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뭔가 기분이 싱숭생숭한 김랜덤 입니다.
간만에 날씨가 따듯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요즘은 오디오 DIY의 마지막, 파워
앰프와 스피커 설치를 위해 이것저것 공부와 함께 부자재 구매를 빌미로 한 지름가 한창입니다. 처음에는
두근거림이 더 컸는데 이제는 일종의 짐덩어리 처럼 느껴지네요... 아마도 그간 DIY를 하며 넘나 쓴 맛을 많이 봐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방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스피커 셋트를 보면 가슴 한 구석이 무거워지고 막 설치 해야되는데 하기 싫고 팀장님이 일 줬는데 하기 싫어서 그냥 미루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하... 빨리 설치를 끝내야 할텐데요.
여튼, 오늘은 그동안 쌓였던 문제 지름 품목을 조금 풀고자
비밀스레 어느 곳을 방문하고 왔는데 그 내용을 적어볼까 합니다.
제가 장거리를 뛰고 온지라 상당히 피곤하여 예의를 미뤄두고 음슴체로 가보도록 하게씀미드...
86 기어박스 마운트 부싱 & 리어 쉬프터 스태빌라이저 부싱 설치 – 뭔가 단단해 진다면서?
86 Gearbox-Mount Bushing & Rear Shifter Stabilizer Bushing Installed – Hard & Weird
1. 손대지 아니하려 했건만
이건 아마 86을 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차를 가져올 때 했던
생각이 아닐까 싶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에서도 뜨끔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부끄러워 할 것 없다. 저도 그 중 한 실패자 사람이었으니까.
저는 처음 86을 구매할 때 목표가 있었는데, 순정 상태에서 이 차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성능과 관련된 어떠한 튜닝도 하지 말자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경우는 사실 성능과 관련된 어떤 것ㅇ...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직접적으로 뭔가 출력이 높아진다던가 그런 건 아니니 괜찮다! 어쨌든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건 구동계를 건드리지 말자는
거였는데 비슷하지만 손을 대고야 말았다. 음... 애프터
마켓 파츠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 오히려 참을 수 없는 유혹이 될 줄이야.
여담이지만 행여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첨언하면, 86은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애프터 마켓 파츠들이 즐비하다. 덕분에 대부분의 유명 튜닝 메이커들은 꼭 하나 둘 정도는 86 전용 파츠를 구비하고 있다. 이건 컨셉을 드라이버를 만들고 드라이버가
만드는 차 로 잡은 토요타의 아주 전략적인 홍보가 잘 먹혀 들어갔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겠다. 덕분에
소비자들의 지갑만 탈탈 털린다
이런 부품의 다양한 선택지 덕분에 사람들은 수많은 튜닝을 시도할 수 있었고, 개중에
정말 스타성을 지닌 상품이라도 발견될라치면 온 세계의 86 커뮤니티들이 난리가 난다. 그리고 지름 필수템이 되어 산 사람은 자기만 죽을 수는 없다는 일념으로 찬양하고, 솔깃하여 그걸 산 사람이 또 간증하고 하는 식으로 마치 전염병 처럼 지름이 번져 나가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 가뜩이나 자동차를 즐기는
문화가 아닌 풍토에 86이라는 차가 워낙 마니악 하다보니 이런 지름과 뽐뿌가 번져나가는 기세는 마치
건조기의 대평원에 들불 번지듯 하다.
저는 86을 사기 전에도 한국의 86 커뮤니티를 자주 들락날락 하며 정보를 얻어가고 있었고, 그래서 이런 정황들을 자주 포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결심한 것이 위의 내용이었고 최근까지는 잘 지켜나가고 있었다.
2. 왜 결심을 깨고 지르게 되었는가?
하지만 이렇게 지름이 횡횡하는 이유는 그 제품이 정말 좋기 때문이 대부분이다.
외국의 모 동호회는 튜닝 물품이 나오면 거기에 대한 리뷰를 쓰고, 실제 사용자들이 거기에
대해 토론과 논쟁을 거쳐 일종의 자정적 제품 리뷰를 진행한다. 그러면서 정말 훌륭한 제품들이 걸러지는데, 제가 산 것도 그런 제품들 중 하나다. 진짜... 그 사람들이 제품의 효능에 대해 묘사해놓은 글들을 보고 있자면 안 사는 게 이상한 것 처럼 느껴질 정도다. 사실 제가 매우 잘 속는 사람이긴 하다
한국의 커뮤니티에도 이런 타이포이드 메리Typhoid Mary같은 선구자 분들이 꽤나 많으신데, 그분들의
글을 읽으며 애써 외면하고 있었지만 이미 품목들은 머리에 와서 박혀 있는 상태였다. 이런 건 왜
한 번 기억하면 잊을 수가 없는 걸까 그러던 와중, 미국에서 직배가 안되는 무언가를 살 일이
있어 그것들을 구매하다가 정말 우연찮게도 관세 제한에 비용이 좀 못미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되는 우연의 일치로 그 상황에서 제 머릿속에 기어박스 마운트 부싱이 떠올랐고, 마치 하늘이 내린 상황인 듯 그 가격이 딱 맞아 떨어지고야 말았던 것이다. 이건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싶어서 떨리는 손가락으로 구매 버튼을 클릭할 수 밖에 없었다. 4개월 동안 장바구니에 잘 모셔두고 있었는데 결심이 무너져버린 순간이었다. 애초에
장바구니에 담아뒀다는 것 부터 싹수가 노랗다
그런데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마티즈 사러 갔다가 포르쉐 사온다는 명언이 있다. 그
기왕이면 병이 도지고야 말아서 정말 필요 없는 작용인데도 이 망할 두뇌가 정말 쓸데 없이 그 글과 연관된 다른 지름 신고 글을 연상시키고, 그래서 기왕 하는 김에 이것도 같은 작용이니까 하면서 지른 것이 리어 쉬프트 스태빌라이저 부싱... 아주 그냥 다 사라
진짜 웃긴 것은, 저는 저것들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어이가 없으시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지름을 속행하게 된 계기가 있다. 아까 언급된 지름의 진원지 같은 분들 중 남이 무언가를 사면 본인의 일처럼 매우 기뻐하는 꽤나 권위있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후기에 적으시기를 이건 묻지마 튜닝으로 전적으로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 저는 마치 여기에 호롤롤로 홀린 것 처럼 구매 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여러분은 이 상황에 처하면 안그럴 것 같겠지만, 진짜 그걸 봐야
한다. 게다가 대체 그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무 좋다고 꼭 하라고 하는데 배기지 않고 넘어갈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말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저만 당할 수 없다
l 86동에 올라온 수많은 지름 촉구와
간증 글
- http://cafe.naver.com/area86/12898
- http://cafe.naver.com/area86/30277
- http://cafe.naver.com/area86/4863
결국 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이렇게 두 하체 부싱 셋트를 구매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핑계에 너무 논리가 없다
3. 제가 산 제품들
이 놈들을 구매했다
제가 지른 저것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 할 분들이 계실 듯 하다. 그래서
그에 대해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보도록 하자. 사실 저도 잘 모른다
제가 구매한 제품 정보 |
|||
브랜드 |
제품명 및 품번 |
가격 |
비고 |
화이트라인 Whiteline |
KDT926 기어박스 마운트 부싱 Gearbox-Mount Bushing |
$31.32 |
- 미국에서 구매 - 호주는 좀 더 저렴 (공식 홈페이지가 AUD 34.09) |
- |
리어 쉬프터 스태빌라이저 부싱 Rear Shifter Stabilizer Bushing |
$10.03 |
- 페린Perrin 것이 가장 유명하며, 가격은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 기준 약 $31 - 제가 구매한 제품은 화이트라인 혹은 카트보이KartBoy 사의 제품 카피인 것으로 짐작됨 (형태로 유추) |
l 화이트라인 기어박스 마운트 부싱 Whiteline Gearbox-Mount Bushing
- http://www.whiteline.com.au/product_detail4.php?part_number=KDT926
위 사진에서 꺼먼거 꺼먼거! 꺼먼거! 다.
순정 상태에서 꽤나 널럴한 공간이 있기에 유격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기어박스 마운트 부위에 장착하는 우레탄 부싱이다. 가장 히트 친 제품의 제조사인 화이트라인Whiteline에서 제품
소개 페이지에 적어둔 바에 따르면 유격을 줄임으로써 쉬프트 감도와 반응성을 엄청나게
향상시킨다고 한다. 심지어 자기들이 이건 꼭 질러야 함Bang for your buck 이라고 아주 오만한 코멘트를 적어두었다. 그런데 해보니 그럴
만 하다
한국에서 86 다루기로 유명한 루트 86의 사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간극을 없애주기 때문에 코너링 시 기어가 잘 안들어가거나 잘못된 위치로 들어가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l 묻지마 중국산 리어 쉬프터 스태빌라이저 부싱 No-Brand
Imitation Rear Shifter Stabilizer Bushing
위 사진에서 뻘건거 사쿠라네? 다.
사실 이 제품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유명 레이싱 제품 메이커인 페린Perrin이다. 왜 유독 페린이 유명한지 모르겠지만 아마 거기서 처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어쨌든 그 우레탄 덩어리가 4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어서 조금 아깝다고
생각하던 도중 아니 화이트라인 부싱은 잘만 샀으면서 혹시 몰라 알리 익스프레스를 뒤져보니 거의 비슷한 물건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이걸 사기 전까지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86동에 질문을 올렸는데
의견도 반반이었다. 얼마 안하는데 그냥 남들 다 사는 유명한 거 사라
vs 차이점을 잘 모를 듯 하다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냥 마음이 조금 불편해보기로
했다. 실질적으로 구조나 재질이 동일하다면 굳이 다른 제품을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믿는다 세계의 공장 중국!
각설하고, 이 제품의 기능은 바로 순정 부싱의 태생적인 유격으로 느낄
수 밖에 없는 기어 변속 시의 느슨함이나 헐렁한 느낌을 없애주고 빠릿빠릿한 변속감으로 바꿔준다는 것이다. 과연... 순정 부싱의 사진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 솔깃했다
이 중국산의 짝퉁 브랜드 없는 제품의 특징은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리어 쉬프트 스태빌라이저
부싱의 특징을 짬뽕해두었다는 것이다. 몸통은 페린의 것을, 머리
부분은 화이트라인의 것을, 사이즈는 카트보이의 것을 각각 닮아 있었다.
이게 어떤 기술적인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제가 설계자가 아니라서... 하지만 뭔가 총집편, 혹은
각각의 장점만 모아 만든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냥 덜컥 구매 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게 단점만
모인 것일 가능성도 있다...!
4. 제품들이 도착했으니 달러 가자!
그동안 드래곤볼 모으듯 부품을 하나씩 모으고 있었는데, 드디어 모두 도착하여 그 유명한 루트 86 Route 86 으로 이 제품들을 달러 출발할 수 있게 되었다. 루트 86은 86 타시는 분들 가운데서 상당히 유명한 남양주의 샵이다.
이것도 상당히 즉흥적으로 진행됐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아 할 것도
없는데 부싱이나 달러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제가 이렇게 한가하다 여튼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저는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저의 일상이 그러하듯 이 일도 쉽지는 않았다. 본격 고난기 시작
왜 DIY가 아니고 샵으로 갔는가에 대해 궁금하실 분들이 있으실 것이다. 저는 지갑의 파산을 막고자 웬만한 작업은 DIY하기로 서원을 세운 새럼이기에...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장비가 다 있어서 리프트로 막 차를 뜨고 막 임팩으로 조지고 이럴 수 있는 것은 아니잖은가. 저도 가끔은 돈이 주는 여유의 향취를 맛보고 싶단 말이다... 라기 보다는 진짜 이건 매뉴얼을 봐도 당췌 뜯어본 적이 없으니 구조도 모르겠고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작업할 엄두가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눕는다 해도 작업할 공간이 나올지 의문이고...
+ 무사히 도착했는데...?
이 루트 86은 참으로 쉽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한참을 헤메다 여긴가? 하고 나중에 골목까지 뒤지게 되어야 겨우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다행히 저는 예전에 중고 매물 하나를 보러 갔던 이력이 있기에 쉬이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도착하여 차를 세우고 흥겨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뭔가 이상하다.
왜 열려 있어야 할 저 문은 닫혀있고 택배는 문 앞에 있단 말인가... 매우 불길한 느낌이
엄습한다. 그리고 그 느낌은 사실이 되었다. 부재중 이라는
세 글자가 이렇게 크게 와닿았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제가 사장님을 기습 방문하여 서프라이즈를
드리려 했는데 사장님이 저를 서프라이즈
이제는 꽤나 인생이 주는 시련에 단련되어서 이 정도로는 그냥 눈물만 흘리고 말 뿐이라 에휴 제가 그럼 그렇지
라는 마인드로 드라이브 한 셈 치자고 마음 먹고 발걸음을 돌리...려다가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에 86동에 글을 썼다. 왜 발걸음을 돌리려 했냐면, 저는 가게 사장님의 연락처를 몰랐기 때문이다... 본격 무작정
방문
그런데 기적과도 같은 지름 촉구 대장님의 댓글이 달린 것이 아닌가. 그 댓글에는 찬란히 빛나는 샵 사장님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에 속으로 어딘가 계실 그 분을 향헤 절을 세 번 하고 전화를 걸었다.
- 사장님(이하 JM님 중미산의 JM이
아니다): 여보세요?
- 저: 사장님 살려줘여 엉엉엉어어ㅓㅓ어엉 ㅠㅠㅠㅠㅠ
- JM님: ….. ;;;;;;
웬 달갑잖은 남정네가 다짜고짜 전화하여 징징거리니 꽤나 당황하셨을 법 하지만, JM님은 엄청나게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이 때 사장님과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로부터 루트 86은 예약제 샵임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급하게 샵으로 돌아오셔야 했던 JM님과 예약하셨지만 저 때문에 기다리셔야 했었던 멕시칸
님, 그리고 행여나 저로 인해 시간이 밀리게 되신/되실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매우 민폐였다...
여튼 일이 있으셔서 어딘가 나가셨다는 다행이다 JM님과
어찌어찌 앞 예약 전에 시간을 잡고 잠시 기다리면서 이런 저런 것들을 찾아보았다.
+ 작업은 순식간에
기어박스 마운트 부싱을 설치하는 중 설명과 함께 포토타임을 주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만나뵙게 된 JM님은 엄청나게 활기차고 유쾌한 분이었다. 처음 뵙는데도 굉장히 편하게 말씀해주시며, 심지어 작업 도중도중 부르셔서 지금 장착하시는게 뭔지는 알고 하셔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너무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셨다. 지금까지 가봤던 어느 샵과도 다른 분위기였다. 이런 점에서 보면 동호의식이라는 게 참으로 반갑다.
여튼 작업 도중에 1시 예약하신 멕시칸 님이 오셨고, 저는 너무나 죄송한 마음에 일단 사죄를 드렸다. 음... 매우 낯이 뜨거워지는 순간이었다.
제 차량에 대한 작업은 그렇게 소중한 JM님과 멕시칸님의 시간 30 여 분을 까먹으며 제가 죽일 놈입니다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역시
여러 번 작업 해보신 내용이라 그런지 굉장히 빨랐다.
그리고 뭔가 추가적인 작업 한 가지를 더 은밀하게 부탁드렸는데, 이 부분은 몇 번 시도해보시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다. 그리고 옆에서 지켜보던 저도 와 이건 말도 안되는 상황이구나 하고 수긍해버리고 말았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포스팅 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작업은 매우 빠르게 완료됐고, 저는 뿌듯한 마음으로 샵을 나왔...는데 뭔가 문제같은 것이 생겼다!
+ 안나던 소리가 나는 것 같다!
이렇게 나와서 기어를 넣고 출발하려 하는데 그동안 듣지 못했던 소리가 나는 것이다! 원인이 뭘까 하고 꽤나 짱구를 굴려봤는데 도저히 답이 안나온다. 그래서 죄송스럽게도 바로 이어서 작업중이신 JM님을 불러 여쭤보았다.
JM님은 잠시 소리를 들어보시더니 맥이 탁 풀린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 JM님: 이거 스러스트 베어링 소리예요…
라며 원래 나는 소리라고 단정지어 주셨다. 제가 왜 놀라서 사장님께 달려 갔었는지에 대해서는 감상 부분에서 후술하도록 하겠다. 별 것 아닌 것으로 소란 피워 죄송합니다...
5. 감상
이제 쉬프터 튜닝 3신기(화이트라인 기어박스 마운트 부싱/페린 리어 쉬프터 스태빌라이저 부싱/엠텍MTec 쉬프터 스프링) 중 2종을 한 감상에 대해 궁금하실 것이다. 그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자.
우선 변속감이 달라지고 잡소리가 사라지며, 출력이 상승하고, 연비도 좋아지고, 애인이 생기고,
돈도 벌리고... 소리도 조금 달라진다. 이에
대해 지극히 제 주관적인 느낌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 변속감이 확연히 다르다
이전부터 얘기하듯 저는 수동 미션을 가진 차량들에 그렇게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86이 가장 장기간 운전해서 겨우 변속감을 다른 차량과 비교할 수 있게 된 최초의 차량인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튜닝이 가져온 변화는 비교하여 이렇게 풀 수 있을 듯 하다.
먼저 뭔가 속이 꽉 찼다는 느낌을 준다. 두 부싱을 부착하기 전에는, 비유하자면 비어 있는 유리병 속에 젓가락을 넣고 돌리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내부가 비어 있기에 허공에 대고 뭔가를 돌리는 것 같은 공허함이 좀 있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적지만, 86은 변속감이 괜찮다는 것이 중론인 차량이다. 절대 이전의 변속감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설치 전과 후를 비교하기 위한 비유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듯 하다.
여튼, 이전이 빈 병이라면 지금은 묵직한, 예컨대 구리스 같은 걸로 가득 차 있는 병 속에 젓가락을 넣고 젓는 느낌이다. 그만큼 확실하게 피드백이 오고 직결감이 느껴진다. 단적으로 말해서, 변속감이 단단해졌다고 표현 해보겠다.
+ 변속 시의 소리가 달라졌다
부싱 2종류를 설치하기 전에는 변속할 때 텅~ 하는,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났었다. 그런데 설치 후에는 턱- 하고 짧고 단단한 소리가 난다. 아마 부싱류가 비어 있는 공간을 잡아주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적당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데, 제 느낌으로는 방진 작업을 하고 난 뒤 문을 닫을 때 소리와 비슷했다. 그 이전에는 안에서 소리가 공명했다면 이제는 속이 다 채워진 상태라 덜컥 하는 기계적 체결음만 들린다고나 할까.
상당히 재밌는 느낌임은 분명하다.
+ 기어 변속 시 잘 안들어가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두 부싱의 공통점은 허공에 막대질 하는 느낌을 잡아줌과 동시에 변속감에 영향을 준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발생할 수 있는 변속 오류, 즉 허공에서 쉬프터가 돌아다니므로 그것이 잘못된 구멍에 들어가거나 위치가 맞지 않아 변속이 잘 안될 가능성에 대한 예방은 언급이 없다. 하지만 제 생각(어디까지나 제 생각이다)으로는 빈 곳을 채웠으니만큼 그 정확도가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있다.
체감적으로 와 이렇게 딱 맞는 느낌으로 바꼈어요! 할 정도는 아니지만, 저 외에도 몇 분이 호소하셨던 1단 > 2단 변속 시 뻑뻑함이 어느 정도 개선된 듯한 느낌이 든다. 어느 정도냐면... 체감상 한 50% 정도? 부싱 장착 전보다 조금 더 넣기 수월해진 느낌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어가 빨려들어 가듯 스르륵 부드럽게 들어간다 뭐 이런 느낌은 아니라는 거다. 기어 자체가 물리거나 각 단에 들어가는 정확도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다.
사실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저보다 뛰어난 전문가가 계시다면 설명을 좀 부탁드려야 할 부분인 듯 하다.
+ 스러스트 베어링의 소음이 커졌다
이 부분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단점인 부분이다. 그리고 모든 차량이 다 그런 것이 아니라 제 차량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는 부분이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는 개인적인 감상인 것으로 치부하도록 하자. 혹여나 이런 증상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은 제보 부탁드린다. 이 86은 제 직장생활 5년과 맞바꾼 차량이라 매우 소중하기 때문이다...
비교하자면, 이전에는 부드럽고 희미하게 들리던 스러스트 베어링의 소리가 더 크고 날카롭게, 직접적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JM님이 이상이 없는 상황이라고 하셨으니 제가 유추하기로는, 쉬프터 사이의 공간이 있어 공명하며 상쇄되던 소음이, 그 공간이 부싱으로 채워짐으로써 직접적으로 변속기를 타고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제가 처음에 놀래서 뛰쳐나갔을 정도이니 그 변화가 어떤지는 대략 짐작이 가실 것이다.
희미했던 소리가 커지니 좀 신경 쓰이지만 이도 조만간 익숙해지리라 생각한다. 아니, 그 전에 어떤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제
통장을 지켜야 한다
+ 전체적인 느낌은
제가 다시 태어날 경우 꼭 다시 하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라식 수술이다. 저는 시력이 매우 좋지 않아 엄청 두꺼운 안경을 끼고 다녔었는데 먼저 콘택트 렌즈가, 그리고 그 이후엔 라식 수술로 인해서 엄청나게 큰 희열을 느낀 경험이 있다.
왜 이 수술의 이름을 개안수술이라고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 정도의 임팩트다
라식이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새겨 들어라. 진짜 멀었던 눈이 다시 뜨이는 느낌이다. 꼭 해라. 두 번은 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이야기가 조금 샜는데, 어찌 됐든 이 쉬프트 부싱 2종에 대해서는 라식 수술 만큼의 임팩트는 아니지만 상당한 체감 변화를 주는 튜닝이라고 평해보겠다. 변속감이 훨씬 재밌어 진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쯤
되면 엠텍의 쉬프터 스프링도 궁금해지지만, 이는 후일의 재미를 위해 남겨두도록 해야겠다. 라기보다는 통장 잔고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그 외에는 비어 있는 공간이 채워졌기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변속기와
밀접해 있는 부품들의 소음이 실내로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저는 작업 후 전체적으로 변속 관련된
소음들이 커지고 명료해졌다고 느낀다. 스피커
하겠다고 방진까지 DIY한 사람으로 억울해서라도 저는 이 부분을 마이너스 요소로 봐야 할 듯
싶은데, 경우에 따라 직결감을 공감각화 시켜주는 플러스 요인으로 볼 수도 있을 듯 싶다.
요약하자면, 변속감의 수준에 있어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좀 더 쫙쫙 붙는 손맛을 원하신다면 필히 진행하셔야 할 듯 하다.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86 카 매트 풋 레스트 발판 DIY – 더 이상 네가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0) | 2018.02.25 |
---|---|
86 4번째 브레이크 등 DIY – 왜 있는데 뜨지를 못하니 (0) | 2018.02.20 |
86 후방 카메라 DIY (2/2) – 너에게 뒤에도 눈을 달아주고 싶었다 (0) | 2018.02.07 |
86 후방 카메라 DIY (1/2) – 너에게 뒤에도 눈을 달아주고 싶었다 (0) | 2018.02.07 |
86 캐빈(에어컨) 필터 교체 DIY – 마음껏 숨쉬고 싶다! (0) | 2018.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