜드나 명품이 그러하듯 그 명성은 길 가다가 주워 온 것이 아니다. 그만한 품질과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각광받는 것이다.

사설이 길었는데, 86의 종감속 기어도 많은 사람들의 p;ㅠ$로 증명된 몇몇 메이커들이 있다. 그 업체들과 부품들을 리스팅 해보았다. 물론 다시금 말하지만 가격은 현 시점(2019년 7월)의 오픈마켓 최저가를 기준으로 작성한 것이니, 출시 직후나 향후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애프터 마켓의 (비교적) 유명 브랜드들에서 구비하고 있는 종감속 부품들의 종류와 단가는 이렇다

아니 세상에 가격이 미쳤잖아

알아보다 보니 이건 제가 살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순정 부품을 사서 진행해볼까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 즈음, 저는 포럼에서 또 다른 어떤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3) 돈 많냐? 아끼고 보자: 종감속 깎는 노인 장인/군소 브랜드

이렇게 순정 부품과 애프터 마켓 제품의 가격을 알아보며 저는 상당이 의아해 하고 있었는데, 한국의 86동이나 FT86Club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던 가격 범주와 상당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상술했듯 사람들이 얘기하던 가격대는 거의 $250-$300 정도였기 때문인데, 여러 스레드를 전전하던 저는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종감속 깎는 노인 Weir Performance라는 업체가 있었던 것이다. 거 별명 참

- Weir Performance의 홈페이지 주소: http://www.weirperformance.com

간혹 개인이 운영하는 공방이 하이테크 뺨싸다구를 후려 갈기는 신기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주곤 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이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다. 하긴 실과 추로 얼라인먼트 칼같이 잡아주는 장인도 있는 세상인데

고인물들의 의견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평이 좋았다. 이런 기어 류를 사제로 장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마찰음Whining Sound라고 불리는 기어 갈리는 소리인데, 그런 소리도 거의 없거나 새로운 부품을 썼을 경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굉장히 신뢰도가 높다는 것이다. 과연 종감속 깎는 노인

가격이 상당히 이쁜 종감속 깎는 Weir Performance

가격도 생각보다 적절…한데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 보다 높은 듯 하여 문의 메일을 보냈더니 이렇게 답이 왔다.

대부분의 답장은 이렇게 단답형이다

쿨쉬크함의 쓰나미가 몰아친다

적절한 가격, 괜찮은 품질, 불친절한 응대, 느린 반응속도 등… 뭔가 장인의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사람들의 후기를 봐도 메일 답장이 기본 1주일에 심하면 1달을 기다린 사람도 있고 난리도 아니었다. 심지어 FT86Club에는 연락이 잘 안되니 가급적이면 전화를 하고, 1번에 포기하지 말고 2-3번씩 하라는 얘기도… 여기가 종감속 맛집입니까?

여기까지 알아보는 데 3-4일 가량이 걸린 듯 하다. 거의 답이 나온 것 같아 귀찮기도 하고 더 이상 알아보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까지 하기로 했다. 물론 선택은 당연히 Weir Performance의 것이었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주머니 사정이다

최근 포장을 바꾼 Weir Performance. 제품들은 모두 튼실하고 견고하다.

 

6. 종감속이 끝이 아니다

명기해 둔 내용 중 “종감속(링&피니언) 기어만 제공” 이라는 내용이 있잖은가? 이 말인즉슨 장착에 필요한 나머지 부품들은 제가 다 구해 놔야 한다는 뜻이다.

많은 후기들에서 보면 종감속 기어를 장착하는데 필요한 것은 종감속(링&피니언) 기어와 쐐기Shim 정도라고 한다. 그 외에 베어링, 실, 뭐 이런 부품들은 찝찝하면 갈고 아니면 말고 라고 되어있어 한결 수월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착을 위해서는 뭐 이런 부품들이 필요하다. 물론 옵션인 부품들도 있다. 예를 들면 우측의 뻐..뻘건 대용량 디퍼런셜 커버라던가...

장착을 위해 준비한 부품들을 나열하니 이렇게 된다

이미 수많은 선현들이 있기에 86동과 FT86Club을 뒤져가며 부품들을 리스팅하고 주문하려던 찰나, 뭔가 굉장히 찝찝한 느낌이 등골을 찔렀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틀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다시 한 번 곰곰이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다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장착에 필요한 부품들을 리스팅 한 글들은 모두 4.556 종감속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전의 너무나도 가슴 아픈 86 예토전생 부활을 시행하면서 얻은 교훈이라면, 설마 규격이 다를까 싶은 부분도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제조사는 배배 꼬여서 같은 종류라도 다양한 규격의 부품을 사용한다. 이 느낌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틀리지 않아서, 많은 자료들을 뒤지고 섞으며 5.125 비율 이상의 종감속 기어는 4.875 이하 비율의 것들과 다른 종류의 부품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주문했으면 좃 될 뻔 망할 뻔했던 것이다. 아직도 식은땀이 흐른다. 이 개같은 놈들 진짜 아오

그 이유를 추측해보면 일단 부품이 들어가는 차종이 다른데, 4.875 이상 비율의 종감속 기어를 사용하는 것들은 주로 SUV나 미니밴 등 강한 힘을 발휘하는 차종들이다. 즉 큰 힘을 필요로 하는 차종이고, 그에 따른 구동계 부품도 다른 강성이나 한계를 지니도록 설계 됐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그냥 담당자가 귀찮았던지

그 외에도 필요한 경우에는 베어링을 바꾸되 파손시키지 않고 잘 분리해냈으면 그냥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기왕 호박을 깐 거 디퍼런셜을 연 상황이니 예방 정비 차원에서 베어링도 교체하기로 했다. 물론 그 사유는 이 86이 제 관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또 다시 엄습하는 가격의 압박… 저는 베어링이 이렇게 비싼 부품인지 몰랐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수천 RPM의 회전과 부하를 최소 몇 년 간 버티는 하이테크 집약적인 물건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 그래도 기왕 예방 정비 하기로 한 것, 저는 눈에 불을 켜고 또 대체품을 찾아다녔다. 그 결론으로 말할 것 같으면, 대체품들은 토요타에 OEM 납품하는 업체들의 것이므로 믿을만한 것이나 대부분 공업용 제품 인지라 저 같은 소매 소비자가 개별로 구하기는 상당히 힘들었다. 우연히 매우 적절한 가격에 토요타 OEM 부품을 공급하는 벤더를 찾아 그냥 거기서 구매하게 됐지만, 이 정보는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정보가 될 것이다.

자, 정말 필요한 자에게 가뭄의 단비같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여기에 제 처절했던 몸부림의 결과를 게시 해둔다. 비참한 추억을 박제 해두고 곰씹는 마조히스트적 취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친절하게 각 부위를 모두 표기한 디퍼런셜 부품 전개도

그리고 각 위치에 대응하는, 종감속 작업을 위해 필요한 부품들

여담이지만, 쓸데 없는 중복 지출 구매를 통해 확인한 건데 FT86Club이나 여타 포럼에서는 4.875부터 필요한 부품의 종류가 달라진다고 하는데 실제로 달라지는 건 5.125 이상의 비율 부터다. 그 내용은 위 표에 표기해놨으므로 반드시 확인해서 저처럼 영수증을 껴안고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하자.

 

7. 장착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저는 주판알이나

나름 DIY의 노예 인지라, FT86Club에서 DIY 글타래를 보고 와씨 나도 한 번 해볼까 하고 잠시 호승심에 불타 허황된 생각을 하였으나, 저는 리프트도 없고 저 짓을 생으로 하는 개고생을 하고 싶지도 않았으며, 무엇보다 잘못되면 제 관짝 86이 진짜 관짝이 될까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까 두려워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게 당연한 거다

장착을 진행 해주신 전문가에 따르면 작업 자체의 리드타임은 2시간 정도지만, 핵심이 되는 부품을 교체하는 것인 만큼 일부 부품의 실측 사이즈가 맞지 않아 가공이나 변형 등이 필요한 경우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하니 미리 작업할 곳에 문의하고 가도록 하자. 저는 순수 이 작업만은 넉넉잡고 3.5시간 정도 걸렸다.

종감속 기어와 LSD를 잘 조립하여 캐리어 안에 넣고 커버를 닫으면 이런 모양이 된다

이제 결산을 해보자. 종감속 구매에 들어간 총 비용을 계산하면 이렇게 된다.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다. 그놈의 욕심을 버리지 못해서 그만

실제 장착에 들어간 비용. 공임은 싯가라 제외했다

마침 재수없게도 국제 환율이 널뛰기를 하고 있을 때였으므로 환율이 상당히 좋지 않아 $1=\1,2XX 대를 기록 중이었던 지라 제가 구매한 가격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부분은 원산지가 미국인 부품들이라 한미 FTA협정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었다는 것과, 여러 명의 부품을 공동구매 형태로 진행하여 배송비와 관/부가세를 분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래도 상당한 금액인 것은 맞다만, 베어링까지 교체한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듯 하다.

이 자태 하나를 보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감행했다

 

 

8. 후기

후기는 각 분야별로 적어봐야 할 듯 하다. 총평 하자면, 아쉬운 점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저는 매우 만족스럽고 후회하지 않는다. 많이 탈 만 한 느낌? 물론 그놈의 비용만 아니면…. 기왕 디퍼런셜을 깐 김에 LSD도 넣어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지만 역시 그놈의 비용 때문에…

어쨌든 들인 돈 값 하는, FT86Club의 표현을 빌자면 Hack 수준의 튜닝 임은 틀림 없다.

 

1) 빠따토크, 펀치력

굉장히 달라졌다! 시동 걸고 후진 기어를 넣자마자 제가 기대하던 그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매우 격렬한 후진 후, 다시 격렬한 전진이 진행됐는데, 이게 제가 타던 그 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느낌이 변했다. 단적으로 토크 딮 구간인 3,000-4,500RPM 구간에서도 약간 주춤하긴 하지만 계속 밀어주는 힘이 느껴지며, 6단에서도 5단 같은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정도면 패독에서 2단으로 드리프트를 밀고 나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드리프트 돌리는 도중 5,000RPM 밑으로 떨어질까봐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냥 실력이 부족하다

 

2) 아쉬운 고속 주행

감안은 하고 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아주 심하게 고속 주행 능력이 떨어졌다. 레알 등가 교환 쉬운 예로 6단 2,000RPM에서 60km/h를 뽑아준다. 100km/h 크루징이라도 할라 치면 6단 3,500RPM을 유지해줘야 한다. 실용 구간에서는 대환장 퍼포먼스 다소 눈물 나는 퍼포먼스지만, 고속 영역대로 가면 어차피 5,000RPM 이상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거나 낼 일이 없는 속도인지라…

그럴지라도, 평소와 같은 속도를 내고자 악셀을 즈려 밟았을 때, 속도는 익숙한데 간혹 RPM을 보고 화들짝 놀라 기어 단수를 살펴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지 싶다.

 

3) 의외로 위화감 없었던 적응

4.875 비율의 종감속 기어를 구매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미쳤구나 상당히 비관적이었다. 심지어 썬더X트라는 닉네임을 쓰는 손모씨 혹자는 본인은 4.556도 일상에서 불편해서 탈거했다며 겁을 줬으며, 또 다른 마인부우 닮은 모 동호회의 리더이자 두 아이의 아빠 혹자는 매우 잦은 기어 변속으로 지칠 것이라고 걱정 어린 저주를 퍼부었다 말을 해주었다.

이런고로 저는 상당히 겁을 먹고 있는 상태였는데, 막상 타보니 평소에 다니던 느낌과 큰 차이가 없어서 의아했다. 저는 86이 고회전 엔진을 장착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한동안 의식적으로 고 RPM을 쓰는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가 도움이 된 것인지, 평소 변속 타이밍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기껏해야 평소보다 200-300RPM 정도를 더 써줘야 하는 정도? 도리어 레브 매칭 등 잡기술이 더 부드럽게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최소한 저는 적응에 큰 문제가 없었다. 혹은 평소 운전 습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기어비가 상당히 큰 폭으로 변화한 만큼 당분간 소정의 말타기는 응당 각오해야 할 것이다.

 

4) 의외로 별로 들리지 않았던 고주파음

앞서 언급했던 것 중 고주파의 마찰음Whining Sound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해외 포럼 등지에서도 동일한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어쩔 수 없는 문제인 듯 하다. 장착 해주신 분 말로는 부품 변경으로 고유 주파수 감쇄력이 떨어져서 서로 다른 주파수음이 상쇄되지 않아 발생하는 거라고는 하는데….

어쨌든, 이 부분도 얘기를 많이 들었기에 각오하고 음악을 틀던 창문을 열던 방음이 안되니 풍절음이나 엔진 소리에 묻히건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정말 이 소리를 잡아 내야지 하고 벼르면서 들어야 캐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어비 변경으로 인해 더 높은 RPM 영역대를 일상 영역으로 사용하게 됨으로써 평소와 같은 속도를 내기 위해 RPM을 더 올리는 순간 사람들이 말하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3,200RPM부터 항공기 이륙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는 마치, 인천국제공항의 광활한 활주로에서 사인을 받고 이륙하기 위해 스로틀을 올리는 기장과, 그에 화답하는 보잉777의 터보 팬 엔진의 그렁거림… 뭔 개소리야 농담이 아니고 진짜 터보 팬 엔진 RPM 올라가는 소리가 난다. 그 정도로 크진 않지만 소리의 색채가…. 와, 이건 말로 설명이 안된다. 직접 들어봐야 한다.

조금 오버해서 표현하긴 했지만, 진짜 그렇게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이제 와서 황급한 변명?

 

5) 기어 단수 표시기Gear Shift Indicator를 사용하지 못하는 아쉬움

이건 솔직히 저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인데, 토요타의 기어 표시 로직이 문제인 듯 하다.

일반 상식으로 생각해보면 기어가 특정 단에 들어가 있다면 그 단을 표기해주는 것이 정말 단순하게 짤 수 있는 GSI의 로직일 듯 한데, 토요타의 것은 현재 RPM과 속도를 기반으로 기어별 이론 속도를 역산하여 현재 단을 표시하는 듯 하다.

이렇게 유추하게 된 원인은, 나는 3단 넣고 가는데 GSI는 현재 단수를 2단으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3단부터 거의 1개 단씩 낮게 인식한다.

후기형에 들어가있는 정말 유용한 기능 중 하나였는데 못쓰게 되어 아쉽다. 들리는 바로는 OFT 등을 통해 커스텀 롬을 올리면 다시 사용 가능하다고는 하나, 아직 OFT는 생각 없고 단수도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좀 아쉽지만 딱히 불편하진 않기 때문에 뭐…

 

어쨌든, 충동적으로 구매 하기에는 정신적으로 좋지 않다. 시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