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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기어 쉬프터 노브&리버스 락아웃 교체 DIY(1/2) – 너의 감촉이 자꾸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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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스 락아웃 교체 2부작
    - 2018/03/17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기어 쉬프터 노브&리버스 락아웃 교체 DIY(1/2) – 너의 감촉이 자꾸 생각나
    - 2018/03/17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기어 쉬프터 노브&리버스 락아웃 교체 DIY(2/2) – 너의 감촉이 자꾸 생각나


+안녕하세요,

피곤에 절어있는 김랜덤 입니다.

간만에 출장을 다녀왔는데 요게 참 만만찮군여. 관광지로 출장을 가도 일하러 가면 기분도 안나고 즐길 수도 없고 참 애매합디다... 전혀 어딘가를 왔다는 느낌이 들질 아니하여 매우 슬펐네요. 남들은 가고 싶어 하는 곳인데 참일정을 빡시게 잡은 탓도 있겠습니다만. 왜 지역 주민들이 관광객들보다 현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지에 대해서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네요.

여튼 이런 일정을 소화하고 오늘도 뭔가 한 건을 했습니다.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꽤나 절치부심 하고 있었기에 더욱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하구요... 아휴 참 나... 역시나 상당한 농도의 개고생이 첨가된 잡설이올시다 이제 그 과정을 적어보려 합니다.

허탈함과 피곤함으로 예의를 간소화하고 음슴체로 가겠습니다...

 

86 기어 쉬프터 노브&리버스 락아웃 교체 DIY(1/2) – 너의 감촉이 자꾸 생각나

86 Gear Shifter Knob & Reverse Lockout DIY – Can You Feel It?

 

1. 언제나 미미했던 시작

이제 제가 뭔가를 했다고 하면 으레 짐작하실 수 있듯, 그 원흉의 커뮤니티 86동에서 또 무언가를 보고야 말았다. 이 쯤 되면 그냥 커뮤니티를 끊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제가 본 것은 제가 찬미해 마지않는 닝겐의 공장 대륙에서 만들어진 기어 리버스 락아웃Reverse Lockout 이었는데,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후진 기어를 넣을 때 사용하는 일종의 트리거 같은 것이다. 이건 제조사마다 이렇게 트리거 방식으로 당기거나, 아래로 밀어 넣거나, 아니면 힘을 더 주어 밀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 중 토요타-스바루 쪽은 리버스 락아웃, 즉 당겨서 고정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모양이다.

여튼 이것은 86동의 쿠리Koory님 블로그에서 보았고 그 영롱한 빨간색에 저는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재질도 제가 좋아하는 자재 3대장 중 하나인 금속이었던 것이다. 어찌 지르지 않고 배길 손가.

l  Koory 님 블로그 중 리버스 락아웃 교체 관련 글
- https://blog.naver.com/kooryjk/220626903903

밋밋한 실내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요소라는 점 또한 저를 움직인 원흉 동기 중 하나였다. 아시다시피 86이라는 차가 워낙 기능도 없고 인테리어도 고만고만하고 하여 다소 심심한 구성인데, 그 실내에 저런 금속 재질의 놈이 달려 있으면 얼마나 예쁠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생각은 차주만의 생각이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쿠리 님의 블로그를 몇 번 씩 보고 준비할 수 있는 공구들을 준비한 다음 제품을 주문하고 기다렸다. 중국 직구가 그러하듯 물건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약 3주 뒤, 열정이 식어갈 무렵이었다.

결국 구매 해버리고 말았단 말이지


 

 

2. 간단하게 정리해 보는 공구와 방법

작업 자체는 이렇게 단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좁은 구멍에 물려 있는 두께가 두꺼운 심을, 가이드를 대고 망치로 쳐서 통과시켜버린 다음, 리버스 락아웃을 뽑고 다른 놈으로 대체한다. 세상에 이렇게 쉬운 설명이 또 있을 수가 없다.

l  리버스 락아웃 교체를 위해 필요한 공구
- 망치
-
줄톱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도록 하겠다)
-
적당한 사이즈의 육각 렌치 혹은 핀 펀치 (사이즈는 지름 1-2mm 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l  혹시나 하여 정리해보는 리버스 락아웃 교체 방법
1) 기어 노브를 돌려 뺀다. 스크류 방식으로 물려 있으므로 매우 뽑기 쉽다. 돌릴 줄만 알면 된다.
2)
기어 쉬프터 부트를 잡아 내린다. 역시 고무줄과 같이 탄성 있는 재질로 되어 있으므로 그냥 잡아서 내리면 리버스 락아웃으로부터 빠질 것이다. 아니 잠깐 가죽인 줄 알고 있었는데 왜 탄성이 있어...?
3) 기어를 3, 혹은 후진단에 놓는다. 충격을 덜 받게 하고 치는 힘을 제대로 받게 하기 위함이다
4)
핀 펀치, 혹은 적당한 사이즈의 육각 렌치를 준비하여 락 핀Lock Pin이 꽂혀있는 구멍에 대고 망치질을 한다. 이 때 기어에 충격을 여러 번 주는 것은 좋지 않으니 가능한 한 횟수를 적게 하여 핀을 뽑아버리도록 하자
5)
만약 3단에 두었다면 핀 펀치나 육각 렌치가 꽂혀 있는 상태로 후진단으로 변경하도록 하자. 락 핀을 제거하였기 때문에 기어를 움직이는 스프링이 아래로 쑥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만약 개고생을 즐기는 변태스러운 취향의 분이라면 그냥 뽑이도 좋다
6) 리버스 락아웃을 갈아 끼운다. 핀을 제거했으므로 매우 손쉽게 뽑고 갈아끼면 된다.
7)
락 핀을 아까와 같은 요령으로 다시 꽂아준다.
8)
부트와 노브를 원래대로 돌려놓으면 완성!

이런 단순하기 그지 없는 과정을 거치면, 짜잔, 여러분들의 차에 간지나는 패션템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다.

저도 매우 만만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입맛을 다시며 작업에 돌입하였으나, 항상 일이 마음먹거나 생각한 것처럼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 만을 얻었다. 대체 왜 나는 햄보칼 쑤가 엄쒀!

 

 

3. 공구 파괴자 등극

넘나 평화로웠던 본격 작업 개시 전 상황


그 대략적인 과정 중 1단계는 이러하였다. 어느 집에나 하나 쯤은 있는 핀 펀치 세트가 없어서 저는 적당한 육각 렌치를 골라 잡았다. 상술했듯, 정확한 사이즈가 없음에 양해를 구한다... 너무 간단한 작업이라고 얕보다가 호되게 뒷통수를 얻어 맞은 경우라 경황이 없었다. 작업을 완료하고서 느낀 바로는 약 2파이 – 2.5파이(지름 2mm – 2.5mm) 사이 정도의 것이 적당하다.

평화로운 토요일 주말, 할 것이 없었던 저는 리버스 락아웃이나 갈아 껴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정말 너무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저의 작업의 터전 지하 주차장으로 간단한 공구들을 챙겨 내려갔다. 쿠리 님의 블로그도 몇 번이나 정독했고, 유투브에서 리버스 락아웃 교체 관련 동영상도 몇 번씩 돌려보아 이제는 딱히 참고하지 않아도 바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저는 걱정이 없었다.

l  SpeedFactoryReverse Lockout 교체 관련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XSeKM6WxlE0

그러나... 걱정이 다시 생기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노브를 풀고 신명이 나서 망치질을 시작하는데 이놈이 들어가질 않는다...!

이 구멍으로 육각 렌치나 핀 펀치를 넣고 망치질을 해주면 된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망치질을 했던 것 같다. 혹시 방법이 잘못되었나 싶어 다시 한 번 동영상을 돌려보고, 한 번 튕겼다가 세게 치는 목수들이 쓰는 망치술(?)도 사용해 보았건만 이놈의 핀은 빠져 나올 생각을 않는다. 용접을 해놨나...

그렇게 수십 번의 망치질을 하고 있다가 망치가 헛나가는 느낌이 들더니 결국 육각 렌치가 휘는 사단이 발생 하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 굴복할 수는 없었다. 저는 롱노우즈와 펜치로 구부러진 육각 렌치를 다시 펴서 망치질을 재개하였으나....

뭔가 단단하게 박히는 느낌이 들길래 오 드디어 반응이 오는군 하며 기뻐하던 도중 결국 육각 렌치가 부러지고야 말았다. 대체 왜 제게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핀에 박혀 버린다거나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여러분, 공구는 웬만하면 중국산을 피하도록 하자...

WTF?



 

4. 공대생을 소환하고 전문가를 불러봐도

제 블로그를 종종 보신 분들이라면 저의 매우 유용하고 찬미받아 마땅한 공대생 친구를 기억하실 것이다. 육각 렌치가 부러졌을 때 가장 먼저 생각 난 것은 엄마 바로 이 공대생 친구였다.

원래는 공구 탓을 하며 부족한 공구를 메우고자 핀 펀치를 구매하려 하였으나, 주말이기도 하고 시간도 애매하였으며 위치도 모호한데다가 이 작업 하나 하자고 언제 또 사용할지 모르는 핀 펀치를 구매하기도 좀 뭣하여 이 친구를 소환하기로 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공대생 친구는 왠지 슬퍼지지만 집에 있었고, 저는 아침 댓바람 부터 이 친구의 평온한 일상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그냥 납치해서 강제로 그의 일터인 학교로 끌고 간 것이다.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 같던 그의 실험실에도 핀 펀치는 없었지만 대신 매우 강력해보이는 육각 렌치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공대 만세 그리고 다시 시작된 망치질 타임은 어느 덧 한 시간을 넘겼고... 이젠 뭘로 부착되어 있는지를 의심해 봐야 할 리버스 락아웃 고정 핀은 움직일 생각을 않았다. 다행히 이번엔 공구가 부러지는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주물인지 티타늄인지 모를 매우 강력 육각 렌치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저는 사람 하나를 괴롭힌 보람도 없이 일단 작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아마추어의 것이 아닌 뭔가 새롭고 보다 전문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하여, 제가 찾아간 곳은 한국의 86 오너들의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지름의 고향, 루트 86이었다. 후후, 각오해라 핀 놈. 지금까지는 장난에 불과했지만 곧 무지막지한 공구와 전문적인 손길의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렇게 JM님께 현 상태를 설명하였는데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지신다. 얘기를 듣자하니 이 작업이 가장 귀찮고 간단해 보이지만 의외로 힘든 것이라고... 이렇게 혼자 하다 안되어 포기하고 의뢰하시는 분들이 꽤나 된단다. 이제 외롭지 않다

JM님은 잠시 망설이더니 굳은 각오를 한 표정으로 드디어 티타늄 육각 렌치와 공업용 망치를 들고 작업에 나섰다. 하하 뽑아주마! 그렇게 수십 합의 망치질이 오갔지만 이 핀은 진짜 뭘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신형 86은 구조가 바뀌어 너트로 조이는 방식으로 변경이라도 된 것인지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한다. 그러다가

티타늄 육각 렌치가 부러졌다.

아니, 저기요? 적당히 라는 걸 몰라요? 이 망할놈의 핀이 어찌나 강력하게 고정되어 있는지 부러질 것이 부러져야지 티타늄 육각 렌치가 부러지다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불굴의 JM님이 재차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남은 것은 6토막 난 티타늄 조각들 뿐. JM님도 손을 들고 말았다.

필사의 노력중이신 JM님


이러니 더 오기가 생긴다. 널 뽑아버리고 면전에서 차갑게 비웃어 주리라. 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다


* 리버스 락아웃 교체 2부작
    - 2018/03/17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기어 쉬프터 노브&리버스 락아웃 교체 DIY(1/2) – 너의 감촉이 자꾸 생각나
    - 2018/03/17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기어 쉬프터 노브&리버스 락아웃 교체 DIY(2/2) – 너의 감촉이 자꾸 생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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