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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연료 펌프 & 연료 필터 & Starvation Door 설치 DIY – 깨끗한 맘마를 힘차게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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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랜덤 입니다.

꾸준히 하면 몸에 익는다는게 확실히 효과가 있긴 하네요. 재치라는게 있었으면 모르겠지만가 가미되진 않아도 무미건조하게나마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가끔 지쳐서 쓰러질 때도 있긴 한데 이게 되네요.

좀 더 자주 뵐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그간 게을렀던 제 자신이 너무 죄스럽네요....

 

86 연료 펌프 & 필터 & Starvation Door 설치 DIY – 깨끗한 맘마를 힘차게 먹자
86 Fuel Pump & Filter & Starvation Door Installation DIY – Clean Din-Dins

 

1. 예방 정비에 목마른 사람

자동차 인생이 길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마음에 드는 차를 찾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종종 든다. 소위 말하는 기변병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86에 대한 만족감이 높다. 아, 물론 포르쉐Porsche 카이만Cayman이나 로투스Lotus의 차들 같은 건 한번 타보고 싶긴 하지. 그렇게 사람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차가 궁금하긴 하다.

하지만 86을 대체할 수 있는 차는, 가격이나 유지보수를 고려했을 때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제가 돈을 엄청 잘 벌어서 원하면 차를 바꾸거나 추가할 수 있는 종류의 사람도 아닌지라, 저는 이 차를 오래도록 타고 싶었다. 그래서 필요한 경우 예방정비를 자주 하는 편이다.

연료 펌프와 연료 필터의 정비에 대해서는 다분히 의견이 갈린다. 문제없이 20만 km가 넘을 때까지 운행했다는 사람도 많고, 필터만 교체하고 펌프는 한 번도 교체한 적이 없다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86을 타는 사람들이 연료펌프 교체를 고민하는 시기가 있긴 한데, 소위 귀뚜라미 소리라 불리는 증상이 발생할 때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소리에 대한 감상은 비슷한지, 해외 포럼에서도 이 증상에 Cricket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말 그대로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나는 현상인데 그 원인의로 지목되는 것이 원료펌프다.

아, 물론 제가 지금 언급하는 연료펌프는 아니다. 86에 적용된 FA20엔진은 토요타의 D-4S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소위 직/간접분사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건데, 이 귀뚜라미 소리는 직분사를 위한 고압 연료펌프High Pressure Fuel Pump에서 난다고 한다. 이 펌프는 엔진의 구성품에 가까운 것이라 교체가 어려운데다 가격도 약 100만원 가량으로 몹시 비싸며, 바꿔도 완전히 해소되진 않는다고…. 해외 포럼에서도 수없이 시도했지만 그들이 내린 결론은 그냥 함께 살아라Just learn to live with it다. 음….

https://www.ft86club.com/forums/showthread.php?t=111721

 

Fuel Pump Replacement - Toyota GR86, 86, FR-S and Subaru BRZ Forum & Owners Community - FT86CLUB

 

www.ft86club.com

 어쨌든, 일단 매뉴얼에는 점검주기가 10만 km로 되어있다. 제 누적 운행거리가 거의 그 정도 되니 이제 슬슬 갈아줘야 할 때가 되긴 했다.

 

2. 연료펌프에 대해 Araboja

자동차 연료 펌프에 대해 찾아보니 모두 거기서 거기인지라 출력과 크기만 맞춰서 구매하면 될 것 같았다.

일단 86에 적용되어 있는 연료펌프의 스펙은 정확하게 찾을 수는 없었다. 뜯었을 때 제대로 볼 걸 그랬나보다. 온통 은색으로 번쩍거리며 별 다른 표기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대기업의 납품인 만큼 우리가 아는 신뢰성 있는 브랜드, 뭐 예컨대 보쉬Bosch라던가 하는 곳에서 납품 받지 않았을까 한다.

어쨌든, 86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 연료펌프의 경우 이미 많은 대체키트가 나오고 있었기에 확인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86에 적용 가능한 교체 키트가 나오는 브랜드들을 알아보니 아래와 같았다. 국내외 포럼, 포스팅, 유튜브 영상 리뷰 등에서 86에 장착하는 연료펌프로 가장 언급이 많이 된 것들 위주로 뽑아봤다.

 

86용 연료펌프가 나오는 브랜드와 제품군

-      AEM: 86의 대체용 연료펌프 제품군을 검색할 때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접할 수 있다. 가성비가 좋다고 한다
-      Aeromotive: 정보를 찾기 쉽지 않았다. 이름을 보니 항공 부품을 만드나? 다양한 종류의 고성능 펌프를 만든다
-      DW(DEATSCHWERKS): 포럼에서 말하는 내용을 보면 최종 보스 같은 기운을 풍긴다. 신뢰받는 회사인 듯하다
-      WALBRO: 저는 처음 듣지만 나름 세계구급 펌프 브랜드라고 한다
브랜드 모델 평균가
($)
출력/LPH
(Liter Per Hour)
기타
AEM 50-1200 E85
50-1000
340LPH E85
$119.98
$93.40
$119.98
320
320
340
펌프만
펌프만
86 전용 키트 포함
Aeromotive 325 Stealth $224.99 325 펌프만
DW
(Deatschwerks)
DW65C
DW300
$149.00
$189.00
265
340
86 전용 키트(1010) 포함
86 전용 키트(1010) 포함
WALBRO 450LPH $96.36 450 펌프만

 

연료펌프

좌측부터 AEM 340LPH, Walbro 450LPH, Deatschwerks DW65C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 외에도 많은 곳에서 연료펌프가 출시되고 있다. 선택권이 굉장히 다양한데, 펌프 자체는 거의 규격품에 가까워서, 장착하기 적당한 사이즈에 기준선을 충족하는 성능을 낸다면 충분할 듯하다. 그래서 저는 브랜드의 독창성보다는 그 연료펌프 브랜드가 이 분야에 정통하냐, 즉 산업군에서 뼈가 굵은 신뢰할 만한 곳인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펌프의 출력에 대해 잠시 고민해봤는데, 어차피 분사량은 ECU에서 조작하고, 제가 과급을 하거나 맵핑을 하는 등 연료 분사량을 늘일 일이 없는 한 순정보다 높은 출력의 것을 장착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 그런데 만고불변의 진리인, 모자란 것 보다 조금이라도 넘치는 것이 낫다 라는 시각에 입각해서 생각해보면 도리어 어느정도 출력에 여유가 있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물건이 없으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고출력 모델들이 존재하니 쓸데없이 고민하게 된다.

결국 순정품보다 조금 더 출력이 높은 정도에서 타협했다.

 

연료필터

86의 연료필터는 사실상 연료펌프와 일체형이다. 연료펌프에 직결하는 일종의 모듈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주유소에서 공급되는 정제된 휘발유를 저장하는 연료탱크에서 혹시나 유입됐을 지 모르는 이물질을 한 번 더 걸러준다는 정도의 의미라 필터 자체의 정화능력은 크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일종의 거름망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면 편할 듯. 거름망이 필터잖아

이런 근본적 역할과 연료펌프의 부품 정도의 포지션이라는 점이 어우러져, 연료 필터만을 단독으로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매뉴얼에도 펌프와 동시에 점검하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 같다.

 

기타 부자재 – 컨버전 or 적용 키트

DW의 9-1010 키트의 구성품. 86과 BRZ용의 연료펌프 부속 키트다

종류가 너무 많아 기타 부자재라는 분류로 묶었다. 여기에는 장착에 필요한 오링O-rings, 컨버터, 전선, 그리고 연료펌프에 적용 가능한 연료필터 등이 포함된다.

예전 어느 포스팅에선가 불만을 토로했던 적이 있는데, 세상에는 표준 규격이 너무 많다. 뭐 산업군이 다양해지고 사용하는 기기 규격도 많은 만큼 이걸 규격화 해서 자원의 소모를 막아보자는 취지인 건 알겠는데, 그래도 너무 많다. USB 인터페이스만 해도 미니A, 미니B, 마이크로, C, A, B 등 거의 10여가지에 육박하니. 그렇다고 특정 차종에 완벽히 맞아떨어지도록 기존 생산품의 금형을 조정하는 것은, 그게 업계 표준이 아닌 바에야 업체 로서도 손해일 것이다.

이런 연유로 발매되는 것이 차종별 적용키트. 오링, 전선뭉치, 각종 보조기구로 구성된 키트로, 이게 있으면 해당 차종에 어느 정도 맞춰 장착이 가능하게 된다.

제가 확인해본 바로는 DW에서는 확실히 여러 차종에 맞춘 장착 키트가 존재한다. 홈페이지에서 차종별로 검색이 가능하니 참고할 것. 86이나 BRZ를 위해서 아예 9-1010 이라는 품번으로 키트만 따로 출시되고 있다. 가격은 홈페이지 기준으로 $39.00. 다른 차종에 적용되는 키트도 있는듯 하니 참고하자.

https://deatschwerks.com/collections/fuel-pumps/

 

이런 고민을 거쳐 제가 구매한 것은 DW의 DW65C 모델. 원활한 장착을 위해 1010 키트가 포함된 것을 샀다. 구매가는 배송비를 포함해서 대략 $189 가량이었다.

 

3. Starvation Door에 대해 Araboja

Verus Engineering에서 출시된 Starvation Door의 앞과 뒷면

구조를 알고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는 품목이다. 이것의 용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연료탱크펌프 뭉치Assay or Assembly의 구조적 이해가 필요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일반적으로 연료탱크 안에 연료펌프가 위치하는데, 안정성이나 구조적 문제 등 모종의 사유로 펌프가 연료탱크 바닥에 바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일종의 통에 담겨 내부에 위치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는데, 아무래도 연료펌프를 품고 있는 통이 일종의 격벽 역할을 하다 보니, 연료가 모자라 연료펌프 뭉치가 완전히 연료에 잠겨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급격한 횡이동으로 연료가 한쪽 방향으로 쏠린다던가 하는 경우 뭉치 내부의 연료가 모자라 펌프가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Starvation Door는 연료펌프 뭉치와 외부인 연료탱크 사이의 통로에 유입만 가능한 일방통행 격벽으로 작용하여, 연료펌프 뭉치 내부에 항상 연료가 남아있도록 함으로써 연료가 모자라 공급이 차단되는 경우를 방지해주는 것이다.

제가 화가 난다고 했던 이유는 매우 단순한데, 환장할 노릇인 것이, 순정 연료펌프 뭉치 내부에는 이 Starvation Door의 장착을 염두에 둔 모든 형태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순정으로 달려 나오지 않았다는 건 원가절감 정도의 이유밖에는 떠오르지 않기 때문인 것.

덕분에 장착을 위해 브라켓을 가공해야 하는 일은 피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이 가시지는 않는다. 그래서 결국 구매하게 됐는데, 이 제품은 수지가 안맞기 때문인지 Verus Engineering 외에는 만드는 곳이 없다. 그 흔한 카피품 하나 보이지 않는다니 별일이다. 그래서 Verus Engineering 홈페이지에서 정가인 $87.95 의 정가를 주고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다. 자기들도 독점인지 아는듯 이 품목은 거의 세일을 하지 않는다.

https://www.verus-engineering.com/shop/a0118a-fuel-starvation-door-brz-frs-gt86-wrx-387?page=2&category=1#attr=

 

Fuel Starvation Door - BRZ/FRS/GT86/WRX

 

www.verus-engineering.com

 

4. 장착은 성가실 뿐 어렵진 않다

이 작업을 진행하기 앞서 제가 크게 참고했던 FT86 SpeedFactory의 영상을 공유한다. 전반적인 작업과정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매우 유용할 것이다.

 

흔히 속도공장이라 부르는 FT86SpeedFactory의 Fuel Starvation Door & 연료펌프 및 필터 설치 설명 영상

필요한 공구

-      10mm 육각 렌치
-      필립스 드라이버(-)
-      튼튼한 재질의 헤라
-      롱노우즈
-      칼 or 줄톱
-      경우에 따라 가스켓 본드 or 실리콘
-      비닐: 바닥에 깔 것, 호스 같은 부품 끝을 감싸줄 것
-      청소를 위한 극세사 천 혹은 잔여물이 남지 않는 티슈
-      섬세한 손놀림
-      강력한 완력

 

이 작업은 몹시 지저분하고 냄새도 많이 난다. 집안을 휘발유 바다로 만들고 싶거나 가스 중독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취미가 없다면 가급적 야외에서 작업하길 추천한다. 더불어 시간이 꽤 소요되니 작업시간을 넉넉히 잡도록 하자.

우선 김장 비닐 같은 것을 한 3개 정도 바닥에 넓게 깔아 두고 시작하길 권한다.

 

운전석 뒤편의 뒷좌석 시트를 분리하자

뒷좌석은 위쪽의 후크를 걸어 아래의 브라켓을 볼트로 고정하는 형태로 부착되어 있다. 연료펌프 뭉치가 들어있는 곳은 운전석 쪽이므로 우선 이를 탈거하자.

작업은 전혀 어렵지 않으므로 육각 렌치를 사용할 줄 알기만 하면 된다. 탈거한 시트와 볼트는 잃어버리지 않게 잘 간수하자.

 

연료탱크 뚜껑을 뜯자

뚜껑을 따면 이런 모양이다

시트를 들어내고 보면 딱 봐도 뭔가 있을 것 같이 생긴 모양이 드러난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고정 볼트 같은 것을 찾을 수 없어 당황할 것이다. 몹시 곤란하게도, 이 연료탱크 뚜껑은 가스켓 본드로 접착되어 있다.

이걸 뜯어내는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헤라든 드라이버든 틈새에 넣을 수 있는 것을 사용하여 완력과 지레의 원리를 이욯하는 것이다. 가스켓 본드의 접착력은 상당히 강력하므로 가급적 금속 재질의 도구를 사용하길 권장한다. 특히 드라이버 같은 것. 어설픈 금속제 물체를 사용했다간 휘어버린 공구를 잡고 오열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점인데, 더불어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이 뚜껑 밑에는 휘발유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연성 물질이다. 스파크가 튈 일이 없도록 조심하자. 폭사하면 안 된다.

 

플라스틱 통의 뚜껑을 돌려 열자

전기 커넥터와 연료 커넥터를 분리한 뒤, 어떻게 잘 열어보자

뜯어낸 뚜껑을 옆에 가만히 놔두고 안을 보면 웬 플라스틱 통이 보일 것이다. 외부 공간과 연료탱크를 격리시키는 일종의 관문 격의 부품으로 보면 되겠다. 이 안에 연료펌프 뭉치가 들어있는 것이다.


뚜껑을 돌려 열기 전에 몇 가지 사전작업을 해야 한다. 분리해야 할 것이 2개 있는데, 하나는 커넥터 인터페이스고 다른 하나는 연료호스다. 커넥터는 요철 부분을 잘 잡고 분리해두면 되는데 문제는 연료호스. 커넥터를 풀면 바로 고여 있는 연료가 흘러내리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야 한다. 주변에 천이나 휴지 같은 것을 깔아 두고, 특히 흘러내린 연료가 전기 커넥터에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분리한 연료호스 커넥터를 감싸 외부 먼지나 이물질이 닿지 않도록 할 비닐봉지도 준비해두면 좋다.

뚜껑을 잘 보면 부품 자체에 화살표 모양의 표기가 되어있고 경우에 따라 매직으로 마킹이 되어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 위치를 잘 기억해두자. 나중에 뚜껑을 닫을 때 적정 토크를 모르겠다면 이를 충분히 잠궜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뚜껑을 여는 방법은 간단하나 실제 작업은 녹록잖다. 중요한 것을 품고 있는 곳이다 보니 굉장히 강하게 잠겨 있기 때문. 경험상 손으로 돌려서 여는 것은 어림없기 때문에 뚜껑 주변의 돌기에 드라이버 같은 것을 대고 재주껏 돌려 열자. 힘을 잘못 주면 돌기가 부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파손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조금이나마 따스한 실온의 공간에서 작업하길 추천한다.

 

연료펌프 뭉치를 들어내자

바닥에 흥건한 휘발유가 보이는가?

이제 어려운 부분은 거의 끝났다. 연료펌프 뭉치를 살며시 들어 꺼내면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연료펌프 뭉치가 일종의 격벽 역할을 하므로 안에 연료가 고여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턱대고 위로 쑥 뽑아 올리면 휘발유 바다가 되기 십상이므로, 살살 들어올리며 흔들어 안에 휘발유가 고였는지 확인해보며 꺼내야 한다. 잘 기울여서 남아있는 휘발유를 떨어내도록 하자.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료펌프 뭉치를 꺼내면 휘발유가 뚝뚝 떨어질 것이다. 빠르게 아까 바닥에 비닐을 깔아 둔 곳으로 옮기자.

 

좀 닦아주고 이물질도 제거하면서 분해하자

정말 너무 당황했다

위판을 뜯어내고 연료펌프 뭉치의 안쪽을 살펴보다가 뭔가 검은 것들이 잔뜩 있어서 몹시 놀랐다. 혹시 이게 전기형 리콜 사태의 원인이었던 그 실리콘 조각들인가. 만져보니 딱딱하다. 조금 고민하다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예전에 날이 몹시 추웠던 어느 날, 제리캔으로 기름 넣다가 플라스틱 소재의 자바라가 오도독 부러진 적이 있었는데 그 조각들이었던 것. 별 일이 아니라 다행이다. 아니 이거 큰일날 뻔한 거 아니냐

연료펌프 뭉치는 스프링과 쇳대 정도로 고정되어 있어 분해하는 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단, 꺼내서 보면 확인 가능하듯 각종 전선이 연결되어 있으니 혹여나 끊기는 일이 없도록 매우 조심하자. 하나라도 찢어지거나 끊어지는 날엔…. 연료펌프 뭉치의 품번은 SU003-04154 고 가격은 외국 기준으로 $410 정도 한다. 파이팅이다.

기왕 꺼낸 거 언제 볼지 모르니 잘 닦아주자!

 

Starvation Door 는 그냥 꽂아주면 된다

저 고무가 있는 부분이 벽에 닿게 잘 꽂아주면 된다. 꽂을 자리를 보며 잠시 분노하는 것도 잊지 말자

연료펌프가 있는 위쪽 뭉치를 들어내고 아래쪽을 보면, 뭔가를 꽂으라는 듯 2개의 홈이 정갈하게 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토요타, 돈이 아까웠냐. Starvation Door는 여기에 그냥 꽂아 넣기만 하면 된다.

어려울 것은 없으나 방향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Starvation Door를 살펴보면 한쪽은 밋밋하고 다른 쪽은 고무 패킹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벽과 맞닿는 부분이 바로 고무 패킹이 있는 부분이다. 들어온 연료가 밖으로 안 나가게 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롱노우즈로 잡아서 조심히 장착해주자. 이제 급격한 횡이동을 할 일이 있을 때 갑작스레 퓨얼컷이 걸려 쿨럭대는 일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연료펌프를 교체하자

이게 웬 난장판인가 싶겠지만, 곧 이리 될 것이다

이제 드디어 본 게임, 연료펌프 교체의 시간이다. 필터까지 한방에 진행되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자.

먼저 요철 구조로 물려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지지대 같은 것을 떼어내자. 플라스틱 어디?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검은 솜주머니 같은 필터가 연결되어 있는 그 부분이다. 이게 활성탄 같은 게 들어서 검은 건지, 아니면 제 경우 박살난 제리캔 자바라 파편의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제발 원래 검은 거였다고 말해달라. 어쨌든, 이 클립이 붙들고 있는 부분은 총 5군데다. 맨손으로 한 번에 떼어내려 하면 힘드니 도구를 사용하라. 저는 한 15분 정도 이 부분을 잡고 씩씩댔던 것 같다.

Deatschwerks DW65C와 순정 연료펌프 및 연료필터, 구성품 비교. 검은 것이 순정 연료필터 일체형 고정 클립이다

이 연료필터 일체형 클립을 제거하면 이제 연료펌프를 뽑을 수 있다. 흔들면 떨어질 것처럼 생겨서 꽤나 강하게 고정되어 있어 이를 뽑아내는데 애를 좀 먹을 것이다. 주변의 부품들이 플라스틱이라는 걸 잊지 말고. 어떻게든 살살 구슬려 잘 뽑아보도록 하자. 아, 확 잡아 뽑으면 안 된다. 연료펌프의 상단에는 전선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전선 하네스까지 뽑으면, 드디어 기존 연료펌프를 완전히 분리해낼 수 있다.

이 부분이 필요할 것이다. 과감하게 잘라버리자

펌프의 생김새나 구조를 보면 연료필터가 달려있는 플라스틱 클립이 사실상 펌프를 연료펌프 뭉치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칼을 쓸 일이 생기는데, 제가 그러했듯 아마도 여러분이 구매한 펌프는 순정품과 모양부터 상이하기 때문에 기존 부착방법 그대로 연결시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터가 있는 부분 옆의 2점식 클립 부분을 잘라내 이식해야 한다. 경질 플라스틱에 가까우므로 칼보다는 줄톱을 이용하는 편이 편하다. 저는 줄톱이 없는 환경이었기에 씩씩대며 커터칼로 한참 씨름해야 했다.

연료펌프를 교체하여 장착하기 전에 해야 할 것 중 하나는 흡입구와 분사구의 실리콘 마개를 뽑는 것이다. 의외로 이걸 안하시는 분들이 많다…. DW 제품의 연료필터는 순정품의 그것과 달리 아래쪽의 흡입구에 바로 꽂아 고정하는 방식인데, 실리콘 마개가 얇아서 좀 강하게 힘을 주면 이게 꽂힌다. …설마 그럴 분이 없으리라 믿지만, 혹시 몰라 언급한다.

사람 헷갈리게 하는 부품이다. 응징의 의미로 분리수거 통에 버려주자. 왼쪽이 DW65c, 오른쪽이 순정 펌프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긴 한데, 아마도 이 시점에서 당황스러울 것이다. 순정 연료펌프의 분출구 끝부분에는 부속으로 흰색 플라스틱 링이 꽂혀 있는데, DW 연료펌프의 경우 이게 안 들어갈 것이다. 과감히 버리자. 대신 키트에 포함된 오링 3개를 잘 꽂아서 우겨 넣어 보자. 한번 장착을 시도해보면 왜 ‘우겨’넣는지 이해될 것이다. 그리고 왜 이 친구들이 실리콘 윤활제를 넣어줬는지도. 잘 발라서 잘 껴보도록 하자. 행운을 빈다. 아, 그 전에 역시 키트에 포함되어 있는 교체용 전선 뭉치 연결하는 것 잊지 마시고.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다

잘 조여주자. 우측은 약간 극단적인 마감의 예시다

자,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남는 부품이 없기를 기도하며 조립하고, 연료펌프 뭉치를 다시 조심히 넣어주고, 뚜껑도 잘 돌려서 원래 있었던 위치에 맞춰 잠근 뒤, 분리했던 커넥터와 호스를 연결해주면 끝이다.

지레의 원리를 이용해 뜯었던 연료탱크 뚜껑을 붙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인데, 일단 원래 발라져 있던 가스켓 본드가 살아있으면 열을 조금 가해서 눌러 붙여주는 방법이 있다. 다만 아래에 막대한 양의 휘발유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게 무섭다면 가스켓 본드를 추가로 발라서 접착을 시도하거나, 아니면 실리콘을 바르는 방법도 있다.

제 경우에는 좀 극단적이긴 한데, 어차피 방진패드를 발라버릴 생각이어서 살짝 열처리 후 겉을 방진패드로 발라버렸다.

 

5. 변화가 느껴지지 않아야 정상일지도

이렇게 연료펌프와 연료필터 교체를 마무리 지었다. 혹여나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시동을 켠 뒤 변화가 없음을 느끼고 실망하는 경우가 있을지 몰라 미리 말씀드리면, 연료 흐름의 양은 ECU에서 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맵핑을 하거나 뭐 그런 경우가 아니면 체감할 수 없다…. 앞서 제가 연료펌프 출력에 대해 고민할 때 얘기했던 것이 이것이다. 혹여나 나중에 맵핑이나 과급 등의 연료 사용량이 달라질 수 있는 종류의 튜닝을 한다면 이를 대비해서 고출력의 연료펌프를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Starvation Door의 경우 확실히 효과가 느껴지는 것 같다. 특히 드리프트 할 때, 순정 상태에서는 가끔 시동이 꺼지는 일도 벌어졌는데 Starvation Door를 설치하고 나서는 그런 일이 발생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효과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데서 흐뭇하기도 하고, 이런 단순하고 간단한 걸 준비는 다 해놓고 결국 적용하지 않았다는 데서 토요타에 대한 분노도 치솟는다.

연료펌프와 연료필터 교체의 경우, 사실 이상이 없다면 하지 않아도 무방한 것이다. 매뉴얼에서도 점검 권장 정도로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니. 하지만 혹시 모르니,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저는 마음의 짐을 덜어내 상쾌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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