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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가속 페달 스페이서 장착 DIY – 나도 할 수 있을까, 힐 앤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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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랜덤 입니다.

환경엔 적응하기 나름이라는 속설을 믿고 난방을 안틀고 있었는데 몹시 춥군요.... 추우니까 난방 올려야지 라는 생각이 안들고 아 왜이렇게 춥지 하는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난방을 평소에 안틀어서 그런가, 미련하기 짝이 없군요.

다행히 감기는 안걸렸습니다. 요즘 주민 단톡방에서 난방비로 설왕설래가 잦은 걸 보니 괜히 틀기 망설여지는데, 이러다가 자다 동사하는게 아닐까 싶어 오늘 부터는 아끼지 않으려구요.

여러분도 미련한 짓은 하지 마세요.... 아, 저만 미련했군요....

 

86 가속 페달 스페이서 장착 DIY – 나도 할 수 있을까, 힐 앤 토
86 Throttle Pedal Spacer Installation DIY – Hill and Toe, Toe and Hill

 

1. 힐 앤 토가 무서운 사람

힐 앤 토는 수동 차량을 모는 사람으로서의 로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저도 꼬꼬마 시절 이니셜 D 같은 유해매체 것을 보며 현란한 발 놀림에 넋을 일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수동 차량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막상 수동차를 타니 이걸 연습할 수가 없다. 서킷에서는 달려야지, 도로에서는 사고 날까 무서워서 못해, 정차 중에 연습하면 기름 아까워, 세워놓고 하자니 하기 싫어, 집에서 하자니 시뮬레이션도 없고 허공에 발길질하기 우스워, 뭐 이런 갖가지 핑계로 점점 멀어져만 갔다. 이거 못한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그냥 가슴에만 선망으로 담아두고 잊혀 지나 했다.

 

2. 그런데 뭔가를 발견했습니다

하릴 없이 웹서핑 하던 도중 뭔가를 발견했다. 아니 그러니까 아이쇼핑 좀 그만 하라고 이게 뭔고 하니, 베루스Verus Engineering가속 페달 스페이서 Throttle Pedal Spacer 라는 물건이다.

https://www.verus-engineering.com/shop/throttle-pedal-spacer-brz-frs-gt86-380?page=2&category=1#attr=42,212

 

Throttle Pedal Spacer -  BRZ/FRS/GT86

 

www.verus-engineering.com

 

업체의 설명에 의하면 왼쪽으로 조금 튀어나온 가속 페달 커버는 힐 앤 토에 미미한 도움이 될 뿐이지만, 이 제품을 장착하면 위치상 엄청난 도움이 된다 한다. 업체의 사족에 의하면 이걸 다는 것 보다 더 쉽게 힐 앤 토를 시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없을 거라고.

 

설명을 요약하면

-      페달이 15-20mm 정도 브레이크 페달 쪽으로 이동
-      가속 페달을 운전자 쪽으로 25mm 더 가까이 이동
-      상하로 8.75mm가량 가속 페달의 위치를 조정 가능

 

이 설명을 상쾌한 원어로 직접 들어보도록 하자.

 

다들 영어 하시죠? 자막 필요 없죠?

가격은 좀 높은데, 별로 안 커 보이는 알루미늄 덩어리가 $124.95나 한다. 과연 이게 제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지만, 정신 차리고 보니 물건은 배송 중이었다.

 

3. 구성이 꽤나 알차다

그렇게 좀 기다리다 물건을 받아서 뜯어봤는데, 내용물이 생각보다 알차다.

렌치와 비트는 별매다

구성품은 이렇다

-      Velox (Verus Engineering의 부품 작동 분류에 따른 서브 브랜딩) 가속 페달 스페이서
-      페달 스토퍼: 앞으로 25mm 나오는 만큼, 밑에서도 받쳐 주기 위한 대체부품
-      스페이서 고정용 너트&볼트 2조
-      스티커

 

스티커야 뭐 그렇다 쳐도, 페달 스토퍼는 꽤 사려 깊은 물건이다. 86은 전자식 스로틀을 적용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가속 페달 뭉치가 부실하다. 이걸 있는 힘껏 밟았을 때 부러지기라도 하면…. 상상만 했는데도 너무 끔찍하다. 잠시 옷 좀 갈아입고 오겠다.

 

4. 붙이자

준비물

-      10mm 육각 렌치. 깊고 길수록 좋다
-      조명. 없다면 빠르게 적외선 시야Infravision를 익히도록 하자
-      오래 숙이고 있을 수 있는 비굴한 허리

 

장착은 허리만 버텨준다면 매우 간단하다. 위에서 소개한 FT86 SpeedFactory의 상품 소개 영상에서 장착법도 보여주니 참고하도록 하자.

 

가속 페달을 분리하자

빨간 색으로 표기한 3군데를 손봐줘야 한다. 왼쪽 아래는 이 차를 조립한 사람의 흔적인 것 같다

페달을 떼어 내다니 이게 무슨 소린가 싶을 수 있는데, 앞서 말했듯 86의 가속 페달은 전자식이다. 더불어 이 스페이서는 차체와 페달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는 물건이니 당연히 떼어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므로 이것만 끝내면 일사천리로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

먼저 윗부분의 전선 커넥터를 제거해야 한다. 산업 표준 규격이지만 위치가 위치인지라 몹시 힘들다. 고되다고 손톱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자. 빡침을 감쇄하는 효과가 있다.

그 다음은 너트인데, 좌상단과 우하단 총 2개가 존재한다. 차체에 고정된 볼트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라 깊은 6각 비트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렌치를 사용할 수는 있을 것인데, 좌우로 움직일 공간이 협소하여 가급적 라쳇이 있는 렌치를 사용하길 권한다. 고정 강도는 강하지 않으니 쉽게 분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간단히 가속 페달을 떼어낼 수 있다. 너트는 다시 사용할 것이므로 잘 간수하도록 하자. 잃어버리면 큰일난다.

제가 티셔츠 한 장과 35분을 소모했다는 건 굳이 언급하도록 하겠다.

떼어내고 나면 대체 내가 뭘 하고 있나 회의감이 들 것이다

 

스페이서에 볼트를 넣고 가로 위치를 잡자

볼트를 거꾸로 넣으면 안된다
거기에 이렇게 꽂아서 저렇게 조이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가속 페달 스페이서는 가로와 세로 두 방향으로 움직여 가속 페달의 최종 고정 위치를 지정할 수 있다. 이 단계부터 그 위치 선정이 시작된다.

스페이서의 뒷면을 보면 세로 홈이 2개 파여 있는데, 여기에 동봉된 볼트를 꽂아주자. 볼트의 나사산이 운전자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꽂으면 된다. 그리고 이걸 그대로 원래 가속 페달이 달려 있었던 볼트에 꽂아주면 된다. 꽂는 구멍은 가로 홈이다.

아까 가속 페달을 고정하고 있던 너트를 차체 볼트에 조금 조이고 가로 위치를 잡아보자. 나중에 언제든지 수정이 가능하니 대략적으로만 잡으면 될 것이다. 저는 극단적인 걸 좋아해서 맨 왼쪽으로 위치시켰다.

 

스페이서에 페달을 달자

전선 커넥터를 잊지 말자

이제 본인 쪽을 바라보는 볼트 2개가 보일 것이다. 여기에 처음에 달려있었던 것처럼 가속 페달을 장착하면 된다. 기존 너트를 스페이서 고정에 사용했으므로 여기에 사용할 너트는 제품에 동봉되어 있던 것이다.

여기서 아까와 마찬가지로 가속 페달의 세로 위치를 정해야 하는데, 역시 너트를 조금 조인 상태에서 움직이면 위치 잡기가 수월하다.

스페이서 장착이 끝났으면 방심하지 말고 위쪽의 전선 커넥터를 다시 연결하도록 하자. 이걸 잊어버리면 있다가 스로틀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절망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스토퍼를 바꿔 끼우자

어떻게 잘 잡아서 돌리면 빠진다

이 제품은 가속 페달의 위치를 운전자 측으로 25mm 이동시킨다고 얘기했었다. 그만큼 페달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즉슨, 뒤에서 받쳐줄 스토퍼도 앞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이제 제품에 동봉되어 있던 스토퍼를 갈아 끼우면 된다.

스토퍼 분리는 매우 간단한데, 스토퍼 자체가 일종의 볼트이므로 힘을 주어 왼쪽으로 돌리자. 꽤나 여러 번 돌린 뒤 스토퍼가 데굴데굴 굴러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좀 더 거대하고 묵직한 새로 만난 스토퍼를 끼우면 된다.

 

축하한다. 이제 장착이 끝났다.

 

5.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장락 전 후 비교. 좌측이 전, 우측이 후

1cm, 2cm 정도는 그렇게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저도 뭐 그 정도 가지고 얼마나 체감이 되겠느냐 싶었는데, 이건 엄청난 차이였다.

스페이서를 장착하고 나서 처음 운전을 한 게 출근이었는데, 익숙했던 대로 페달을 밟으려다 허공에 발길질을 하고 말았다. 오른쪽이 텅 비어 있었다. 허허. 그렇게 어이없어 하며 출근하면서 한 6번 정도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는 섬뜩한 경험을 했다. 어허허. 고작 20mm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익숙해지기까지 한 이틀 정도 걸렸던 듯하다.

 

몸으로 느낀 차이점

-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의 높이가 같아졌다. 몸 쪽으로 25mm 이동한다는 게 이런 의미였군. 왼쪽으로 이동한 데다가 높이가 같아졌으니 자연스레 헷갈릴 수밖에 없다. 힐 앤 토에 익숙해지면 또 다르겠지만, 높이가 같으니 되려 뒤꿈치로 가속 페달을 밟기엔 좀 불편한 듯한 느낌이다

-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이 매우 가까워졌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페달 간의 간격이 2cm가량밖에 안된다. 빨리 익숙해지지 않으면 큰일날 것이다. 여기서 오는 장점은 발목을 격렬하게 틀지 않아도 힐 앤 토를 시전할 수 있다는 편안함. 이니셜 D에서 보는 것 같이 부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발목을 꺾지 않아도 충분히 편한 자세에서 힐 앤 토가 가능해진다

-      가속 페달이 밑으로 내려왔다. 말인 즉슨, 위에서 언급한 각도와 더불어 힐 앤 토 시전 시 발이 딛는 위치가 안정적이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높이가 같았다면 가속 페달이 발 중간의 오목한 부분에 닿을 것을 뒤꿈치로 밟을 수 있게 해준다

장착하면 브레이크와 악셀이 몹시 친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가 가까워진 만큼 운전할 때 다리의 이동거리가 줄어들어 피곤함이 덜해지는 부수효과가 있다. 아…. 생각해보니 그만큼 안 움직여서 운동량이 부족해진다는 얘기도 되는 것 같다. 살이 찌려나.

왠지 발목의 건강을 지키게 된 느낌이다. 시간이 좀 걸리고 위험한 고비도 넘겨야 하겠지만 상당히 괜찮은 물건임은 틀림없다. 힐 앤 토는 언제쯤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려나. 설치하고 나서도 아직까지 노력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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