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고 관련 본 포스팅
- 2018/01/10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사고 - 서킷 (트랙) 에서 86을 개박살낸 사연
* 86 서킷 사고 수리 시리즈
- 2018/01/14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서킷 사고 수리 (1/3) ~ 무시무시한 견적을 받았다 ~
- 2018/01/14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서킷 사고 수리 (2/3) ~ 부품을 구하기 위한 해외 직구맨의 길 ~
- 2018/01/30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서킷 사고 수리 (3/3) ~ 부활의 86 ~
+ 안녕하세요,
쓰린 속을 부여잡고 데꿀멍 하고 있는 김랜덤 입니다.
얼마 전 홍대에 갈 일이 있었는데 부릉이가 아픈 관계로 오도방을 타고 다녀왔더니 김냉동이 되었음미다... 안그래도 시린 속이 추운 날 찬 바람 맞으며 마포대교를 건너갔다 오니 자살 방지문구도 잘 보이고
더욱 처량하군여.
그래도 맛있는 것을 먹고 와서 조금 힘이 나긴 뭐가 나 그냥 죽을 맛이구만 생길락 말락 합니다.
날 추운데 감기 조심들 하세요.
지난 번에 말씀드린 대로 사고 처리 건 갑니다. 제가 해동중인 관계로 키보드를 치기 힘들어 예의를 망각하도록 하겠읍니드...
아, 이게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가독성을 위해 몇 개로 나누어서 포스팅 하는 게 나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기니까 퇴고하면서 저도 헷갈리고 막 그러네요... 그냥 게으른 걸 수도 있습니다
86 서킷 사고 수리
How did I recover my precious fucked-up Toyota 86
~ 무시무시한 견적을 받았다 ~
1. 서킷 사고다!!
아프지 마 ㅠㅠ 내가 잘몬해써...
서킷에서 사고라니, 듣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말이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서킷에서의 사고는 보험이 안된다. 여러분이 적게는 월 30만원, 많게는 부지기수로 월에 보험사 좋은 일 시키는
부어넣은 금액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 서킷, 트랙은
일종의 치외법권 같은 지역이고 애초에 서킷 세션을 끊을 때 서약서를 작성하고 이용하게 되어있다. 생각해보라. 내가 차를 막 몰겠다고 선언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법적인 제지가 없는 곳이 바로 서킷이다. 물론 규약은 있으니 지켜야 하지만. 어찌됐든, 최소한의 것 외에는 어떤 법적인 제약이 없는 상태에서 사고를 냈는데 이를 보험사에서 해결해주고자 하겠느냐는
말이다.
하지만 의외로 안전한 게 서킷 사고이기도 하다. 사고가 나는 시점은
대개의 경우는 사고가 난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대비하게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운전자가 사고에 대해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거짓말 같지만 진짜다 예컨대 부딪힐 것이라는 상황을 인지하고 몸을 긴장시켜 충격에 대비하는 것
같은...? 무슨 철포삼 같은 소리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당해보면 안다 그리고 2차 사고의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블라인드 코너는
답이 없다 서킷의 관제탑에서 알아서 경보를 내기도 하고.
어찌됐든, 그런 일이 제게도 일어나고야 말았다. 뭔데 필연적인 느낌이냐
그러고보니 사고 부위에 대한 얘기가 없었는데, 예상 비용과 함께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부위 |
심각성 |
예정 조치 |
예상 비용 (원) |
좌측 앞 범퍼Front Bumper |
중 |
복구/도색 |
920,000 |
좌측 앞 휀다 Front Fender, Driver’s Side(Left) |
극상 |
판금/도색 |
770,000 |
운전석 문 Door Panel, Driver’s Side(Left) |
경미 |
판금/도색 |
1,120,000 |
좌측 뒷 휀다 Rear Fender, Driver’s Side(Left) |
극상 |
판금/도색 |
1,500,000 |
좌측 뒷 범퍼 Rear Bumper |
경미 |
복구/도색 |
770,000 |
운전석 커튼 에어백 Curtain Air Bag, Driver’s side(Left) |
터짐 |
재생 |
2,300,000 |
에어백 컨트롤 유닛 Air Bag Contro Unit: ACU |
작동 |
신품 교체 |
|
예상 비용 계 |
7,380,000 |
본격 인생 말아먹는 금액이 나오고야 말았다
의외의 것은 동영상에서 여러분들이 보신 바와 같이 저딴 식으로 사고가 났는데도 신기하게 차대는 빗겨 나갔다는 것이다. 차대
H자 바로 뒷부분의 앞 휀다가 부딪히면서 휠-구동축 충격을
피하고, 충격을 받고 튕겨져 나가며 사이드 미러가 살았으며, 문이
미끄러지는 길의 가이드를 잡아줘서 2차 충격 지점을 뒷 휀다로 보류시켰고, 뒷 휀다의 앞쪽을 들이받으며 역시 휠-구동축 연결부위는 무사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장 중요한 프레임(차대)은 멀쩡하다. 진짜 신묘하지 않은가? 사장님도 겉은 처참한데 속은 말짱하다고 평하며
신기해 했을 정도로 오묘한 사고인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좃이 되느냐 아니면 좀 작은 좃이 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여기서는 미묘하게 빗겨 나가는 대물
만능주의
사고 난 일을 꽤나 담담하게 적어넣었는데, 실제로는 겉만 침착했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 속을 교차하고 있었다. 일단 들어와서 친구에게 기왕 온 김에 다른 세션을 더 탈 것을 권하면서 테잎을 빌려 마침 차에 있던 비닐로 방청 처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들을 했다.
2. 제가 살 길은 보험사기 뿐인 건가
이 때 까지만 해도 보험 사기까지 생각이 미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사람이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온갖 생각을 다 하게 되기 마련이다. 저 또한 크게 다른 특출난 닝겐은 아닌지라 이런저런 생각들을 떠올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보험사기 인데....
착한 여러분은 절대 이걸 실천에 옮길 생각조차 하지 말길 바란다. 이거 범죄다.
어떤 시나리오 인가 하면 대략 이렇다. 복귀 중에 사고가 났다고 하고 적당한 콘크리트 벽에 차를 부빈 다음 보험을 불러볼까... 하는? 수리비 해결책으로는 꽤나 매혹적인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보험료 할증이 붙거나 동결돼도 대략 3-4년 간은 같은 금액일테니 마찬가지 아닌가.
하지만 얘기를 듣자마자 당장에 떠오르실 생각들이 있으실 것이다. 애초에 이건 말이 안된다.
범죄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서킷 내부에 CCTV와 목격하신 분들이 있다. 더군다나 도로에도 CCTV가 있기 마련이며, 수많은 카메라들이 도처에 즐비하다. 제 차는 자력 주행이 가능한 상태였으므로 어떻게든 이 기록들을 피하여 자력 복귀 후 알리바이를 위해 며칠 후 적당한 콘크리트에 비빈다 하더라도, 제 차종인 86은 일종의 요주의 차종이라 아예 현장 감식원이 확인한 확실한 경우가 아니라면 서킷 등지에 바로 조회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는 아마 젠쿱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순간의 유혹이 있었지만 범죄이기도 하고 반대급부가 너무나 크지 않은가. 이
생각은 고이 접어두기로 했다. 그냥 당연한 거 아니냐
지금이야 가볍게 지나가는 투로 쓰지만 당시에는 정말 심각하게 고려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심란했다는 얘기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절대로 꿈도 꾸지 마라. 이거 범죄다. 그리고 한국의 보험력을 얕보지 마라. 그들은 정말 파워풀하다.
3. 방청 처리를 하자
수리 들어가기 전까지는 최대한 사고 났을 때의 상태를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보존해야 했으므로 간단하게 방청을 위한 응급조치를 하기로 했다. 어차피 판금 도색 들어가게 되면 사포로 밀어버리겠지만 혹시나 라는 게 있으니까. 게다가 겨울철이라 도로 상에 염화칼슘 등이 즐비할 것 아닌가. 행여나 비나 눈이라도 맞으면....
물론 거의 바로 조치 예정인 차량에 이 정도로 무언가를 해놓는다는 건 다소 오바스러운 것이나 그냥 차주의 애정
과 눈물 어린 노력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관련된 지식이 전무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이런 방법으로 진행했는데, 혹시 지나가시던 전문가께서 보시면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린다. 이 글을 보시는 착한 여러분께서는, 이 내용은 좃문가의 만행이므로 행여나 확인되기 전까지는 따라하지 말도록 하자.
l 방청 작업이랍시고 내가 차에 저지른 만행의 프로세스
- 커다란 비닐을 2겹으로 접어 파손 부위의 페인트 들뜬 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로 재단한다
- 덕트 테잎으로 재단 해놓은 비닐을 손상 부위를 감싸도록 하여 붙인다. 비닐은 넉넉하게 재단했지만 되도록 팽팽하게 붙이도록 하자. 더불어 물이 새거나 스며들 수 있는 틈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부분은 차체의 구조적인 면을 살펴서 조정하거나 덕트 테잎을 꼼꼼하게 붙이는 방법으로 해결 가능할 듯 하다. 이유는 간단한데, 주행풍으로 인한 비닐 펄럭임이나 찢어짐을 막기 위함이다. 비닐이 펄럭이면서 손상면을 건드려 페인트 벗겨짐이 커지거나 추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펄럭이면 씨끄럽기도 하고
- 꼼꼼하게 비닐을 붙였다면, 비닐 가운데에 +자로, 혹은 X자로 테이프를 덧붙여 비닐이 펄럭이는 것을 막아주도록 하자. 요 작업은 생각보다 풍절음과 비닐 파열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요런 식으로 방청 처리를 완료했다. 차를 누더기로 만들고 좋아하고
있다
잘 보면 누덕누덕 기워진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무사 복귀 뿐인데…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복잡미묘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안심하도록 하자. 무사히 자력 복귀를 완료하였다.
거기 안타까워 한 분 나가서 손 들고 서있으시라
4. 수리 방법을 찾아보자
다행히도 자력 복귀를 마치고 나서 고민했던 부분은 어떻게
제가 놀랬던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유투브 동영상 댓글로 말씀들 하셨던 금액이 얼추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고, 둘째는 금액이 어마어마 했기 때문이다.
일단 저는 센터 견적은 받지 않았다. 의미 없는 국내 정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물론 매뉴얼이 가장 잘 되어 있는 곳이 공식 센터이기도 하고 아직은 보증 수리도
받아야 하니 가면 좋기야 하지만 가격이 감당이 안될 것 같아서다. 대충 봐도 전손에 가까운 견적이
나오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처음에 연락했던 곳들은 장한평의, 정말 물어 물어 가는 그런 곳들이었는데 대략적으로 받은 견적은 꽤나 마음에 드는 금액이었다. 다른 부위는 괜찮고 외판만 손상되었다고 가정할 때 판금 도색 진행 기준 200만원 가량의 견적을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 제가 차알못이다보니 이게 적절한 가격인지 아니면 더 알아봐야 할지 너무 고민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진짜 엄청나게 큰 맘 먹고 지른 사치품이다 보니 되도록 잘 해결하길 바랬던 것이다.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 G모 차종을 다루는데 국내에 비견할 곳이 없다는
업체를 소개받아 가게 되었다. 더군다나 1급 공업사라, 제가 알아본 그 조그마한 업체들 처럼 제가 일일이 다니며 하나하나 손 댈 필요가 없이 원스탑으로 처리될 수
있다는 부분도 큰 메리트로 느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는 기왕 이렇게 된 거 좀만 더 발품
팔며 고생해보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한다
간사하고도 치사한 사람의 마음
그래서 사장님께 찾아가 차를 맡기고 다음날 견적을 받았는데 그 금액이 위에 적었듯 약 750만원... 통장 다 죽겠다 이놈들아 아 아니 작고하시겠습니다 사장님...
너무 엄청난 금액에 어안이 벙벙했다. 사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도 이 금액이 큰 금액인지 적은 금액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른 여러 분들의 의견을 봤을 때 적정한 금액대가 아니었는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어쨌든 선고는 내려졌고, 여기서 저는 또 개고생길을 자처하는
어떤 선택을 하고야 마는데...
차가 이 지경이 되면 | 사람이 매우 절박해지며 안하던 짓을 하게 된다 |
언제 업로드 될 지 모르는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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