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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오디오 DIY (1/3) - 헤드 유닛 교체! Kenwood DDX917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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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오디오 DIY 시리즈>

2017/12/31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1/3) - 헤드 유닛 교체! Kenwood DDX917WS

2018/01/01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2/3) - 방진 매트 시공!

2018/08/19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3/3) - 3way 스피커&파워 앰프 설치(1/2)

2018/08/19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3/3) - 3way 스피커&파워 앰프 설치(2/2)


+ 안녕하세요,

 

86을 패션카로 타는 김랜덤 입니다.

저는 운전을 매우 몬하기 때무네... 최대한 차를 이쁘고 편안하며 안락하고 즐겁게 타는 것이 목적입니다.

평상시에 음악을 즐겨 듣기 때무네...라고 하면 제가 무슨 금장 두른 고급 고막의 소유자 처럼 느껴지니 그냥 직설적으로 말하겠습니다.

 

그냥 좋은 오디오가 달린 차에서 음악을 듣고 싶었습니다. orz.

그리고 요즘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좋은걸 좀 지르고 듣고 이러다 보니 욕심이 좀 많이 생긴 모양입니다.

역시 사람은 간악합니다.

 

여튼, 그런고로 오디오에 손을 대게 되었스빈다... 솔직히 이 글이 2부작이 될지 3부작이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느낀건데 가급적이면 좀 빨리 끝났으면 좋겟드...

그래도 스피커 까지 생각하면 아마 3부작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벌써 부터 한숨이 나오네요.

 

참고로 제가 아래 기술할 작업 과정들은 매우 비정상적이고 정신이 출타하여 상당히 곤혹스럽거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는 내용들이 많기에 정상적인 작업 과정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동영상들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작업하기 전에 참고한 영상들입니다.

영어 영상으로 자막이 없지만 그냥 그림만 보셔도 충분하고, 호주 발음이지만 그렇게 어려운 단어나 문구가 튀어나오는게 아니니 적당히 들을 만 할 겁니다.

 

* 제가 참고한 헤드 유닛 DIY 작업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3Cj5nxT4qkM

https://www.youtube.com/watch?v=3pl4z677Xq0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몹시 힘든 관계로 예의를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드.....

 

토요타 86 오디오 헤드 유닛 교체 DIY

TOYOTA 86 AUDIO HEAD UNIT REPLACEMENT DIY

 

1. 좋은 소리를 듣고 싶었다

 

...는 이 장대한 삽질 트릴로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아니 엔트리급 스포츠카에서 좋은 소리는 무슨... 이라고 하실 수 있으나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생각들과 사람들이 존재하므로 그러려니 해주십사 한다.

존중이니 취향이라는 명언도 있지 않은가... 뭔가 이상한 것 같다면 착각이다.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 부터 음향기기에 대한 집착이 좀 있었던 듯 하다.

헤드폰도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썼었고, 이어폰도 가급적이면 좋은 걸 쓰려고 노력했었던 기억이 있다.

, 물론 그 노력은 극미량이었다. 나는 현실과 타협할 줄 아는 아이였다. 뭐 그냥 어포더블 한 것들을 썼던 게지.

 

그렇다고 하여 제가 금장을 두른 귀를 지닌 사람은 아닌 것이, 128k 320k로 인코딩된 mp3의 음질 구분은 커녕 라디오와 CD의 차이부터 시작해야 할 사람이다.

', 이 곡은 128k mp3로 인코딩 되었군요. 나중에 FLAC 파일을 한 번 들어보시죠. 2 27초 즈음 보컬이 부랄을 탁 치는 소리를 미세하게 들으실 수 있어요'

따위의 말을 해보고 싶긴 하다만 역시 요원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그냥... 물욕...!

좋은 오디오가 달린 차에서 음악을 듣는 허세 라이프를 살고 싶었다.

 

, 그리고 이런 이유도 있다.

순정 헤드유닛을 보면 굉장히 튄다. ?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디자인과 기능은 그냥 그렇다 해도 백라이팅이 녹색이라서.

86의 인테리어 라이팅은 빨강을 기반으로 한다. , 아무리 저렴이로 간다 해도 보색을 배치하다니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토요타. 반성해라.

 

2. 헤드 유닛을 덥썩 질러벌임

 

+ 욕심 컴즈 트루

음악을 듣는 데 관심이 좀 있었기 때문에 카 오디오에 대해서 그냥 여기저기서 조금씩 주워듣던 시절 무출력 헤드유닛과 앰프로 한 번 시스템을 구성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물론 가격을 확인한 다음 재빠르게 현실에게 되돌아가서 열심히 친한 척을 한 건 안비밀이다. 진짜 오지게 비싸더라.

여튼 그냥 이런 꿈을 갖고 있었던 어느 날, 86동에서 어느 글 하나를 보게 된다.

 

* 구매를 매우 부추기는 글

http://cafe.naver.com/area86/28252

와 진짜 제목부터 사악하지 않은가.

대체 끝판왕이라고 써놓으면 내가 안사고 버티면 뭐가 되는 것인가. 게다가 저런 댓글들을 보고도 사지 않으면 필시 득도한 닝겐일 것이다.

여튼 이 글 하나로 헤드 유닛에 대한 고민은 싹 정리되고 목표가 되어버렸다.

이에 대한 이유도 굉장히 간단한데, 제가 고민하던 요건들을 모조리 충족시키는 헤드 유닛 이었기 때문이다.

 

* 제가 고려했던 요건들

안드로이드 올인원이 아니어도 됨: 어차피 휴대폰으로 다하니까!

에어 미러링은 됐으면 좋겠다: 역시 휴대폰으로 다 하니까!

- 기본 데크보다는 음질이 좋았으면 좋겠다

설치가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생초보 막손이니깐, 별도 내장제나 선재를 구비하지 않아도 되는 최대한 편한 설치를 원함

순정 부품들 (e.g. 스티어링 리모콘, AUX, USB 등등) 과 기능들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

외형이 깔끔, 인테리어의 조화: ... 예전 사제 카오디오 헤드 유닛들 처럼 막 엄청 휘황찬란하고 튀는 디자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부끄럽고 싶지 않다...

 

이러던 와중에 저런 물건을 봐버렸으니 안사고 배기겠냐는 말이다. .

켄우드 이런 사악한 놈들... 사야할 물건을 만들어내다니.

 

 

+ 매물이 없다... 대체재는?

쨌든, 목표를 정했으니 국내외 장터에 매복을 했건만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

조금 알아봤더니 이 제품은 17 4-5월 경 나온 신제품인데다가, 호주와 말레이시아 쪽에만 출시된 모델인 듯 하다. 차 중고부품 시장 크기로 셋째 가라면 서러울 호주쪽에도 중고가 없길래 그냥 매우 서러워 하고 있었다. 나중에 결제할 때 안 사실(!)이지만 켄우드의 최상위 라인업인 9시리즈라서 가격도 지림직하게 비싸더라.

 

물론 회사들은 소비자 성향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으므로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내가 원하는 순정스러운 느낌을 위해서는 패널이 토요타 차량에 맞춘 200mm 와이드 패널이어야 하므로 켄우드의 X017 계열의 제품들은 제외다.

그래서 고르면 가장 비슷하게는 작년에 출시된 DDX916WS 가 있고, 조금 눈을 낮추면 DDX717WST도 있다. 그런데 나는 굳이 요 DDX917WS를 구매했는데, 최근들어 그 이유가 생각났다.

이 제품들은 스펙하고 기본 구성에서 조금 차이가 났는데 그 내용들이 이렇더라.

 

* 켄우드 헤드 유닛 비교

<이미지 출처: 켄우드 호주 홈페이지 http://www.kenwood.com/au/car/visual_navigation/comparison/>

내가 보던 주요 차이점만 보면 이랬다.

- 16년 버전 (DDX916WS) 은 와이파이 동글을 따로 써야 한다

- DDX717WST Hi-Res 오디오를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살 물건을 확 정할 수 있었다. 고름의 고뇌에 빠지지 않게 되어 다행인건지...?

 

 

+ 지름이 벌어짐

 

뭐 그렇게 품목을 정하고 여러 날 국내외 장터에 매복해봤자 물건도 뜨질 않아서, 침대에서 하릴 없이 누워있던 어느 날 새벽에 이베희에서 귀인을 만나 그냥 결제 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다.

해외 직구의 장벽이 너무 낮아져서 이런 불상사가 생긴다.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들은 사람이 가장 통장 잔고와 카드 명세서에 관대해지는 새벽 1시 반 즈음에 이베이나 아마존을 뒤적이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하자.

진짜 내가 왜그랬나 싶은데 후회가 안되는 앰비밸런트한 상황에 빠지고 만다.

 

여튼, 나는 이 모델의 헤드 유닛을 구매해벌이고 만 거시다...

 

켄우드Kenwood DDX917WS

 

무료 배송이라 기대 안했는데 셀러가 DHL로 발송해서 겁나 빨리 도착했다.

지구촌 시대 만세다.

 

 

3. DIY 하다가 DIE 할까요?

 

...는 헤드 유닛을 구매해 놓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86동에 올린 글이다.

역시 유령회원이라 그런지 댓글들이 거의 달리지 않았다두고보자 86동 주민 여러분. 댓글 하나 하나 눈물을 흘리며 감명 깊게 가슴에 새기며 읽었다. 이 자리를 빌어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처음 헤드 유닛을 구매할 때는 새벽의 구매 감성에 젖어 있던 상태라 설치고 뭐고 아무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는데, 막상 구매하고 나니 이제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기분에 도취되어 그냥 카 오디오 업체에 공임 주고 맡기지 뭐 이런 생각까지 했었는데 신용불량자 명패가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어서 막상 공임을 알고나니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전화를 하질 못하겠더라. 그리고 오디오 관련 글을 올리신 어떤 사악한 분들 때문에 예산이 부족해지는 바람에... 이 천인공노할 짓을 하신 훌륭한 분들에 대해서는 2부나 3부 즈음 언급하며 데스노트를 작성해보기로 하겠다

 

여튼, 결론적으로 말하면 DIE 까진 아니지만 시체와 호형호제 할 수 있는 상태 정도는 된다.

DIY 할 만한 작업이다.

 

작업을 하고 난 뒤 느낀 바가 있다면, 조명이 꼭 잘 갖춰진 곳에서 진행하길 권장하는 바이다.

저처럼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에서 차 문 다 닫고 실내등 조명에 의지해서 장님 코끼리 만지듯 더듬더듬더듬듬더듬더더 진행하면 육체는 물론이고 정신 건강에도 좃치 안타. 최소한 문이라도 열어서 환기시킬 수 있는 곳에서 작업을 하도록 하자. 안그러면 뿌옇게 김이 서린 유리창이 되어 사람들의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억울할 것이다타이타닉에서 제일 중요한 그 장면이 생각날 것이다

조명 밝은 곳이 짱이다. 아니면 조명기기를 좀 마련해두도록 하자. 헤드를 구부릴 수 있는 LED 독서등 같은 것도 훌륭한 작업 조명이 될 수 있다. 저처럼 휴대폰 조명에 의지하면 눈도 아프고 손도 없고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니 조심하자.

 

진짜 세상에 염증을 느끼고 온갖 우울감이 엄습할 정도로 어둠 속에 나홀로 처박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린다.


4.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우선 사랑스러운 헤드 유닛 쨩을 준비해야 하는 건 당연할 테고... 여기서는 작업하면서 아쉬웠던 공구들과 실제로 제가 가지고 작업 진행했던 공구들을 적어보도록 한다.

 

* 있으면 삶이 윤택해지고 수월한 작업을 전망할 수 있는 공구 일람

- 차량 작업용 플라스틱 헤라

- 10mm 복스 알 / 렌치 or 세로로 사용할 수 있는 육각렌치

- 필립스 드라이버(+) 큰 거 (7파이 이상)

- 압착 펜치 or 케이블 스트리퍼

- 수축 튜브 or 절연 파이버 테이프

- 끈 정리용 케이블 타이 or 그 뭐시기냐 지렁이 닮은 케이블 정리하는 튜브 같은거

 

* 그런데 제가 쓴 공구들

- 열쇠....

- 그냥 집에 있던 10mm 스패너...

- 롱노우즈 / 펜치...

- 헤드 유닛 쨩의 포장을 뜯어보니 안에 있는 부자재들을 묶어놨던 빵끈...

- 다행히도 예전에 사놨던 수축 튜브

 

집에 드왈트나 보쉬 같은 유명 회사들의 공구상자 하나 있으면 바로 해결될 문제다.

이래서 공구 공구 하나보다. 공구상자 하나 갖고 싶은 욕망이 무럭무럭 샘솟는다새벽에 아마존의 문을 열어야겠다

 

여튼 저런 비루한 공구들을 사용해서 저는 이 작업을 무사히...는 아니고 유혈사태를 일으키긴 했지만 어찌저찌 끝내기는 했다. 막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가?

 

작업 시간은 대략 4시간 정도였는데, 처음 해서 구조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좀 들었다는 점과 공구들이 있으면 이런 개고생을 안하고 좀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천천히 해도 대략 1시간이면 끝날 작업일 듯 하다.


5. 삽입!

 

처음 작업 시작할 때만 해도 이거 작업하면서 사진도 과정마다 다 찍고 진짜 예쁘게 후기 써야지 하고 의욕이 넘쳐 있었는데 막상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 보니 사진은 개뿔, 여유도 없고 심적으로도 쫄리기 그지없어 생각보다 남은 사진이 별로 없다.

제게 남은 것은 축축한 겨드랑이 뿐이었다.

 

그나마 가끔씩 이성이 돌아왔을 때 찍어둔 남아있는 사진들이 있어서 이것들을 토대로 작업의 순서를 재구성해보도록 하겠다.

 

1) 대쉬보드 트림을 뜯자

 

* 사용 공구

- 원래: 플라스틱 작업용 헤라

- 내가 쓴 거: 열쇠...


DIY 작업 영상들을 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부분 전기형에 작업들을 하시는지라 가운데 패널만 뾱 하고 뽑으셨는데, 제 차는 하필 후기형이어서 일체형인 대쉬보드 전체 가니쉬를 뜯어야 한다. 벌써부터 후회되기 시작한다.

 

집을 뒤져보니 헤라 비슷한 물건은 구두주걱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냥 주머니를 뒤져서 나온 것을 쓰기로 했다. ...는 바로 열쇠.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열쇠를 가니쉬 밑의 틈에 쑤셔넣고 지렛지렛 하니 두두둑 하고 뭔가 터지고 깨지는 소리가 나며 가니쉬가 뽑히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저는 미천한 소시민이므로 이 과정에서 어디 핀이라도 하나 부러졌을까봐 심장이 쫄깃쫄깃 했었는데 다행히 아무런 손상도 없이 무사휘 뜯어낼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그나마 작업 도중 순탄했던 단계다벌써?

 

 

2) 내겐 복스 알이 없어

 

* 사용 공구

- 원래: 10mm 복스 알 + 렌치 or 세로로 사용할 수 있는 10mm 육각렌치

- 내가 쓴 거: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서랍에 굴러다니던 10mm 스패너...

 

이 사진에 보이는 육각 볼트를 풀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시작부터 절망이다아니 잠깐, 너무 빠른 것 아니냐

복스 알은 가끔 어디서 보면 오 저런게 있군 하하 내 인생과는 무관한 거네 하면서 지나갔던 물건인데 이렇게 순식간에 내 삶의 경계선을 파고들어올지 상상도 못했다. 대체 이걸 집에 갖춰놓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게다가 매너 없는 이 생산자놈들이 드라이버 홈도 파놓지 않았다.

 

여튼 복스가 없는 관계로 나는 온갖 방법이라고 쓰고 삽질이라고 읽는을 다 강구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여유만만하게 롱노우즈를 들고 육각 볼트를 잡고 하하 돌리면 되겠지 했는데 내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 생각보다 꽉 잠겨있었던 것이다.

진짜 별 짓을 다 했다. 실을 밑으로 넣어서 돌려도 보고, 망치...는 없어서 롱노우즈로 잡고 옆을 탕탕 쳐보기도 하고... 볼트 헤드가 거의 야마 나기 직전까지 하다가 반쯤 탈진한 상태로 멈췄다지나가던 사람이 봤으면 아마 도둑놈이 아닐까 싶었을 듯 하다.

 

그러다가 혹시나 싶어서 챙겨온 스패너를 세로로 넣어서 볼트 헤드를 잡고 돌려봤는데 웬열. 이게 돌아간다.

결국 스패너를 세로로 세워서 드라이버 처럼 사용하여 이 육각 볼트의 난관을 해결했다.

세상에 사람 죽으란 법은 없나 보다.

아니 그것보다 애초에 공구를 제대로 준비 했으면 이 개고생을...읍읍


3) 케이블을 뽑자 

케이블을 뽑는게 뭐 힘든 일이겠냐 하겠지만 저는 이것 조차 힘들었다.

요즘 케이블들은 단순히 단자끼리 꼽혀있으면 빠질 수 있으니 요철같은 잠금장치를 많이 해놓는 편이다. 이 차량의 커넥터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손톱 나가는 줄 알았다. 현대인이라면 무식하게 손으로 다 하려고 하지 말고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자.

 

* 뽑아낸 케이블들

 

데크를 뽑아내면서 케이블 커넥터들을 뒷면에서 분리하면 대략 이런 모양이 된다.

, 데크를 뽑을 때 매스큘린 뿜뿜 하면서 확 뽑으면 케이블이 단선될 수 있다. 살포시 잡아 뽑아서 케이블이 보이면 조심스레 분리하도록 하자.

 

이제 헤드 유닛에 포함되어 있던 커넥터를 연걸... 하려다가 설명서를 보니 뭔가 하나가 더 있다.

DDX917WS 헤드 유닛은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위한 유선 마이크가 포함되어 있다.

... 마이크를 먼저 설치해야 한다.


4) 마이크를 꽂꽂

 

그렇다. 이 헤드 유닛은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지원하는 최첨단 헤드 유닛 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하면, 마이크를 설치하려고 준비하던 시점에서 한달여 전 즈음의 새벽 지름타임 때 주문하고 까맣게 잊고 있었던 핸즈프리 끝판왕 보이져 레전드 놈의 배송이 시작었다는 문자가 도착했다는 점이다.

절망을 감출 수 없어서 잠시 작업을 멈추고 숙연한 시간을 가졌다.

하루만 늦게 배송하지 이 망할 놈들이...

 

마이크를 달 위치는 마음대로 선정하면 되는데, 메뉴얼에서는 스티어링과 계기판 사이에 설치하는 것을 예시로 들고 있다. 높이도 그렇고 상당히 적절한 인자기급 위치선정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저는 왠지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다른 위치에 마이크를 설치하기로 하는데, 바로 룸미러 위쪽의  공간이다. 마이크가 클립에 볼헤드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에 지향성 마이크이므로 위치를 움직이는게 다소 자유로워 목소리가 뻗어나가는 방향만 맞추면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나중에 테스트 해본 결과 다행히 이 생각은 적중했다큰 삽질을 피해 갈 수 있었다

 

 

자리를 잡고 수줍게 나를 바라보는 마이크찡의 모습이다.

마이크는 ㄷ자 모양의 클립과 연결되어 있고 이 클립의 뒷면에는 양면 테잎이 부착되어 있으므로, 앞쪽 내장재를 살짝 열고 안에 다리를 쑤셔박으면 충분히 고정이 된다.

 

이건 유선 마이크이므로 이 다음 작업은 당연히 선을 내장재 안으로 감추고 헤드 유닛 쪽으로 빼는 작업인데, 이게 난이도가 좀 된다.

블랙박스 DIY 하던 생각이 새록새록 돋아나는데, 작업 방법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어떻게? 지붕 > A필러 > 계기판 밑 > 센터페시아 로 돌려 넣으면 된다.

 

야 너 내가 에어백이라고 존나 무시하냐?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A 필러의 속살

블랙박스 달고 나서 다시 열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반갑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온갖 감정이 교차한다.

내가 또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은 덤이다.

 

필러 뒤에 있는 대부분의 선들과 플라스틱 부품들은 행여라도 사고가 났을 경우 당신의 목숨을 부지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할 에어백 관련 부품들이니 웬만하면 이것들을 모두 피해 최대한 A필러 쪽으로 붙여 넣도록 하자. 다른 선들과 엉키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 외에는 어둠과 구멍과 공간과의 싸움이니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그냥 조명을 켜고 어 케이블이 어딨지? 아 여깄네... 근데 이거 어떻게 잡지? 잡았는데 어디로 넣어야 되지? 의 연속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솔직히 설명할 자신이 없다...

 

, 완료하면 센터페시아로 이렇게 케이블을 뽑을 수 있다. 연결될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선은 예쁘게 정리해주면 된다.


여기까지 작업하는데 한숨을 40번은 쉰 것 같다. 지하주차장 DIY 너무 힘들다...

이게 아마 헤드 유닛 DIY 작업 중 가장 어려운 과정이 아닐까 싶다육각 볼트의 추억을 벌써 잊은 거냐?

 

5) 케이블은 다행히 Plug & Play....지만!

 

* 사용 공구

- 원래: 케이블 스트리퍼, 인두, 땜납, 수축 튜브 or 절연 파이버 테잎

- 내가 쓴 거: 니퍼.. 수축 튜브

 

이 제품을 선택했던 이유 중 하나가 거의 완전히 토요타 전용으로 나온 제품이라 복잡한 배선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 이 제품엔 모든 작업이 끝나있는 커넥터 어셈블리가 따라온다! 인두로 지지고 납칠 하고 실수해서 피눈물을 흘리며 다시 녹이고, 흡수 줄 찾다가 인두로 내장재 태워먹고 이런 짓을 더 이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정말 은혜롭다 하지 않을 수 없다.

흥겹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커넥터를 꽂꽂 했다.

 

한참 연결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어리둥절 하다가 나는 부랄을 탁 치고야 말았는데...

이 세트에는 순정 USB&AUX 연결 케이블 안테나 연결 케이블이 없다!

 

나는 넘나 당황한 나머지 약 1시간 동안 멘붕과 쇼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집에 가서 혹시 어제 저녁에 열어보며 낄낄대던 때 빠뜨리고 재포장을 했는지, 아니면 차에서 옮기다가 어디 흘렸는지, 왔다갔다 하면서 상자에서 빠져나간 건지 온갖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나의 동선을 뒤지고 다닌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메뉴얼을 살펴봤을 때 두 케이블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 맞는 듯 하다.

 

하지만 이대로 설치를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다행히 우리에겐 대륙의 무수한 생산자들이 있다. 인류의 OEM의 총본산 피플즈 리퍼블릭 오브 차이나여 갓 블레쓔.

그래서 준비했다.

 

* 안테나 케이블 커넥터: 2천원

https://www.aliexpress.com/item/Biurlink-Aerial-Wire-Harness-Cable-Adapter-for-Toyota/32842323995.html?spm=2114.search0104.3.192.Q6nZSO&ws_ab_test=searchweb0_0,searchweb201602_5_10152_5000015_10151_10065_10344_10068_10345_10342_10343_51102_10340_10341_5130015_10609_10541_10084_10083_10307_5870020_5080015_10312_10059_10313_10314_10534_100031_10604_10103_10605_10594_5060015_10142_10107,searchweb201603_2,ppcSwitch_5&algo_expid=ae41c4b6-3b69-4ada-9494-27fcb09af3e5-29&algo_pvid=ae41c4b6-3b69-4ada-9494-27fcb09af3e5&rmStoreLevelAB=5 





* USB&AUX 케이블 커넥터: 3천원



https://www.aliexpress.com/item/Car-Audio-Parts-Female-USB-Cable-Adapter-For-LEXUS-Toyota-Camry-Reiz-RAV4-Mazda-CX5-FD/32772195179.html?spm=2114.search0104.3.124.FfbB8Z&ws_ab_test=searchweb0_0%2Csearchweb201602_5_10152_5000015_10151_10065_10344_10068_10345_10342_10343_51102_10340_10341_5130015_10609_10541_10084_10083_10307_5870020_5080015_10312_10059_10313_10314_10534_100031_10604_10103_10605_10594_5060015_10142_10107%2Csearchweb201603_1%2CppcSwitch_5&algo_expid=bb2e142a-22c6-4054-bac8-32015802969a-20&algo_pvid=bb2e142a-22c6-4054-bac8-32015802969a&rmStoreLevelAB=5


나중에 또 이걸 장착하기 위해 헤드 유닛을 뜯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귀찮다. 다시 뜯어서 장착하는 부분은 일단 물건을 받고 따로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다.

 

좀 더 정성을 쏟으면 더 저렴한 물건을 찾으실 수 있을 듯 하며, 더 많은 돈을 쓰시면 3일 안에 물건을 받는 마법의 국제특송 스킬을 쓰실 수도 있다.

저는 그냥 일반 배송으로 받아 1달여 뒤에나 작업을 진행하지 싶다무료배송의 노예

여담인데, 중국에서 저런 물건들이 무료로 배송된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그들의 배송 방법이 무엇인지 심히 궁금해진다. 타이어 보낼 때 빈 공간에 쑤셔넣기라도 하는 건지...

 

이 외에는 GPS 안테나가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네비게이션을 쓸 수 있다면 그걸 보조해주는 용도의 부속인 듯 하다. 하지만 두 어플리케이션이 지원 안되는 한국에서는 그냥 시간 잡는데 쓰는 용도에 불과할 뿐... (헤드 유닛 기능 중에 GPS로 시간을 설정하는 기능이 있다)

나중에 두 어플리케이션을 쓸 수 있게 되면 굉장히 유용할 것 같다.

여튼, 이놈은 양면 테잎으로 부착하게 되어 있으므로 헤드 유닛 위에 붙이든 아니면 다시방 안쪽에 밀어넣든 각자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자.

저는 그나마 좀 GPS를 잘 잡아줬으면 하는 바램에 다시방 깊숙히 밀어넣었다.

 

그 외에 후방 카메라 연결하고 선끼리 접지하고 뭐 이런 작업들이 있는데, 후방 카메라는 나중에 설치할 때 볼 예정이다.

주행 중 DVD 시청 등을 목적으로 선끼리 접지하는 방법은 별도로 찾아보도록 하자. 저 위에 소개한 동영상에도 나온다.

저는 DVD를 틀 일이 없을 듯 하여 이 부분은 패스하였다.


6) 마지막으로 설치...는 브라켓이 말썽

 

* 사용 공구

- 원래: 필립스 드라이버(+)

- 내가 쓴 것: 펜치..., 필립스 드라이버(+)

 

잠시 심란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이제는 끝났구나 나사만 돌리면 완결!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브라켓을 설치하고 헤드 유닛을 밀어넣으려니 뭔가 자꾸 걸리면서 아귀가 맞지 않는다.

그래서 헤드 유닛을 빼서 이전에 꽂혀 있던 데크와 비교를 해보니 왠지 알 것 같더라.

빈약한 이전의 오디오 데크에 비해 DDX917WS는 굉장히 뚱뚱한 몸을 가지고 있다. 나사 구멍도 기존 오디오 데크와 상이한 위치에 있고, 브라켓 모양도 스바루 BRZ 것과는 달라 그냥 밀어넣으면 간섭이 생겨 원래의 구멍에 맞질 않는 것이다.

 

멘붕이 오려 했지만 가뜩이나 앞선 사태들이 너무나 나의 삶을 고되게 하여 그냥 단순하고 무식한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미아네 브라켓 찡...동서고금을 통틀어 힘이 짱이다

그냥 펜치로 잡고 브라켓을 구부려버렸다.

착한 DIY러들은 따라하지 맙시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바로 포스팅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브라켓을 저렇게 굽히거나 잘라내는 등의 가공을 해서 장착하는 모양이다저는 틀리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무사히 브라켓을 장착하고 헤드 유닛을 장착할 수 있었다.

참고로 순정 오디오 데크와 이 헤드 유닛은 베젤의 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브라켓을 최대한 앞으로 당겨 장착해야 한다.

 

장착 끝!

 


 

6. 잘 됩니다

 

+ 장착 소감

 

빈 자리 없이 딱 맞아 떨어지는 외형에서 일단 한 번 흡족하고, 풀터치 스크린으로 구동되는 오디오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흡족하며,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매우 흡족하다.

  

오래 사용한 건 아니지만 그동안의 사용기와 느낌을 적으면 이렇다.

 

+ 짧달막한 사용기 by 막귀

- 스피커는 스톡 제품 그대로이지만 음질은 조금 나아진 듯 함

- 블루투스 연결이 좀 끊기는 듯 한데, 기기와 환경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요소이므로 논외

: 펌웨어 업데이트 (17 10월자) 하고 나서 블루투스 끊김 현상이 완전히 사라짐!

- 핸즈프리의 음질은 예상보다 훨씬 뛰어남. 게다가 헤드 유닛에서 노이즈 캔슬 기능도 지원함 보이저 레전드 팝니다

- 에어 미러링 (미라캐스트) 매우 훌륭하게 잘 작동함

: 이제 토크 어플을 사용하면 제 수준에서는 더 이상 다른 계기판을 추가로 설치할 필요는 없을 듯 함

: 휴대폰에 비해 화질이 조금 떨어지는데, 이건 기기의 한계라고 생각하기로 했음. 그렇게 거슬리진 않음

: , 휴대폰 화면은 켜져있어야 미라캐스트도 작동하기 때문에 어쨌든 휴대폰을 거치해 놓을 곳은 있어야 함

. 미라캐스트 도중에는 핸들 리모콘이 무용지물... 정확히 말하자면 재생/일시정지 같은 기능은 사용할 수 없고 볼륨 조정은 할 수 있음

: 가끔 미라캐스트 연결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왠지 모르겠음. 이건 좀 연구해봐야 할 듯 함

 

+ 총평

 

개고생 한 보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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