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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86 로터가 갈리다! –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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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매우 심기가 불편하지만 복잡미묘한 감정 상태의 김랜덤 입니다.

제가 왜 심기가 불편하냐면바로 후술할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왜 복잡미묘한 감정 상태인고 하니, 이 또한 후술할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닝겐은 참으로 복잡하군요.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체 제게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아시는 분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전생의 업보인지 아니면 이번 생에 제가 뭘 잘못 했는지 원

 

 

86 로터가 갈리다! –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86 Brake Disk Rotor Grinded! – I’m Not Ready For This

 

 

1. 서킷을 신나게 달리고 왔는데

여러분, 겨울의 후반은 모다? 그렇다. 겨울의 후반은 민간 닝겐에게 있어서 서킷의 계절이다. 왜 하필 겨울인지, 그리고 후반인지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아시겠지만 혹여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사족을 덧붙이자면 이렇다.

대부분의 서킷은 봄-여름-가을 중에는 한참 대회 시즌이다. 정확한 사유는 모르겠지만 날이 좋으니 선수들이 기록을 내기도 좋고 뭐 그런 이유 아니겠는가. 개인적으로는 한 겨울에 익스트림 하게 주행하는 다휘나믹한 경기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날이 한참 좋을 때는 정말 일정을 잘 맞추지 않는 이상 일반인이 서킷을 타기는 꽤나 힘들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대회는 종료되고, 서킷은 그 어마어마한 운영 유지비를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동계 시즌권 이다. 인제 기준으로 평균 1세션 20-25분을 5만원에 탈 수 있는데, 이걸 최대 25,000원 까지 후려 친 가격에 탈 수 있는 것이다. 참으로 복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튼 86동의 무시무시한 근육맨 큐베 님을 통해 소중한 시즌권 2장을 구하여 저는 올 겨울에도 인제 서킷 맛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다. 지난 번에 사고 난 것은 논외로 치자

그런데 정말 기쁘게도 제 인제 개인 기록을 갱신해버린 것이다! 아휴 이런 경사가 있나. 215초 언더를 찍게 되어 버린 것이다는 자랑스런 나의 기록 21371. 참으로 경사스러운 날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걸로 먹고 살 것 아니니 아무래도 상관 없다


 

2. 로터에 토성을 그리다

자랑은 이쯤 하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그렇게 뱅글뱅글 서킷을 돌다보니 어느 순간 브레이크가 조금 밀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이게 말로만 듣던 페이드구나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정확히 뭔지 몰랐기 때문인데 어디서 주워 들은게 그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얼마 전에 설치한 도풍판이 생각나며 와 제가 도풍판이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할 정도로 차를 몰다니 라는 뭔지 모를 뿌듯함도 생겼다.

그런데 주행을 끝내고 설렁설렁 집에 가고 있는데도 같은 증상이 계속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 문득 얼마 전에 윈터에서 4계절 타이어로 타이어를 갈러 갔을 때 타이어 가게 사장님이 한 말이 생각났다. 패드가 다 된 것 같으니 한 번 확인해 보셔야 겠다고… BWI(Brake Wear Indicator)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뭔가 이상하지만 일단 전문가의 말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갑자기 가슴 한 켠이 무거워졌다. 설마…? 그리고 설마는 항상 사람을 잡는다

그리하여 귀가 도중 급하게 굳이 경치 좋은 커피집을 찾아서 멈춰서서 커피 한 잔 하면서 로터를 살펴 보는데,

이게 로터인지 토성의 고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멋진 선들이 좍좍 가 있는 것이 아닌가.

진짜 심장이 너무 아프다


하마터면 서킷에서 유명을 달리 할 뻔했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다. 삼도천 물에 발을 담궈보니 시원했다 카더라 저는 추상 예술을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주문한 적도 없는데 이렇게 제 로터에 제 의견도 묻지 않고 이러시면이라는 멘붕의 순간이 찾아오고, 일단은 벌어진 사단이니 그냥 그대로 집으로 가기로 했다.

불과 1주일 전, 3km 서비스 시기가 도래하여 미리 토요타 센터에서 점검을 받았는데 그 때에는 브레이크 패드나 로터에는 이상이 없고 타이어가 많이 마모되었으니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과를 받았다. 앞서 언급했던 타이어 가게 사장님과는 상반되는 의견 타이어 가게 사장님은 패드가 다 되었지만 타이어는 괜찮다고 하고, 토요타 센터는 타이어가 다 되었으며 패드는 괜찮다고 하고 에 헷갈린다. 어느 쪽의 의견을 신뢰해야 할 것인가. 일단 토요타 센터가 정확하리라 생각하지만 타이어 가게 사장님은 또 그걸로 식대를 충당하시는 분이니

여튼 확실한 것은 제 로터에 손상이 갔다는 것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부분은 브레이크 패드의 문제가 아니면 발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저는 매우 분기탱천하여 다음날 센터를 방문하고자 하는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3. 센터 방문의 결과

그간의 제 모든 항의 경험을 복기하고 모든 진상력을 끌어모으며 센터에서 파워 클레임을 발휘하려고 한 결전의 날이 밝았다. 상쾌하게 샤워를 하고 전투력 충만한 상태로 센터를 방문하여 대기소에 얌전히 앉아 있는데넘나 친절하신 것이 아닌가. 여러분, 웃는 낯에 침 뱉을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예의를 갖춰 상대방을 대하게 된다. 여기서 반전이 있으면 꽤나 다이나믹한 상황이 되겠지만 아쉽게도 저는 상식인 축에 속하는 편이다

어드바이저님의 안내를 따라 정비사님의 직접 설명을 들으러 처음 보는 토요타 지하의 정비장으로 내려가서 결과물을 확인하는데제 눈 앞에는 굉장히 잔량이 많이 남은 브레이크 패드가 덩그러니 있는 것이 아닌가. 딱 봐도 패드는 50% 이상 남아 있는 상태였다. 아니 그렇다면 대체 원인이 뭐란 말인가.

사실 50%가 아니라 거의 85%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망연자실한 저의 모습을 보더니 정비사님이 설명을 해주기 시작하셨는데, 어떤 이물질 같은 것이 패드나 로터에 들러붙은 상태에서 강한 브레이킹을 하면 이런 흠집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대체 어느 이물질이길래 서킷 풀 브레이킹을 견디고 로터를 갉아먹는 거냐누가 서킷에 티타늄 조각이라도 흘렸나보다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입이 안떨어졌지만 직접 선명한 자국이 남아 있는 패드와 로터를 보니 할 말이 없었다.


일단 일은 벌어진 상황이니 해결을 위하여 궁금했던 부분을 정비사님께 여쭤보기로 했다. 사실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최소 비용으로 이 사단을 해결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마침 전문가가 있다는 것은 매우 좋은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로터 연마 정도로 해결 될 수 있는 일인지를 여쭤보았는데 정비사님의 안색이 어두워 지는 것이 아닌가. 일단 토요타 센터 측의 의견과 정비사님의 의견을 구분하여 들을 필요가 있었는데 (그 둘을 명확히 구분해서 말씀해 주셨다) 결론은 둘 다 교체가 낫다는 것이었다. 센터 직원으로서의 의견이야 가장 보수적인 기준을 가져가는 것이 센터이기에 당연히 교체가 우선시 될 것이고, 정비사님 개인적인 의견으로 보아도 이 정도로 로터에 손상이 심한 경우를 보는 것이 드물기 때문에 연마를 한다 해도 한계치를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연마를 최악의 경우로 염두에 두고 있었던 저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제 카 라이프는 항상 천둥번개와 함께 한다

일단은 패드 잔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 했으니 차를 몰 수는 있겠다 싶었다. 이제 제게 남은 선택지는 2가지. 로터를 연마하느냐, 순정 로터로 교체하느냐, 사제 로터로 교체하느냐. 왜 순정 로터를 제외했느냐면, 토요타 코리아에서 판매하는 순정 로터는 그 가격이 심히 사악하기 때문이다.

어찌 해야 할지 벌써부터 너무나도 막막했다. 가격도 막막한 것은 덤이다.

l  토요타 코리아 순정 로터/브레이크 패드 판매가격 (20183월 시점)

구분

품번

가격(/VAT 제외)

비고

앞 브레이크 패드 키트

SU003-07199

288,600

1(/)

앞 브레이크 디스크(로터)

SU003-00586

216,400

1

 

 

4. 일단은 한 번 타봐야 겠다

저는 궁핍한 자이므로 되도록 원래 부착되어 있던 이놈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해보기로 했다. 는 그냥 타기로 했다는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로터 공격성이 좀 있는 패드를 사용하면 다시 매끈하게 연마가 된다는데 너무나 당연한 소리다 이걸 먼저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효과를 봤다는 분들의 간증 글도 있었고.

l  토성 로터의 소유자가 되었으나 패드를 바꿔 타신 결과 로터가 연마되었다는 내용의 간증 글

-       http://cafe.naver.com/area86/33079

제가 준비한 브레이크 패드는 스탑텍StopTech의 스포츠 모델이다. 위의 글에 언급한 분 또한 같은 종류의 패드를 사용하셨다고 하니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

l  스탑텍 브레이크 패드 품번과 구매 비용 (18년 상반기 / 스포츠Sports 모델 / 이베이 기준)

-       앞 브레이크 패드: 309.15390 / $60

-       뒷 브레이크 패드: 309.11240 / $55

뉴-브레끼-패드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브레이크 패드는 좌우 1조 세트로 판매한다. 최소한 스탑텍 브레이크 패드는 그렇다. 순정 패드를 센터에서 구매하는 것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이라 할 수 있겠다. 더불어 성능도 여러 사람들이 검증해 두었으니 믿을 만 하지 않겠는가…?

 

 

5. 로터가 연마되다!

먼저 이 기쁜 소식을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게 되어 너무나도 기쁘다. 라기 보다는 사실 제 돈이 굳은 것이 너무나도 기쁜 것이다 패드만 바꾸고 탔는데 연마가 되었다는 글을 보고 반신반의 하며 일단은 그냥 타봐야 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보니 진짜로 로터가 싹 연마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패드를 간 것이 약 30,000km 대였고 지금이 30,500km 가량이니 한 500km 정도 운행하며 심각할 정도로 패였던 굴곡들이 대부분 치유된 것이다.


혹시 몰라 손톱으로 긁듯이 만져봤는데, 미세한 굴곡 정도들만 느껴질 뿐 거의 맨들맨들해진 표면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는 엄청나게 파여서 손 끝으로 대충 훑어도 그 굴곡과 깊이가 느껴질 정도였으니 이 정도도 양호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자세한 것은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짐작하기로, 순정 패드보다 조금 더 로터 공격성이 있는 스탑텍 패드가 로터를 어느 정도 갉아주어 이렇게 맨들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순정 패드로도 이렇게 로터가 편평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면 그냥 시간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너무나도 다행스럽게도 저에게 로터 구매라는 더욱 큰 재정의 위기는 닥치지 않았다. 로터 구매는 진짜 나중에, 더욱 실력을 쌓아 현재 구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즈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해야겠다. 사실 로터까지 다 알아보고 결제 버튼을 누를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던 것은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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