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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후방 카메라 DIY (2/2) – 너에게 뒤에도 눈을 달아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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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방 카메라 DIY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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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7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후방 카메라 DIY (1/2) – 너에게 뒤에도 눈을 달아주고 싶었다
    - 2018/02/07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후방 카메라 DIY (2/2) – 너에게 뒤에도 눈을 달아주고 싶었다

+ 안녕하세요,

분량 조절에 실패하여 두번째 글을 쓰고 있는 김랜덤 입니다.

한 포스트가 너무 길면 저도 쓰는데 지치고 읽는 사람도 진이 빠지더군요... 그래서 부득이 1부 2부로 나누어 올려 봅니다.

그러면 쓰던 이야기를 계속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86 후방 카메라 DIY – 너에게 뒤에도 눈을 달아주고 싶었다

86 Reverse Camera DIY – Want to make you as Argos


5. 작업 재개!

오자마자 작업을 재개했다. 어느 정도 흐름이 남아있을 때 바로 해치워버리는게 좋겠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파멸을 좋아하는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

+ 수명... 아니, 짧은 트리거 선을 연장하자

절치부심하며 얻어온 전선을 꺼내들었다. 일단 카메라 선 옆에 달려 있는 트리거 선을 연장할 셈이었다.

여기 보이는 빨간 선이 트리거 선이고 이걸 추가 케이블을 연결하여 늘여 놓았다


이 내용은 카메라의 기종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니 유념하여 읽도록 하자. Koory님 블로그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에 따르면 한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애프터 마켓 후방 카메라는 별도의 트리거 선 없이 카메라 신호가 들어가면 자동으로 전력을 공급하나, 제가 구매한 것과 같이 대륙산이나 일부 유럽산 제품들 같은 경우는 별도로 신호가 들어간다는 것을 입력해주는 트리거 라인이 존재한다고 한다. 참으로 어려운 것을 구매한 셈이다. 참고로 위에 동영상을 첨부한 호주의 Carbon Car System에서 판매중인 후방 카메라는 트리거 선이 없는 모델이다.

선을 연장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두 케이블의 끝을 잘라 잘 꼰 다음, 작업의 여유가 있다면 납땜을 하고 아니면 잘 갈무리 한다. 그리고 수축 튜브나 절연 테이프로 칭칭 감아주면 되는 것이다. 서로 떨어지지 않게 단단하게 감아주는 것이 포인트다. 자칫하면 재작업을 해야 하는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 이 짓을 또

저는 어느 정도 마진을 둬서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편이라 1.5미터 길이의 선을 연결했는데, 작업 해보니 1미터 정도의 선이면 충분할 듯 싶다. 실측은 하지 않았으니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다.

+ 카메라쪽 RCA 단자에 케이블을 연결하자

제가 구매한 타입은 카메라에서 바로 케이블과 전원선이 나오는 타입이 아니고, 어느 정도의 선이 나오고 단자로 연결해줘야 하는 쓸데 없이 복잡한 타입이다. 설계한 사람의 의도가 있을 터이나 별로 공감하고 싶지 않다. 이중 작업을 하게 만들다니... 무릇 기계류는 같은 기능을 지닐 때 그 구조가 단순하면 단순할수록 뛰어나다는 것이 중론 아니던가. 저는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분들은 꼭 설치하기 편리한 놈을 구매하시길 기원한다.

하지만 이 구조의 덕을 볼 일이 있었으니, 바로 트렁크와 트렁크 패널을 이어주는 케이블 통로 고무 덕트를 뜯고 케이블을 연결 할 때였다. RCA 단자의 크고 훌륭한 형태 때문에 트렁크 구멍 사이에 손을 넣어 이를 찾아내기가 수월했던 것이다.

저 아래 구멍을 통해 트렁크 가니시에 있는 단자까지 선을 뽑아 주도록 하자

단자끼리 연결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지만 그 배선의 통로를 잡는 것이 문제가 된다. 케이블은 어찌됐든 차체 안으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트렁크 패널에서 트렁크 내부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미 트렁크 잠금쇠 뭉치나 개폐 스위치가 연결되어 있는 통로가 있으니 그 통로를 사용하면 된다. 말은 쉬우니 지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트렁크를 열고 왼쪽 아래를 보면 고무로 된 부트가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쪽으로 케이블을 이어줘야 하므로 일단 사정 없이 고무 부트를 빼주도록 하자. 경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나중에 강력한 손가락의 힘이 있다면 쉽게 껴넣을 수 있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말자.

고무 부트를 빼냈다면 뭔가 앙상한 케이블 하나가 트렁크 패널 안으로 들어가 있는 구멍이 드러난다. 그 쪽으로 케이블을 통과시켜 카메라에서 나오는 RCA 단자와 연결시키면 된다. 전원선도 마찬가지다. , 아까 육각 너트를 푸는 과정에서 설명했듯 이 트렁크 패널 사이의 공간이 매우 좁으므로 고생을 좀 할 수 있다. 포기하면 설치비 10만원이라는 각오로 설치에 임하도록 하자.

이렇게 조금만 애를 쓰면 겨드랑이가 축축해 질 때 즈음 하여 전원선과 카메라 케이블을 트렁크 패널 사이로 뽑아낼 수 있다. 가뿐하게 연결해주도록 하자!

+ 뜯어낸 부분을 다시 조립해주자

이 이후의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트렁크를 조금 더 난잡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지금까지 어지른 것들을 조금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 트렁크 가니쉬에서 뽑아낸 7개의 너트들과 트렁크 내장재, 그리고 플라스틱 핀들을 조립해주도록 하자.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므로 쉬이 하실 수 있을 것이다.

+ 고무 부트로 케이블을 넣...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다

DIY 하시는 분들의 후기를 보면 굉장히 높은 빈도와 확률로 작성되어 있는 문장이 있는데,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짓이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십분 공감한다 아마도 작업하며 맞딱뜨린 수많은 어려움 때문이 아닌가 조심스레 짐작해 본다.

일단 작업 자체를 설명하자면 고무 부트 안쪽으로 전원선과 카메라 케이블, 그리고 연장한 트리거 선을 집어 넣어 자연스럽게 선들을 트렁크 안쪽으로 빼주는 작업이다. 이 간단한 작업을 너무나도 어렵게 만들었던 것은 바로 그 빌어먹을 RCA 케이블 단자다. 너무나도 뚱뚱하여 고무 부트 안으로 들어가질 않았던 것이다. 마치 스키니 진에 다리를 쑤셔 넣기 위해 노력하는 저를 보는 것만 같았다.

여러 번 시도를 해보았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어 저는 다소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야 마는데, 단자 부분을 잘라내고 나중에 다시 연결하기로 한 것이다. 죽어라 케이블, 죽어!

저주 받을 RCA 단자와 트리거 케이블. 이 순간 세상에서 제일 미웠다


설계자를 저주하며 케이블을 잘라내니 3개의 선이 보인다. 물론 이쯤 되면 한숨을 푹 쉬게 되겠지만, 마음을 조금 추스리도록 하자. 어찌됐든 케이블을 고무 부츠 안에 넣어줄 준비는 된 것이다.

약간의 팁을 첨부하자면, 케이블들을 절연 테이프로 서로 붙여 놓으면 고무 부트 안으로 쑤셔 넣는 작업을 한 번만 진행해도 되므로 참고하도록 하자.

그래도 고무 부트 안으로 케이블을 쑤셔 넣는 작업은 고되다. 고무 부트 자체가 주름 튜브 형태라 케이블이 여기저기 걸리기 일수고, 안에 들어있는 케이블 자체가 굵어 선을 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는 Carbon Car System의 동영상을 참고하여 약간의 꼼수를 쓰기로 했다. 바로 케이블 타이를 사용하는 방법인데, 케이블 타이의 헤드 부분을 잘라내고 거기에 전선들을 테이핑 하여 고무 부트를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역시 인간은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케이블 타이 끝에 선을 연결해서고무 부트 안으로 넣으면쉽게 빼낼 수 있다


l  케이블을 고무 부츠 내부로 통과시키기 위한 약간의 팁
 선을 고무 부트로 넣기 힘들 경우, 카메라 선의 RCA 단자 헤드를 잘라서 통과시킨 후 다시 이어주면 수명을 보존할 수 있다
- 선들을 모아 절연 테이프로 임시 테이핑을 해주면 한 번에 선을 뺄 수 있다
- 고무 부트로 선을 넣기 힘들 경우 큰 사이즈 케이블 타이의 헤드 부분을 잘라내고 거기에 모은 선의 끝을 연결해주면 비교적 집어 넣기 수월해진다

, 이렇게 하면 드디어 케이블들이 고무 부트로 예쁘게 들어와 트렁크 내부에서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거의 반 정도는 완성된 셈이다. 고생 많았다

작업이 끝났다면 고무 부트를 원상 복구 시키도록 하자


+ 내장재를 뜯고 케이블들의 위치를 잡아주자

트렁크 내장재는 간단하게 뜯어낼 수 있다. 문명의 상징 플라스틱 빠루 도구를 통해 이제는 익숙할 플라스틱 고정 핀들을 뜯어주자. 왼쪽 부분만 건드리면 되기 때문에 왼쪽에 있는 핀 몇 개만 뜯어주면 된다. 만약 정말 귀찮고 손을 쑤셔넣어 충분히 해치울 수 있다고 생각된다면 그냥 뜯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그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케이블의 위치를 잡아주고 고정하는 일이다. 와인딩 도중 트렁크에서 얇고 긴 마치 무엇같......아니다 무언가가 트렁크 벽을 텅 텅 치며 잡소리를 내는 것을 선호하는 기묘한 취향의 소유자가 없길 바란다. 여튼 트렁크 윗면과 옆면의 배선들을 잘 살펴보고 어디에 매두면 좋을지 각자 고민해보도록 하자. 저는 별도로 바인더 같은 것을 하나 구하여 그것으로 선을 고정시켰다.

+ 전원과 접지선, 트리거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데...!

앞서 언급했던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이 다가온다. 이제 거의 마무리에 다다랐다. 이 부분만 지나면 쉬울 것이니 잠시 지친 몸을 추스리고 심호흡을 하자. 그리고 침대에 누우면 영원히 작업은 미완 상태로 남을 것이다

언급했던 Koory님의 블로그를 보면 전원과 트리거 케이블은 트렁크 잠금장치 커버를 뜯고 나오는 케이블들 중 후진등 선인 녹색 선에, 접지는 차체나 녹색 선 옆에 있는 회색 선에 연결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지금까지 몇 번의 전선 연결 작업을 거쳐온 여러분은 하 이거 후카 설치 뭐 별거 없구만 이라며 콧방귀를 탕탕 뀌실 수 있다. 하지만 제가 맞딱뜨린 정말 놀라운 사실을 보시면 금방 측은함으로 가득 찬 눈빛을 하시거나 본인이 세상에서 제일 가는 비극의 주인공처럼 느껴지실 수 있다.

개같은 마법같은 순간을 제공할 사진을 지금 여기 공개한다.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흔적도 없다


, 녹색 선이 없다. 정말 신기하지 않은가? 이런 개같은 토요타 놈들이  그 자리는 붉고 노랗고 흰 선 4개가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 행운 담당자 직책은 공석이 분명하다

거의 공황장애가 올 뻔한 마법같은 순간을 겪고 나서 머릿 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 지금이라도 카메라를 뽑아야 하나 부터 시작해서... 하지만 지금까지 겪어 왔던 수많은 좌절들이 저에게 이 정도의 사태는 일도 아니라고 속삭였다. 니들이 저에 대해 뭘 알아! 곧 침착함을 되찾고 재빨리 86 BRZ의 배선도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큰 좌절에 빠져들었다. 내가 찾는 부위를 찾기 어려웠을 뿐더러 봐도 뭔 소린지 이게 맞는지 모르겠더라. 페이스리프트 이전 버전이나 BRZ의 선재는 페이스 리프트 버전인 지금의 차와 배선 색이 다르더라... 혹시 배선도 보고 여러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이 점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다.

결국 망연자실한 상태가 되어 실패의 쓴 맛을 곰씹으며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다. 저 빨간 선이 두 개고 Koory님 블로그의 사진과 같은 위치에 있는 걸 보니 양쪽 다 이어지는 후진등 같은데 저거라도 잘라서 이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제게는 테스터가 없어서 어떤 선이 어느 때 들어오는지 찍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의미 없이 트렁크 연결부의 케이블에 붙어있던 완충용 스펀지를 뜯던 도중 뭔가가 제 눈에 들어왔다. 찬란하게 빛나는 그것은 제가 그토록 찾기를 갈망하던 녹색과 회색 선이었다...!

사람을 가지고 노는 듯한 토요타의 재치. 하하하하!


역시 사람 죽으란 법은 없구나 싶었다. 사실 위치가 다른 만큼 신중을 기해 테스터를 찍어보든 다른 선을 따든 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러기엔 제 멘탈은 마치 쿠크다스 마냥 바스라지기 직전의 상태였다. 그래서 그냥 덥썩 잡고 잘라서 선들을 이어 붙였다. 착한 DIY러 분들은 따라하지 말자

작업을 마무리하고 테스트하며 안 사실이지만 그 선이 제가 찾던 선이 맞았다. 이걸 작업 마무리 후 알았다는 데서 상당히 문제가 있다 이 지긋지긋한 트렁크에서의 좌절스러운 작업을 마무리ㅊ  지은 것은 작업을 재개한 지 3시간 만의 일이었다.

+ 뒷좌석에서 센터페시아 쪽으로 카메라 선을 빼자

이제 남은 일은 매우 간단한 설치 작업과 한 번의 전선 연결 작업 뿐이다. 드디어 이 젠장할 작업도 막바지다.

여기까지 무사휘 진행하셨다면 수고했다는 의미로 여러분이 누우면 이 DIY가 끝나지 않으니 뒷좌석을 앞으로 눕혀주자. 그리고 카메라 연결선을 운전석 쪽으로 빼주자. 사실 여기서 빼는 방향은 운전석이든 조수석이든 어차피 헤드 유닛으로 선을 이어줘야 하기 때문에 똑같다. 단지 케이블이 운전석 쪽으로 나왔기 때문에 저는 작업의 편의성을 위해 운전석 쪽을 사용한 것이므로, 만약 조수석으로 빼고 싶으신 분들은 그렇게 해도 된다. 약간 선 연결이 길어지는 것 외에는 이하의 모든 과정이 동일하다.

뒷좌석에서 빼낸 케이블을 가지런히 갈무리 하도록 하자


여기서 해야 할 것은 경건한 마음가짐과 침착함으로 열쇠 작업용 플라스틱 헤라를 사용하여 케이블을 C필러와 뒷좌석 사이의 공간에 꼼꼼히 쑤셔 넣는 것이다. 열쇠에서 벗어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여러분, 공구를 꼭 사도록 하자. 최대한 사이의 공간으로 잘 들어가게 플라스틱 헤라로 꾹꾹 쑤셔 넣어주고, 선은 안전벨트의 뒷쪽으로 빼도록 하자. 안전벨트는 위쪽에서 들어가고 나오므로 이동의 간섭을 받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케이블을 C필러의 플라스틱 트림 아래로 넣으며 문 앞까지 도달했다면 약간의 막막함을 느낄 것이다. 이걸 어찌 보이지 않게 돌려 넣는단 말인가. 차라리 블랙박스 DIY 할 때처럼 윗쪽으로 빼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걱정 말라 여러분. 다 방법이 있어 이 길로 인도했던 것이다.

이렇게 하얀 가이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도어 스탭 옆의 플라스틱 트림인데, 이 것의 실내쪽에 손을 넣어 더듬더듬 해보면 실내 카펫과 트림 사이에 약간의 들뜬 공간이 있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찾는 포인트다. 트림을 잡고 엠지 손가락을 넣어 젠틀하게, 하지만 사정 없이 윗쪽으로 당겨주도록 하자. 플라스틱 클립으로 고정된 이 친구는 여러분에게 고강도의 저항을 하겠지만 결국 뜯겨 나오게 되어 있다! 과연, 86 DIY에 최적화된 차차량이라, 어찌 보면 슬픈 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이다.

이 플라스틱 패널을 뜯어내면 안쪽에 웬 흰색 가이드가 운전석까지 죽 둘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 원래 무언가 선재가 들어있어야 하는 곳이다. 유투브 동영상들을 보면 여기에 뭔가 선들이 들어있던데 아무 것도 없이 비어있는 것을 보니 조수석 쪽으로 뺐거나 무언가가 장착되지 않은 것이리라. 어찌 됐든 이는 여러분이 이 베이를 사용하여 더 깔끔하게 케이블의 연결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잠시 축성의 말을 읊조리고 이쪽으로 케이블을 드리우도록 하자.

그렇게 운전석 레그룸 까지 케이블을 인도하면 본넷 개폐 레버가 있는 곳 까지 도달하는데, 여기서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첫번째는 귀찮지만 본넷 개폐 레버 트림까지 뜯어버리고 선을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이고, 두번째는 그냥 지금까지 했던 것 처럼 플라스틱 트림 아랫쪽으로 케이블을 쑤셔 넣는 방법이다. 어느 방향으로 진행해도 무방하지만 저는 좀 더 깔끔한 선 정리를 위해 첫번째 방법을 사용했다.

이 트림도 잡고 힘을 좀 주면이런 식으로 앞쪽 커버도 뜯을 수 있다


이제 카메라 케이블을 앞쪽으로 빼는 작업이 끝났다. 진짜 거의 다 온 것이다! 담배라도 한 대 피면서 잠시 한 숨 돌리고 오도록 하자. 물론 그 전에 아까 뜯었던 사이드 스탭 부분의 플라스틱 트림은 원상복구 시켜 놓아야 한다. 한참 달리다가 발견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란다 없을 것 같지만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 카더라

+ 헤드 유닛에 카메라를 연결하자!

빠휘날리, 마지막 단계의 작업이다. 이제 헤드 유닛에 카메라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사실 이렇게 보면 저도 뭐가 뭔지 잘 모른다


... 혹시 모를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데, 이 작업은 헤드 유닛이 후방 카메라 입력을 지원하는 경우에만 진행하시길 권장드린다. 아니면 그런 헤드 유닛으로 교체 예정이 있으시거나. 순정 데크는 백날 카메라 케이블을 꽂을 곳도 없을 뿐더러 어떻게든 꽂아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참으로 일찍 이야기 한다 참고로 제가 일전에 교체했던 헤드 유닛은 CMOS RCA 두 가지 방식 모두를 지원하는 종류의 것이었고, 제가 선택한 것은 가격이 좀 더 저렴한 RCA 커넥터 연결 방식의 제품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준비해야 할 것은 헤드 유닛의 매뉴얼이다. 왜 이것이 필요한가? 제가 구매한 방식의 카메라는 리버스 트리거를 연결해야 하는 제품이라는 것을 기억하실 것이다. 말인즉슨, 카메라에게 지금부터 후진한다는 신호를 줘야 카메라로 전원이 공급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각 RCA 커넥터 부분에서 트리거 선이 나와있는 구조라 이걸 트렁크 쪽에서 같이 이어주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헤드 유닛에 있는 배선에 이어줘야 하는데, 제가 직원이나 설계자가 아닌 이상 어느 선이 어느 것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매뉴얼 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평소에 매뉴얼을 숭배하는 정독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제가 구매한 헤드 유닛 같은 경우에는 친절하게 케이블마다 태깅이 되어 있어 Reverse라는 꼬리표를 단 케이블에 트리거 케이블을 연결하면 되었다. 간단히 이 작업을 끝내버리고 저의 경우엔 후방 카메라 RCA 커넥터를 연결 해주면, 드디어 후방 카메라 설치 작업이 끝났다. 내장재를 잘 갈무리하여 원상태로 돌려두고 고생한 자신을 다독이는 셀프 위로 타임을 가지자!

+ 마지막! 헤드 유닛의 설정을 확인하자

이건 헤드 유닛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후진을 넣어 보고 카메라가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분들은 그냥 넘겨도 괜찮다. 제가 구매한 헤드 유닛은 별도의 설정이 필요한 경우라서, 혹시나 좌절하고 계실 분들을 위해 내용을 추가한다. 그 좌절한 1인 중 하나가 저라는 사실은 안비밀

헤드 유닛들 중 후방 카메라를 지원하는 기종들은 안드로이드 올인원이건 제가 구매한 것처럼 자체 OS를 사용하는 오디오 전용 헤드 유닛이건 셋팅 메뉴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메뉴에 들어가 보면 대개의 경우 후방 카메라 관련 셋팅 내용이 있다. 카메라의 사용 여부, 작동 여부, 가이드 선 조정 등의 기능들이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지정해줘야 여러분이 피눈물을 흘리며 곳통 속에 설치한 후방 카메라 놈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저도 처음엔 뭔가 잘못 연결한 줄 알고 업습해오는 거대한 절망에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다행히 이 것을 떠올리고 메뉴 셋팅을 해줌으로써 멘탈을 보존할 수 있었다. 혹시 방법을 모르거나 어떤 기능인지 모르겠다면 헤드 유닛의 매뉴얼을 살펴보도록 하자.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대부분의 설명들이 기재되어 있는 것이 매뉴얼이다. 괜히 Read the Fucking Manuel 이라는, 위대한 숙어가 탄생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셋팅 까지 마무리 하고 드디어 대망의 후진 기어를 넣으면, 브왈라! 여러분은 이제 의자에 앉아서도 뒤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 때의 기쁨이란

 

 

6. 작업 후기

항상 DIY를 마치고 드는 생각은, 작업 하면서는 대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런 짓을 하고 있나, 혹은 와 이제 끝났으니 다시는 이 짓을 안 할 거야! 뭐 이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DIY에 손을 대게 되는 이유는 돈이 없어서 애정으로 가꾼 차가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거나 타인의 손을 거치지 않은, 내가 만들어가는 차량이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거짓말이다

후방 카메라가 없는 차로 운전을 시작하여, 86에 들어서야 후방 센서가 달려 문명을 체험한 저로서는 후방 카메라가 있다는 것이 매우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항상 후진할 때는 멋있으려고가 아니라 허리 관절 불량이라 잘 안돌아가서 소위 포풍후진 자세를 취하곤 했는데, 후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자세를 취하게 되어 멋쩍을 때가 있다. 모니터에서 후방 정보가 나옴에도 잘 보지 않는 것은 덤이다. 습관이란 것이 이리도 무서운가 보다.

하지만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몇 가지 있는데, 아무래도 내리지 않는 한 확인할 수 없는 뒤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듯 하다. 예전 티비 프로그램들에서 주요 사고 사례로 자주 나왔던, 후진 하는데 어린이가 사각지대에 있는 것을 모르고 그냥 움직여 아이를 쳤다더라 하는 경우를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물론 요즘 아이들은 다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고 있을테니 만날 기회 자체가 드물긴 하지만. 최소한 후진 로드킬은 안하지 않겠는가.

제가 구매한 이 후방 카메라의 장점에 대해 덧붙이자면, 첫번째는 가격이고 차량 라인 관련해서 꽤나 정확한 편이라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아무래도 장착 위치가 거의 중앙에 가까우니만큼 약간 옆으로 설치하게 되는 타 제품들에 비해 유리한 시점을 취하지 않나 하는 것이 추측이다. 더불어 감도를 꽤나 올려도 노이즈를 처리할 수 있었는지, 어두운 곳에서도 비교적 잘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어 만족스럽다. 카메라와 번호판 등 커버를 연결하는 부분이 단순히 플라스틱에 매우 얇은 볼트 2개로만 고정되어 있어 내구성이 조금 의심되긴 하지만 이는 사용하면서 한 번 시험해보기로 하겠다.

있는 기능을 살리고 싶다는 사소한 욕망에서 시작된 이 거대한 좌절과 희열의 난장판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와 씨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브왈라!

* 후방 카메라 DIY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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