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매우 할 일이 없어 다시 DIY에 손대기 시작한 김랜덤 입니다.
와, 주말에 할 일이 없이 그냥 늘어져 있을 수 있다는게 상당히 좋기도 하고 싱숭생숭 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뭔가 다른 일로 바빴으면 좋겠네요. 아 물론 좋은 쪽으로...
센터 점검 후 엔진 오일을 가는게 좋겠다는 말씀을 들어서 오늘은 그간 벼르던 엔진 오일 자가 교체를 한 번 해보았습니다. 기계가 해주는 거라 별로 안힘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좀 체력 소모가 있군요...? 처음이라 긴장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면 엔진오일 교체 DIY 관련 썰을 한 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마치고 들어와서 탈진한 상태이므로 타자 수를 줄이기 위해 음슴체로 가도록 하게씀미다...
86 엔진 오일 교체 DIY – 할 만 하군
86 Engine Oil Change DIY – Challengable
1. 항상 그러하듯 시작의 사유는 곤궁
저도 일반적인 직장인인지라 뭐 엔진 오일 교환 쯤은 턱 하고 사업소에 맡겨 전문가의 보살핌을 받을 수는 있다. 대신 한 끼는 라면을 먹겠지 그런데 어느 날, 웹서핑을
하던 도중 차라리 보지 않았더라면 하는 글을 찾아버린 것이다.
얼마 전부터 DIY병에 걸려서 공구 몇 개와 조금의 노력이면 할 수
있을 법한 것들은 웬만하면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는데 그것을 너무나도 자극하는 어떤 포스팅을 보았다. 제가
즐겨찾기 하는 블로그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종종 DIY 할 때 도움을 받곤 하던 Koory님의 블로그에서 또 솔깃한 포스팅을 찾은 것이다. 뵌
적도 없는 Koory님에 대한 애증이 솟구친다 그 내용은 바로 엔진 오일 교체 DIY 였다.
l 문제의 엔진 오일 교체 DIY 글
찾아보니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자가 정비 범주 안에도 포함이 되는 항목이라 더 이상 망설일 것이 없었다. 안그래도 센터 쿠폰을 다 쓴 참이었기 때문에 이제 동네 단골 샵 하나 뚫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말이다. 루트 86을 가면 되겠지만 거리가 좀 있어서 작업 시간에 왕복까지
더하면 거의 반나절에서 하루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경정비 정도는 맡길 곳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닝겐적으로
경정비 때문에 왕복 90km는 좀 그렇지 않냐
거두절미 하고, 저는 엔진 오일 자가 교환에 착수해보기로 했다. 사서 하는 고생 성애자
2. 준비물은 간단하다
어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여러분들을 위해 그 부분을 미리 고민했던 제 준비물 목록을 여러분께 공개한다.
참고로 저는 리프트로 차를 띄우고 드레인 볼트를 풀어 자유낙하 방식으로 오일을 교환한 게 아니라 오일 펌프를 사용하여 석션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드레인 볼트 가스켓은 교환하지 않았다. 그 방식 기준으로 정리한 준비물 목록과 현 시점의 단가는 다음과 같다.
품목 |
상세 |
단가(원) |
수량(개) |
계(원) |
비고 |
|
엔진 오일 |
모빌 1 골드 0w40 Mobile 1 Gold 0w40 |
11,190 |
6 |
67,140 |
송료 포함 오픈 마켓 최저가 정렬 구매 |
|
엔진 오일 필터 |
현대 순정 엔진 오일 필터 (품번 26300-35504) |
2,800 |
1 |
2,800 |
센터 구매/VAT 포함가 (토요타 순정 품번: 90915-YZZS2) |
|
오일 필터 렌치 |
79파이 15각 |
9,780 |
1 |
9,780 |
|
|
오일 펌프 |
5A/배터리 연결 방식 |
21,164 |
1 |
21,164 |
알리발 오일 펌프 |
|
2리터 페트 공병 |
석션한 오일을 담을 통 |
0 |
4 |
0 |
분리수거 쓰레기통을 뒤져보자...! |
|
계 |
100,884 |
공구 포함 |
||||
실제 교환비용 |
69,940 |
공구 제외 |
||||
l 엔진 오일
금빛이다
저는 예전부터 모빌1 엔진오일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이 있었다. 왜인지 생각해보면 포르쉐에서 사용하는 오일이라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하는데... 그냥 막연한 동경을 품고 살던 와중에 한 번 써보기로 했다.
점도를 조금 올려봤는데, 일단 고RPM을 쓰는 차기도 하고 센터에서도 스포츠 드라이빙 하실 거면 어느 정도 점도를 올려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기에 한 번 써보기로 했다. 차알못이라 뭐.... 오일류는 조건만 충족된다면 어떤 걸 써도 되지 않겠는가. 취향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l 엔진 오일 필터
저는 재정 파탄자라 현대 순정 오일 필터에 대한 엄청난 유혹이 있었다. 가격이 거의 1/3이니 그럴만 하지 않겠는가.
K&N 같은 곳에서 나오는 퍼포먼스 필터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반 필터들이야 업체들의 노력으로 상향 평준화 되지 않았겠는가. 더군다나 다른 서드 파티 업체들도 아니고
메이커 순정 제품이면 믿을만 할 것 같다는게 제 생각이다. 사실 지갑의 위기가 제일 큰 문제이긴
했다
l 오일 펌프
이번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이 펌프는 제가 공학 지식이 일천하여 그냥 중국발 싼 것 아무거나 구매했다. 아니 방금 가장 중요하다며 같은 기능이라면 저렴하고 신뢰성 좋은 것을 사고 싶었는데 뭔가 괜히
좋아보이는 것은 가격이 너무 무시무시하고,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들은 중국발 제품들과 별반 차이 없어뵈는데도
가격은 만원 돈 더 하길래 그냥 산 것이다. 어차피 공임을 생각하면 한 번만 갈고 고장나도 이득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한 번만 쓰고 고장나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별도의 전원이 필요 없고 차의 배터리에 연결해서 쓰는 방식이기 때문에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한 메리트라 볼 수 있다.
가난에 허덕이는 저처럼 한푼이라도 아끼고자 구질구질하게 직구를 하시는 방법도 있겠지만 다 귀찮고
그냥 빨리 받고 싶으신 분들은 오픈 마켓에서 엔진 오일 펌프 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시면 비슷한 제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가격대는 2-3만원 사이로 보시면 된다.
l 페트병 공병
폐유를 담아둘 병이다. 원래는 말통을 하나 살까 했었는데 생각보다 말통이 너무 비싸더라.... 15리터 합성수지 말통 하나가 만원 돈 하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래서 조금 고민하다가 어차피 폐유 받을 거, 그냥 분리수거 통에서 상태 좋은 생수 공병을 찾아 쓰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도 탁월한 선택인 듯 하다.
3. 작업도 생각보다 간단하다
센터나 업장에서 엔진 오일 가는 장면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가? 저
같은 경우는 장비만 있으면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상당히 자주 했었다. 그러니 지금
이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크게 틀린 생각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물론 돈으로 타인의 로동력을 구매하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약간의 귀찮음과 더러움을 감수할 수 있다면 매우 간단히 완료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그 상세 프로세스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대략적인 진행 순서는 이렇다.
l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엔진 오일을 갈아보자
- 엔진 오일 석션 à 오일 필터 교체 à 엔진 오일 주입 à 폐유 처리
다행히도 이번 작업을 진행하면서 별 다른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 아쉬워
말라 저도 좀 평온하자 그래서 여러분께 무난하게 프로세스를 전달드릴 수 있게 됐다!
그러면 지금부터 엔진오일을 한 번 갈아보도록 하자. 작업 자체가 매우 간단하고 손재주가 없는 저도 할 정도이니 누구든지 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4. 본격 막로동 타임
준비가 됐다면 이제 차근차근 다음의 단계를 따라 진행해보도록 하자. 생각보다
너무 쉬워 깜놀하실 것이다. 퍽이나
l 본넷을 열고 건드릴 것들의 위치를 파악하자
저 부분들만 건드리면 엔진 오일을 자가 교환 가능하다
어디에 무엇이 있고 무엇을 건드려야 할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애꿎은
냉각수 통이나 워셔액 통에 엔진 오일을 붇는 대참사가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것 아닌가. 기름이 뿜어져
나오는 유리창을 상상해보라 뭐 다들 아시겠지만 노파심에 적어본다.
l 엔진 오일을 조금 덥혀주자
이 과정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견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저는 차알못이라 남들 하는대로 따라해보기로 했다. 시동을 걸고 한 5분 정도 공회전 시켜 엔진 오일의 온도를 조금 올려주는 과정이다.
유투브 영상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볼 때 이는 어느 정도 점성을 지닌 엔진 오일을 약간 부드럽게 풀어주는 과정이라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저는 OBD2와 토크 프로Torque
Pro 앱을 사용해서 유온이 40도 정도로 올려줬다. 무슨
초콜릿 중탕하는 기분이다
l 딮스틱을 뽑아내자
뭔가 색이 이상하지만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제가 참고한 Koory 님도 블로그에 적어둔 내용이지만, 양덕들은 딮스틱이 들어가는 관 자체를 분리하고 진행하는 하드코어한 작업 방식을 선호하는 모양이다. 저도 몇 개 영상을 찾아보니 그런 식으로 작업하더라. 그런데 생각해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가 싶기도 하다. 오일 석션 펌프를 보면 아시겠지만 관의 길이가 매우 충분하니
딮스틱 관을 제거하지 않아도 충분히 작업이 가능할 듯 하다. 그래서 저는 귀찮아서 쉬운
길로 가기로 결심했다. 아니 애초에 쉬운 길이라면 그냥 공임 주고 맡기면 될 것을
딮스틱이 들어있는 관을 통해 석션 호스를 삽입할 것이므로 딮스틱을 뽑아내어 잘 닦아준 후 어딘가에 짱박아두도록 하자.
l 오일 펌프를 연결하자
이제 오일 펌프를 연결할 차례다. 벌써 긴장되어 손바닥이 흥건하다.
오일 펌프 연결 자체는 어렵지 않다. 배터리 커버가 있다면 커버를 제거하고 빨간색 단자를 +극에, 검은색 단자를 -극에 연결해 주면 끝이다.
그리고 위치를 잡아줘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펌프가 작동하면서 잔진동이 많이 발생하므로 흔들리지 않고 넘어지지 않을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오일 펌프가 엔진룸으로 떨어지기라도 하는 날엔 눈물의 오일 분수쇼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기 때문에 인자기급 위치 선정이 중요하다. 저는 퓨즈 박스 위, 혹은 제네레이터 위를 추천한다. 참고로 저는 제네레이터 위에 두고 작업을 진행했다.
l 호스를 꽂자
이렇게 연결해주면 된다
이제 펌프에서 나온 호스를 연결할 차례다.
제가 구매한 펌프에 동봉되어 있는 호스는 가느다란 것과 굵은 것 두 가지가 있었는데, 대개의 경우 가느다란 쪽이 엔진에서 오일을 빨아올리는 쪽이고 굵은 쪽이 바깥으로 뱉어내는 쪽이다. 이건 펌프 모델이나 차종마다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펌프와 차량을 확인하도록 하자.
석션 방향은 대부분 펌프에 적혀있다. 이걸 지키지 않으면 엔진에 공기를
불어넣는 허무한 뻘짓을 할 수 있으므로 유념하도록 하자. 혹은 씡나는 엔진룸 오일 샤워 대잔치를
펼칠 수도 있을 것이다
저는 딮스틱 관에 호스를 삽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빨아 올리는 쪽에 가느다란 관을 연결하고 뱉어내는 쪽에 굵은 관을 연결했다. 그리고 대망의 삽입...!
아, 참고로 대부분의 경우 호스는 여유 길이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바닥 끝까지 빨아올리겠다고 끝까지 꽂을 경우 오히려 호스가 바닥을 치고 휘어져 올라와 스노클링 마냥 뻐끔뻐끔 위의 공기만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감으로 적당한 위치를 찾아보도록 하자.
빼내는 쪽의 호스는 말통이나 페트병 입구 쪽에 적당히 걸쳐주면 된다.
l 석션을 시작하지
이제부터 본격 씡나는 석션 타임이다. 심장이 요동치겠지만
애써 가라앉히고 펌프 뒤의 작동 스위치를 살포시 눌러주자. 펌프가 요동을 치지는 않고 그냥 어느 정도
부르르 떨리면서 오일을 쭉쭉 빨아내어 뱉을 것이다.
이 때 말통이 아니라 저처럼 페트 공병을 사용한다면 적당히 차오르는 것을 보다가 펌프 스위치를 끄고 통을 바꿔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오일 뿜뿜 대환장 쇼를 겪고 싶지 않다면 꼭 방심하지 말고 잘 지켜보도록 하자.
저같은 경우는 이 과정에서 뭔가 미심쩍은 일이 생겼었다. 2리터 생수통으로 2통 조금 안되게 뽑았는데 펌프가 케헥 킁ㅇ아어오락 쿼러럭러걱ㄱ 쿨럭쿨럭 거리며 공기방울을 뿜뿜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오일을 뽑기 전에 딮스틱으로 찍어봤을 때는 분명 오일량이 충분했었는데...? 하며 호스를 뺐다가 다시 집어넣어 요리조리 돌려보자 다시 오일을 빨아내기 시작했다. 위에서 얘기한 것 처럼 호스가 위로 휘어 스노클링을 하고 있었던 듯 하다. 여러분도
혹시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유념하여 호스를 잘 만져주며 영혼까지 빨아내도록 하자.
저는 대략적으로 환산해봤을 때 5리터 조금 넘게 뽑아낸 듯 하다. 2리터 페트 병을 사용하면서 혹시나 넘칠까봐 끝까지 빨아내지 않고 한 4/5 지점에서 멈추며 3통 정도 뽑아냈으니 그 정도 되리라 짐작한 것이다.
그런데 뽑아낸 오일 색이... 어...
원래 이런 진한 왜간장 컬러인가...? 갑자기 심려가 깊어지는 순간이다. 심란하니 작업 후기는 이만 맟도록 하겠다 이렇게까지 뒀어도 되는건가.
여튼 석션이 끝났다면 호스의 잔유들을 잘 처리 하고 펌프를 제거하도록 하자. 심란해서
글이 안써진다
l 딮스틱을 다시 꽂아주자
유투브 동영상을 보며 안건데, 의외로 딮스틱 꽂는 것을 잊어버리는
분들이 많은가 보다. 착한 DIY러들은 잊지 말고 꼭 딮스틱을
다시 꽂아주도록 하자. 안그러면 나중에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룸에 황금빛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름 장관일 듯 하다
l 오일 필터를 갈자
이제 거의 끝나간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사실 이 단계가 가장 힘이 필요한 단계다
손으로 암만 돌려봐야 소용 없으니 | 닝겐답게 도구를 사용하도록 하자 |
후후 뭐 별 거 있겠어 하면서 손으로 돌리려고
했는데, 이거 안돌아간다. 진짜 전신의 힘을 다 해서 돌렸는데도
돌아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포기했다 그렇다.
전 엔진 오일 필터를 나중에 교체한 것이다. 대체 설명서에는 왜 손으로 4-5바퀴 돌리라고 되어 있는 거냐... 이걸 손으로 돌려서 풀거나
잠글 수는 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다.
이 작업을 진행할
때는 오일 필터에 씌우는 렌치 구멍이 달린 캡이나 정비소에서 흔히
사용하는 부지깽이 같이 생긴 집게 같은 공구를
꼭 구비하도록 하자. 안그러면 변실금할 정도로 힘만 주다가 탈진할
것이다. 제가 했다는 것은 아니다 저는 오픈
마켓에서 적당한 범용 엔진 오일 필터 렌치를 구매했다. 검색 키워드는
오일 필터 렌치 다.
오일 필터 렌치로 푸니 조금만 힘을 줘도 슥슥 금방 풀린다. 역시 닝겐은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오늘도 진리를 배운다. 그런데 단점이, 제가 산 이 렌치는 회전부와 힘을 받는 부위가 맞물려 있어 필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필터를 우그러트린다. 빼낸 필터를 다시 쓸 건 아니지만 잠글 때를 생각하면 좀 찝찝하긴 하다.
손으로 결착 후 운행해도 큰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다 | 보시다시피 삼발이형 필터 렌치를 사용하면 필터가 개발살난다 |
그래서 새 필터 체결은 손으로 했다. 일단 잠그는 토크가 지정되어
있지만 설명서에도 손으로 잠그라고 되어있기도 하고, 이 렌치를 썼다가는 오일 필터가 개발살 날 것 같은
예감 아닌 예감에… 뭐 별 일이 있다면 나중에 엔진룸이 박살나는 것 밖에 더 있겠는가. 그러면 절대 안된다
l 엔진 오일을 붓자!
드디어 화룡점정을 찍을 때가 되었다. 어려운 부분은 다 지나갔으니 이제 여러분이 준비한 소중한 엔진 오일을 붓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왠지 풀고 싶어지는 저 노란 캡을 열고 | 깔대기를 꽂아주자 |
엔진룸에 오일을 쏟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하여 깔대기를 준비하면 좋은데, 다이소에서 2천원 짜리 깔때기를 사는 방법도 있겠지만 저같은 경우는 깨끗하게 씻은 페트병의 목을 쳐서 깔대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분리수거 만세다.
엄한 곳에 오일을 붓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위치를 표기해두었다. 오일
필터 옆의 저 부분이 바로 엔진 오일을 보충할 때 사용하는 구멍이다. 86은 뭔가 열어서 보충할 수
있는 캡들을 모두 노란 색으로 해놓아 어디를 건드려야 할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유혹의 노란
뚜껑 조금 단단하게 잠겨 있으니 힘을 주어 잘 풀어내도록 하자. 뚜껑을 풀었다면 준비한 깔대기를
꽂고 엔진오일을 조심스레 적셔 부어주면 된다.
꿀렁꿀렁꿀렁
저는 엔진 오일 6통을 준비해서 6통 모두를 넣었다. 즉 6리터를 넣은 것인데, 모자란 것 보다 약간 많은 것이 낫다는 선험자 분들의 말씀도 있고 해서 이런 선택을 하게 됐다. 조금 타보다가 무리가 간다 싶으면 석션으로 빼낼 생각이다. 보통 엔진 오일 교환할 때 들어가는 양은 5.4 - 5.8리터 라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엔진 오일을 다 넣었다면 아까 풀었던 노란 뚜껑을 다시 잠궈주면 된다. 자, 이제 엔진 오일 교환이 끝났다!
l 폐유 처리
이게 국간장인지 엔진 오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방금 전의 말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는 클라스 뽑아낸 오일을 처리하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보면 요실금 걸린 노친네 마냥 하수구에 그냥 흘려버리거나 키친 타올 같은데 흡수시켜서 그냥 타는 쓰레기로
버려버리는 분들이 있는데 제발 좀 그러지 말자. 이거 그렇게 안보이지만 뭐? 유독물질이다. 조금
귀찮더라도 모아서 차라리 동네 카센타에 갖다주자. 카센타에서 이걸 왜 받아주느냐고? 폐배터리를 수거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라. 폐 엔진 오일들은 정제하여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카센타들은 폐유 수거업체에 이걸 판다!
그러므로 버릴 수 있는 여러분도 이득, 폐유를 얻는 카센타도 이득, 서로서로 개이득인 것이다.
우리들의 지속 가능한 자동차질을 위해서라도 폐유는 제대로 처리하도록 하자!
5. 어렵지 않다
이렇게 잘 마무리를 지었다면 이제 엔진 오일의 느낌에 대한 후기를 쓰는게 옳은 일이나 제가 차알못에다가 경험이 일천하여 감히 비교를 못하겠다. 사실 크게 달라진 것도 느끼질 못하겠다. 굳이 꼽자면 아이들링 때 소리가 좀 조용해 진 것 같다는 점…?
반면 오일 교환 작업에 대해서는 조금 할 말이 있다. 이 작업은 조금
많이 귀찮을 뿐이지 충분히 혼자서 할 수 있는 작업이다. 우리 모두 조금 더 부지런해져서
남는 공임으로 까까를 사먹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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