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도색 시리즈~
2023.05.17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전체 도색 - (1/2) 의외의 행운
2023.08.23 - [망조가 가득한 모터 라이프] - 86 전체 도색 - (2/2) 무탈한 출고
안녕하세요, 김랜덤 입니다.
이번 작업은 사실 제가 한 게 없다보니..., 아니, 제가 한 것은 부품 구매 정도에 그치다보니 굳이 2부로 나눌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예, 그래서 2부는 짧습니다.
가볍게 오프닝 영상 보고 가시죠.
부품은 도착했다
일본의 골든 위크Golden Week와 더불어 물류 병목현상으로 3주간의 기다림 끝에 부품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물론 부피가 있다 보니 제가 직접 수령해서 가져간 것이 아니라 업체로 바로 배송 시켰기에 부품을 보는 설레는 상황은 없었다. 가장 중요한 앞 휀다와 쿼터 패널은 사실상 새것을 구매한 것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는 했다.
다만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던 이유는 사장님의 말씀이 있었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선편으로 먼 거리를 배송하는 것이다 보니 간혹 뒤틀림이나 우그러짐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그래서 일단 물건을 받고 검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 제발요. 제가 악운이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무리하여 새 부품까지 마련한 상황에서 배송상의 문제로 그 부품들이 망가져 도착하는 일이 터져버리면 너무 가혹할 것 같습니다.
저의 이런 간절한 기원 속에서 바야흐로 작업은 막을 올렸다.
솔직하게 말해서 전문 업체에 작업을 맡긴 이상 제가 그 과정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애초에 모르는 분야이기에 작업의 과정을 평할 수도 없는 것이고, 결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진행 과정은 부드러웠다
이전에 작업을 맡겼던 그 업체와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작업이 진행될 때마다 작업 내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사진을 보내주시고, 부품의 부재로 인한 구매나 사용할 기법의 종류 등 수탁자가 결정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경우 설명을 곁들여 확인을 요청하셨으며, 중간중간 추가로 하면 좋을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경우 권유해주기도 하셨다. 저 개인으로서는 큰 돈을 쓰는 상황이니 이렇게 해주는 것이 매우 고마웠다. 업무를 진행하는 이상적인 형태이기도 하고.
예전에 대영 모터스에 작업을 맡겼다 찾는 날, 운전석 문 쪽에 페인트가 말라붙어 마치 오렌지 필과 같이 우그러져 있던 것을 발견하고 말했더니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광택기를 가져와서 처리하던 장면과 상당히 대조된다. 이건 출고 직전까지 작업 결과에 대한 검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에…. 하긴, 얼마 전 박스로 마무리 작업한 것을 발견하고 분노에 가득 차 대영 모터스의 전 사장과 통화한 결과 각 단계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에 비한다면 되려 실례가 아닐까 싶다.
문제가 있긴 했다. 먼저 기존 문짝의 데미지가 클 것으로 예상해서 구매한 문짝의 경우, 생각보다 기존 것의 데미지가 크지 않아 그냥 복원하여 사용하기로 했다. …말인즉슨 제게 웬 자동차 문짝이 하나 생겼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부피도 크고 무게도 상당해서 부엌 스윙도어 같은 용도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을 것 같고, 가지고 있어 봤자 이걸 사용할 일이 앞으로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하고 있기에 처치 곤란의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그 외에 별도로 준비했던 뒷 유리창 몰딩, 양측 뒷편 쪽유리, 좌측 뒤와 앞 휀다Fender는 정갈하게 자리잡았으며, 없어지거나 대충 들어맞는 것들로 교체되었던 볼트류나 브라켓들도 다시 정품으로 되돌렸다. 사장님께서 작업 중간마다 진행 상황 사진을 보내주셔서 궁금한 것이나 추가로 필요한 것은 그 때마다 물어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이게 당연한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리고 드디어 차를 출고하는 날이 왔다.
새 차가 됐다
사실상 복원Restore이라고 할 수 있었던 이번 작업을 진행하면서 고민했던 게 있는데, 친우들의 수많은 원성을 들으며 직접 장착했던 덕 테일 스포일러를 위시한 외장 에어로 파츠들의 처우다. 저는 덕 테일 스포일러를 너무 하고 싶었고, 어찌저찌 상도덕 없는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TRD의 카피 제품들을 공수하여 나름의 TRD 외형을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차는 완전한 순정의 외형으로 되돌렸다. 주변의 의견을 수용한 것도 있지만 제가 보유한 부품들이 완전히 들어맞는 외형이 아니었기에 많은 변형이 필요했으므로 약간 어색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저는 순정 부품들도 거의 떼서 보관하는 골치 아픈 성향의 소유자라 완상 복구를 위한 부품을 구매하는 일은 없었다.
드디어 차를 찾는 날, 솔직히 큰 감흥은 없었다. 워낙 오래 속을 썩이던 상처를 치료했던 것이라 너무 시달려서 인지 단지 드디어 끝났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물론 좋았지. 거의 새것 같은 외형의 차가 되어 돌아왔는데 차에 애정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찌 좋지 않겠는가. 다만 탄성이 나온다거나 할 정도의 극적인 흥분감은 없었다는 얘기다.
주변에서 스포츠카를 은색으로 도색 하다니 이해가 안된다, 은색은 어르신의 색 아니냐 등등의 소소한 견제가 들어오긴 했지만, 뭐 어떠한가. 물론 처음에 고려하던 색상이 아니어서 저의 만족감도 초과 성취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은가. 개별 특주 색상이라 접촉사고 시 상대방 보험의 위험요소가 추가됐다
수리가 잘 되어 다행이다. 이제 적어도 외판으로 속상할 일이 없어 굉장히 마음이 놓인다. 이제 적절히 정비를 해주며 오래도록 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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