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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오디오 DIY (2/3) - 방진 매트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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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오디오 DIY 시리즈>

2017/12/31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1/3) - 헤드 유닛 교체! Kenwood DDX917WS

2018/01/01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2/3) - 방진 매트 시공!

2018/08/19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3/3) - 3way 스피커&파워 앰프 설치(1/2)

2018/08/19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오디오 DIY (3/3) - 3way 스피커&파워 앰프 설치(2/2)

+ 안녕하세요,

타라는 차는 안타고 자꾸 뭘 하기만 하고 있는 김랜덤 입니다.

저는 초보운전이라 일반적으로 86 타시는 분들처럼 운전할 자신도 없고 그냥 안락하고 편안한 카 라이프를 추구하기에 이번에 또 뭔가 손을 대고야 말았읍니드....


어느덧 오디오 DIY 글도 2부를 마킹하고 있네요.

몇 일 전까지는 셀러놈이 하루라도 빨리 발송하여 얼른 스피커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 치솟기가 요즘 물가 오르듯 했는데, 몇 번의 DIY가 진행되다 보니 이젠 스피커가 도착하는게 두려울 지경입니다.

이번 DIY의 감상을 풀어보면 이럴 듯 합니다.

여러분,

진짜 세상 사는데는 돈이 짱입니다.

그냥 돈을 모아서 다른 사람의 시간과 로동력을 구매하세요.

진짜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에 오조오억번씩 휩쌓이면 더욱더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아직 시장성 있을 때 비트코인이라도 뛰어들어볼까 같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으로 교차하던 하루였읍니드...


오늘도 다이와 다이다이를 뜨는 바람에 정신이 혼미한 관계로 예의를 접어두고 음슴체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1. 방음 방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는 스피커를 한참 찾으며 마음이 선덕선덕 하던 시절에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일리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지인 중 오디오에 탕진한 가산이 강남 아파트 1채 정도라 일컬어지는 지인 한 분이 계셨는데, 이 분이 말씀하시기를 오디오 덕질의 끝판왕은 집짓기라고 하셨다.

마음에 드는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성분과 제조과정을 따져가며 선재부터 심혈을 기울여 고르고 울림통 조차 자가제작 해버리고 마는 이 오디오필들은, 스피커가 서 있는 공간은 결국 집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버리고야 만 것이다. 집 자체를 울림통으로 써버리겠다는 그 엄청난 의지에 절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여러분, 취미의 세계가 이렇게나 무섭다. 취미와 통장 잔고의 상관관계를 꼼꼼히 잘 따져보고 과감한 결단을 내려 둘 중 어느 쪽으로든 삶의 피폐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보자.


앤휘웨휘, 저는 오디오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매우 일반적인 아마추어이므로 그냥 주워들은 바를 전달드리자면, 별도로 울림통을 짜서 트렁크에 넣는 서브 우퍼를 제외하면 결국 카 오디오 시스템에서는 문짝이 울림통 역할을 대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 문짝에 대한 방진 방음 작업이 중요하다고들 하더라.

생각해보면 상당히 일리 있는 말이다. 하다못해 이야기를 해도 조용한 곳에서 하고 싶은 법이다. 더군다나 자동차 문짝은... 소리와 궁합에 있어서 가장 열악한환경이 아닐까 싶다. 노면 소음은 물론이고, 비라도 올라 치면 두두두둑 하고 빗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이 자동차 문짝 아니던가. 게다가 제가 타는 차는 그 유명한 86... 달리기뿐만이 아니라 원가 절감이 더 큰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는 그 차가 아니던가. 어찌됐든 86의 거주성은 방음의 측면에서는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닌 것 같다.


뭐 이런 관계로 스피커를 따로 구매할 정도로 실제로 느끼는 지는 별개의 문제고 좋은 소리에 대한 열망이 가득한 상태였으므로 방음방진 시공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물론 공임을 알아보고 DIY 하기로 했다... 



2. 재료는 웬만하면 남들 다 쓰는 걸로 가는게 개고생을 덜어준다

우선 두괄식으로 결론만 얘기하자면 저는 남들 다 하는 부틸 + 알루미늄 방진 매트로 방진 작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런 남들 다 선택하는 재료로 돌아오기까지 고려했던 것들이 있어서 거기에 대해 한 번 적어보고자 한다.

만약 업계 관계자분들이나 그 길을 먼저 밟아보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호되게 질책하거나 정보좀 공유해주시길 바란다.


+ 남들이 안하는 걸로 하고 싶었다

헤드 유닛을 구매하고 스피커를 알아보며 매우 의욕 넘치던 시절 그래봤자 불과 몇일 전 에는 남들이 다 하는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제가 고려하고 있었던 물품들은 이랬다.


* 원래 고려하던 품목들
    - 발포 실리콘 패드 1,000 X 1,000 X 6T mm: 약 6만 원
    - 건축/공업용 양면 테잎 50m X 1.5T: 약 1.5만 원

어쩌다가 발포 실리콘 패드를 알게 됐는데, 캠핑 다니던 분들이면 아마 아실 것이다. 그 뭔가 푹신푹신하고 눌렸다가 시간 지나면 다시 원복되고.... 아, 이어폰에 조예가 있으신 분들은 컴플라이 폼 팁을 생각하시면 된다. 바로 그 물건이다.

방진은 잘 모르겠지만 방음에는 탁월한 효과가 있을 듯 하여 이걸 쓰려고 했었고, 방진 효과는 일단 붙어 있어야 하니 건축용 양면 테잎을 써서 잘 붙여놓으면 어느 정도 기능을 해주지 않을까 했던 것이다. 더불어 차량에 쓰려고 하다보니 내열성, 내구성, 난연성 등의 요건도 알아봤는데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게도 비교적 가볍기도 하고. 그래서 주문을 해놓고 발송준비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런데 이 국면에 큰 변화를 초래한 것이 바로 일전의 오디오 헤드 유닛 DIY다. 음...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악하며 닝겐이 이렇게 나약한 존재다.

한 번 해보니 너무 힘들어서 되도록 간편한 작업이 가능한 품목을 찾게 되더이다. 발포 실리콘 패드 같은 경우는 범용 소재라서 부착을 위해 양면 테잎을 치덕치덕 발라줘야 한다. 이게 참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됐다


* 내면과의 극적 타협을 통해 급선회한 실제 구매 품목들
    - 부틸 방진 매트 880 X 500 mm 4장: 약 3만 원

그리고 회고해 볼 때, 이 결정은 이 작업 진행에 있어 가장 잘 한 결정이 아닌가 한다.

여러분, 꼭 기성품을 쓰도록 하라. 남들 다 쓰는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전문가도 아니고 이걸로 생계를 유지할 것도 아니니 편한 길을 가자. 돈으로 그 길을 사자.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예전에 작업하신 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방진 매트의 경우 열처리를 해야 제대로 붙는다고 하시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지금 사용하는 재료들도 부틸 고무 기반이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개중에는 접착제가 발라져 있어 접착력이 훨씬 좋은 제품들이 있다.

제가 쓴 방진 매트도 그런 접착력이 좋은 제품들 중 하나이므로 참고하시기 바란다. 초보자 작업용이라고 하면 업체에서 추천해주지 않을까 싶다.



3. 재료를 사고 나서 드는 생각


그리하여 아침에 급하게 주문했던 기존 품목들을 취소하고 부랴부랴 마음에 드는 부틸 방진 매트가 있는 샵을 찾아서 온라인을 뒤졌다.

그리고 휴가를 틈타 작업을 진행하려 했기 때문에 그 샵이 있는 위치로 가야 했는데 그게... 의정부 였다.

신나게 물건을 사서 작업할 공간으로 가면서 든 생각인데 이게 왕복 거의 150km 더라. 그 기름값이면 그냥 가까운데서 조금 더 주고 사는게 빠르고 나을 뻔했나.

왜 돌아오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사실 이 생각을 떠올린 것은 작업할 공간에 거의 다 도착해서였다.

내 자신이 싫어진다.


4. 친구는 소중하다

살면서 남의 덕을 볼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마는, 우리는 서로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존재인 만큼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것은 의외로 소소한 부분일 수도 있으며, 내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

지난번 헤드 유닛 DIY를 기억하는가? 거의 Men VS DIY 급의 처절한 사투를 벌였었다. 그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처연한 생존의 끝에서, 나는 어떤 생각을 떠올렸고 이번에 그를 실행에 옮겼다.


여러분, 주변에 공학계 친구가 있다면 반드시 소중하게 대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그 친구가 일반 직장인이 아니라 학계, 혹은 연구실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그렇다. 저는 공대생 친구를 반 협박 반 호소로 공략한 끝에 장비와 장소 제공의 약조를 받아내고야 만 것이다.

이 나라의 공학계에 빛과 영광이 있으라.


아 지금 글 쓰다 생각났는데 그 친구에게 아무 답례도 하지 않았다.

다음에 커피라도 사야겠다.


여튼, 문과생으로서의 특기를 살려 저의 시커먼 속마음을 숨기고 온갖 감언이설로 친구를 구워 삶아 이룩해낸 나의 기간 한정 장비 리스팅은 다음과 같다.

☆공대생☆ 친구에게서 갈취해낸 휘황찬란한 장비들
    - 토크 렌치
    - 10-15 mm 복스 알
    - 납 테잎
    - 만능 스패너 세트
    - 그 외 엄청난 장비들과 나사 및 와셔 다수

그런데. 항상 이놈의 그런데가 튀어나온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생은 망한 것이 분명하다. 어쨌든 다음과 같은 장비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 정작 제가 쓴 공구
    - 열쇠...
    - 커터칼
    - 필립스 드라이버(+)

뭔가 갭차이가 엄청나지 않은가? 아 이 갭차이.. 라는 신묘한 조어에 대해서도 언젠가 한 번 얘기해봤으면 하는데 어쨌든, 이번에는 과잉준비 수준으로 많이 준비해놨지만 정작 쓸 일이 없었다.

작업 자체가 단순하기도 했지만 왜 이런 부분에서는 부품을 아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으음. 다른 부분에서 부품 SKU를 좀 줄여보지.

여튼, 제일 억울한 건 바로 저다.


5. 게임을 시작하지

저는 DIY를 하려 했으니 이제 그만 얘기하고 DIY 얘기를 좀 해봐야겠다.

마치고서 든 생각이지만, 전체 작업은 문을 열고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배터리를 분리해놓고 진행하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아니면 최소한 충전기라도 꽂아놓고 진행하는게 어떨까 싶다.

요즘 차량들은 다들 똑똑해서 어느 정도 시간 동안 동작이 없으면 전기를 자동으로 끊는 파워 세이버 기능이 대부분 달려있지만, 행여나 만약에.... 라는 놈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참고로 다른 작업 비디오들에서는 배터리에서 전극을 분리하고 작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감전의 위혐이 있다지!! 그리고 저는 이걸 나중에 알았다. 감전으로부터 안전했던 새럼

여튼, 작업은 다음 순서로 이루어졌다.


1) 문짝을 열고 따자

* 사용 공구
    - 원래: 플라스틱 헤라
    - 내가 쓴 거: 열쇠...

문 안쪽에 방음을 진행할 요량이므로 당연히 문짝을 뜯어야 하지 않겠는가. 당연한 거 아니냐

+ 가니쉬를 뜯

문을 열면 이런 모양인데, 먼저 손잡이를 분리해서 나사를 풀어줘야 한다. 아래 사진에 표시한 부분에 드라이버나 헤라를 밀언허고 지렛지렛 해보자. 두두둑 소리가 나며 손잡이의 은색 가니쉬가 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좀 난이도가 있는게, 가니쉬 자체가 얇기도 하고 플라스틱 핀도 여러 군데 박혀 있는지라 해외 포럼에서는 부러지기 쉬우니 유의하라고 되어 있는 부품이다. 더군다나 아랫 부분을 지렛지렛 해도 가니쉬가 뜯겨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포시 고개만 내밀고 마는 경우도 있다. 이 자식이... 그러므로 여기서는 헤라 2개를 사용하는 것이 좀 더 작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부러지면 피눈물이 날 것이니 살그머니 다루도록 하자.

+ 나사를 풀자

가니쉬를 뜯어내면 이런 모습이 보인다. 세 부분의 나사를 잘 풀어주도록 하자.

* 사용 공구
    - 필립스 드라이버(+)

* 나사 세 개의 위치
    - 1. 개폐 손잡이 안쪽
    - 2. 문 손잡이 윗쪽
    - 3. 문 손잡이 아랫쪽

이게 고도로 구조화 된 건지 부실한 건지 모르겠는데, 여튼 문 안쪽 패널과 금속 부분을 고정시키는 나사는 이 세 개가 전부다. 순수한 물티슈는 신경쓰지 말아달라

엄밀히 말하면 다른 부분들은 플라스틱 클립으로 고정되고 있지만... 여튼 그냥 그렇다.

정말 간단한 작업이므로 사정 없이 나사들을 풀어 제껴버리도록 하자. 끝났다면 이제 문짝을 뜯어버릴 준비가 된 것이다.


+ 문짝 패널을 뜯뜯! 커넥터를 뽑뽑!

문짝 패널을 뜯는데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한가? 여하튼 형태를 보면 이 순서대로 뜯으면 된다.

* 패널을 뜯는 방법
    1. 스피커 쪽의 요철 부분을 잡고 당겨 이 부분을 먼저 뜯는다
    2. 스피커 쪽을 기준으로 앞 > 아래 > 뒤 의 순서로 힘을 주어 플라스틱 판을 뜯어낸다
    3. 위쪽은 ㄷ 자 형태로 창틀에 걸리게 되어 있으므로 앞-아래-뒤 의 세 부분을 뜯었다면 살며시 들어올린다

스피커가 있는 부분을 더듬듬더더더듬듬드 해보면 이거 뜯으라고 만들어 놓은 건가? 싶을 정도로 손가락이 딱 파지되기 적절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을 잡고 앞으로 힘차게... 가 아니라 지긋이 힘을 주면 두두둑 소리가 나면서 패널이 뜯겨져 나올 것이다.

그리고 위 사진에 작성해놓은 순서로 힘을 줘 핀들을 박살... 이 아니라 플라스틱 고정 핀을 분리해내도록 하자.

핀을 다 뜯으면 이런 모양이 된다.

뭔가 창틀에 매달려 덜렁거리고 있는 것이 조금 처량하게 느낌이다.

이 상태가 됐다면 패널을 뜯어내기 전에 문 손잡이를 잡아보자. 캡틴 아메리카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심스레 위쪽으로 들어올리면 패널이 분리가 된다. 앞서 말했듯, 위쪽 부분은 핀이 아니라 창틀에 ㄷ자 모양의 구조로 걸쳐진 형태이므로 슬그머니 들어올려지며 분리가 될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문짝 뜯었다고 신난다고 팍 당겨버리면 전선들이 단선되는 피눈물나는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 우리는 아직 커넥터를 분리하지 않았다.

문 손잡이를 잡고 캡틴 아메리카 상태로 패널을 들어올린 다음 슬쩍 아래를 보면 이렇게 케이블들이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운전석에는 조수석과 달리 컨트롤 패널이 하나 더 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기능이 있는 만큼 커넥터도 한 개 더 들어있다. 정말 성가시기 짝이 없다

뽑아야 할 커넥터들을 리스팅 해보면 이렇게 된다.

* 제 손에 상처를 준 뽑아야 할 커넥터들
    - 문 개폐장치 볼 조인트 커넥터
    - 문 잠금장치 볼 조인트 커넥터
    - 컨트롤 패널 커넥터
    - 창문 개폐장치 커넥터
    - 도어 캐치 라이트 커넥터 

미드 우퍼 커넥터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놈은 문짝에 달려있는 거라 이 패널에서 뽑지 않아도 무방하다. 어차피 나중에 뽑게 되니까 여기서는 무시하도록 하자.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커넥터들이 진동이나 소음으로 분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요철 구조의 간이 잠금장치를 해놓는데, 이게 상당히 견고한 구조라 끝까지 스위치부를 밀어넣어야 풀리도록 되어있다. 저처럼 손으로 하다가 다치거나 곳통받지 말고 현대 문명인이니 드라이버 같은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자.

저는 지금 손톱이 들린 상태로 매우 고통스럽게 타자를 치고 있다.

여튼 이 커넥터들을 다 뽑으면 드디어 완전체 캡틴 아메리카가 될 수 있다 문짝으로부터 도어 패널을 완전히 분리해 낼 수 있다.

뜯어낸 문짝은 스크래치가 가지 않게 방향을 주의하여 바닥에 조심스레 내려놓도록 하자.


2) 비닐을 뜯어내자

문짝 패널을 뜯어내면 이렇게 얇디 얇은 한 장의 비닐이 부틸 테이프로 앙상하게 붙어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창문으로 부터 유입된 물기나 낙엽같은 이물질이 도어 패널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인데, 잘 보면 커넥터들의 접속 단자가 모두 저 비닐 안쪽으로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감전이나 합선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하지만 우리는 부틸 판으로 도배질을 할 것이므로 더 이상 이 비닐은 쓸모가 없다.

가차 없이 뜯어내도록 하자. 앞으로 볼 일 없는 친구다.

그렇다고 너무 신이 난 나머지 너무 힘을 주어 한 번에 확 뜯어 버리면 케이블 단선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적당히 살살 뜯자.


3) 스피커 선을 뽑고 스피커를 잘 갈무리하자

오른쪽 밑을 보면 미드 우퍼가 80세 노인 부랄마냥 처량하게 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선 커넥터를 뽑아주고 나사 3개를 풀어주면 미드 우퍼를 문짝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다.

미드 우퍼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너무 가벼워서 이게 바로 경량화의 힘 놀랄 수 있다. 차량 컨셉 상 의도적으로 빈약한 경량화 유닛을 박아넣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진다.

자기 최면을 뒤로 하고 빈약한 미드 우퍼나마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레 갈무리 해두도록 하자.

여기까지 했으면 이제 사전 작업은 거의 다 마무리 됐다고 볼 수 있다. 이제 한숨을 좀 쉬고 담배도 한 대 피고 본 작업에 돌입할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하자.

그렇다. 여기까지가 사전 작업이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


4) 생활 예술 콜라주

콜라주 라는 기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의무 교육을 성실히 이행했다면 미술 시간에 어떻게든 접하게 되어 있다. 미술계에 종사하는 친구에게 들었는데 이게 어린이 레벨에서 접근하면 가장 만만하고 재료비도 적게 들며 좀 임팩트 있는 작업들이라 교육계에서 선호한다 카더라

저도 소싯적에 미술 시간에 콜라주를 하며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어떤 이계의 마법진 같은 것을 연성해내는 바람에 미술 선생님을 곤혹스럽게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부터 할 방진 매트 부착 작업은 그 콜라주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냥 원하는 모양으로 방진 매트를 잘라서 붙이면 된다. 예전 생각 나고 좋을 것이다.

그 전에 앞서 수월한 작업을 위해 먼저 방진 매트를 재단해야 하는데, 그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저는 방진 매트 작업 자체가 처음이라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업계에 있는 분에게 물어보는게 좀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어서 부자재를 구매하러 굳이 의정부 까지 갔을 때 사장님께 상황을 설명하면서 징징대측은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며 알려주신 일종의 팁이 있다.

* 업장용 기본 방진 매트 재단 방법
    1. 긴 쪽을 가로로 자른다
    2. 기호에 따라 4-5등분 한다
    3. 짠! 8-10 조각의 방진 매트가 나온다


이게 바로 업장용 방진 매트 세팅의 기본이라 한다.

참고로 방진 매트는 어쨌든 알루미늄 호일 같은 것을 씌운 끈적이는 고무판이라 커터칼로도 쉽게 잘린다.

단 저처럼 주차장 바닥에서 하실 것이 아니라 집에서 하신다면, 바닥이 긁히거나 잘리지 않게 반드시 뭔가를 깔고 하자. 자칫하면 집에서 쫓겨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산산조각낸 매트를 붙이는 방법의 팁에 대해서는 이렇게 알려주셨다.

* 방진 매트 부착 팁
    - 한 번에 붙일 수 있는 면들 부터 대충대충 붙이자
    - 빈 공간은 매트를 잘라서 콜라주 하듯 빈 틈 없이 붙여주면 된다
    - 어차피 이 부틸 매트는 방진이 목적이므로, 붙어 있기만 하면 꼭 빈 공간을 다 채워줄 필요는 없지만 만약 원한다면 서로 겹쳐서 붙여도 무방하다

자,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제부터 여러분은 저 사진에 보이는 조그만 공간에 손을 우겨넣어 방진 매트를 붙붙 하는 작업에 임하게 될 것이다.

무운을 빈다.


5) (좌석 착석 기준으로) 바깥쪽 > 안쪽 순서로 붙이자

작업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어떻게 붙여야 하는지를 몰라 대충대충 붙였다.

일단 안쪽 철판 (패널이 붙어있던 곳) 은 방진재를 떡칠할 요량이었으므로, 바깥쪽부터 방진 매트 조각들을 쳐발쳐발 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공간이 넓어 4장의 방진 매트를 구매했건만 조금 모자라는 상황이 벌어졌다. 제가 구매한 사이즈 기준으로 6장 정도면 떡칠할 정도가 될 듯 하다.

여튼 바깥 쪽은 대충 붙이고, 대신 안쪽을 비교적 꼼꼼하게 발랐다.


신슐레이터 라고 해서 그 솜이불 같은 것을 깔면 확실하게 방음 효과가 크게 차이 난다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으나, 도저히 그 정도의 체려이 안될 것 같아 저질 체력 그냥 무시하고 방진 패드만 바르기로 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빈 틈 없이 붙였다.

이 작업을 하다 보면 은근 재미있는게, 종이 공작하는 느낌도 나고 괜한 집착이 생겨서 더 철저하고 얇게, 겹치는 부분 없이 바르고자 하는 욕심도 생기고 한다.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은 작업이다.

아, 커넥터들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을 계산하여 섬세하게 잘라 붙이도록 하자. 커넥터를 문짝 안에 파묻어버리고 방진재로 봉인해버리면 안된다

여튼, 이리하여 방진 작업을 마무리 했다. 손으로 꾹꾹 눌러 붙였더니 손이 너무 아프다.

작업을 마치고 나면 이제 다시 조립을 해줘야 할 차례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이니 잘 조립해주도록 하자.

조립하면서 느낀 몇 가지 주의할 부분을 적으면 다음과 같다.

* 조립 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 멍청하지 않으면 주의 할 필요 없음
    - 안쪽에 방진 매트를 붙일 때는 커넥터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계산하여 붙이도록 하자
    - 문 개폐장치와 잠금장치의 볼 조인트 커넥터를 연결할 때 주의하도록 하자. 잘못 연결하면 잠금장치가 작동하지 않거나 문 손잡이를 당겨도 문이 열리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다
    - 문 패널을 끼워넣고 손잡이 가니쉬를 붙이기 전에 나사 잠그는 것을 잊지 말자. 우리는 분명 3개의 나사를 풀었다



6. 작업 후기 및 총평

공간과 시간만 확보된다면 방진 매트 부착 작업은 DIY 할 만한 작업이다.

작업 난이도 자체가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누구든지 도전해 볼 만 하다. 단 트림을 뜯어야 하므로 조금 힘은 들 수 있고, 작업 난이도가 낮은 대신 시간을 좀 요하기 때문에 넉넉한 시간도 준비해야 할 듯 하다.

작업 후 감상은 이렇다.

* 문짝 닫는 소리가 달라졌다
    - 이전에는 문이 닫히면서 철판이 조금 울리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면, 이제는 문이 굉장히 묵직하게 닫힌다
    - 굳이 비교하자면 그랜저 문 닫히는 것 처럼 하는 짧은 소리밖에 나지 않는다! 뭔가 고급스러워진 느낌이다

* 방음 효과는 조금 있는 것 같다
    - 신슐레이터를 사용한 방음 작업을 한게 아니라 그냥 방진 작업만 한 것이므로 솔직히 방음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 그런데 확실히 이전보다는 외부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 평소보다 볼륨을 2단계 정도 낮춰서 들어도 또렷하게 들린다!
    - 더불어 예전에는 90km/h 정도 달리면 스피커 폰으로 통화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는데 이제는 가능하다

둘 다 감각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상대적인 부분을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저는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 편이다.

꽤나 보람찬 DIY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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